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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냐 정혜승 Feb 25. 2023

<서점일기> 최애 만두를 나눠먹으며 챗gpt 얘기만

챗GPT가 미국 SAT 시험에서 writing을 사라지게 만드는 것일까? 작문과 논술 시험 테스트는 앞으로도 의미가 있을까? 똑똑한 AI 대신 굳이 사람을 써야하는 건 왜 때문이지?


나의 보쓰, 멘토, 오라버니와 이런 주제로 맨정신 수다를 떨었다. 오랜 술친구였지만 노알콜친구도 가능하다는 걸 알았다. 서점에는 마침 저녁 손님이 없었다. 요즘 최애 메뉴인 #취천루 만두를 나눠먹으며 도란도란 떠들었다. 한달 넘게 특별새벽기도로 내가 건강하게 회복하기를 바라는 기도를 계속했다는 말씀에 아찔했다. 신앙없는 자이지만 누군가의 기도가 내게도 이렇게 다가온다.

writing이 의미 없어지면 학생들을 선별할 기준은 speaking이 될까나. 챗GPT free 한 능력을 어떻게 검증하지? (굳이 그럴 이유는 있을까?) 사람들은 구글안경 같은걸로 즉석에서 도움을 받게 될까? 결국은 칩을 이식해 실시간 ai의 지원을 받게 될 수도 있다고 그는 전망했다. 왜 납득되는거야...

SAT조차 쓰기보다 말하기가 되면 한국인 난리날텐데..그게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으로 테스트는 어떻게 되는거지? 논문작성은? 그리고 인간에게 검증할 역량은 대체 어떤게 되는거지? ai 잘 쓰는 법? 그것조차 ai가 잘할텐데?


우리가 통찰력이라 부르는 건, 넘치는 정보와 신호 중에서 맥락을 찾아내 분석해주는 능력이다. 아.. ai에 밀릴 것 같다.

온갖 사람들 서비스도 그렇다. 보험설계사 컨설팅은 ai가 더 잘할 수 밖에 없다. 내게 필요한 서비스 제안들은 대부분 그렇다. 그럼 인간은? 그래, 외롭지 않게 함께하는 능력이 있지. 그런데 공감 능력조차 밀리면 어쩌지?


프로그래밍 공식을 구하느라 한달 넘게 작업하는걸 1분 만에 답변과 코드를 받았다든가, 임상시험 사례 수백건을 ai가 제시한 함수식 덕분에 1분 만에 정리했다든가, 직장인들은 ai 덕분에 유능해지고 있다. 어지간한 코딩은 벌써 기계 몫이란다.

김영배 의원은 챗GPT 부작용을 막기 위한 법안이 무엇인지 챗GPT에게 물어, 개인정보 규제 법안을 발의했다. 서로 다른 의견을 토론을 통해 발전시켜나가는 대신 ai가 최적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면 정치는 왜 인간이 해야하지? 의사결정은 인간의 권한인데, ai가 머리 꼭대기에 있다면 그건 괜찮나?

참고로 정치도 통치도 ai가 훨 잘하는 시나리오가 #맥스테그마크의_라이프3.0 서문에 나온다. 서문만이라도 읽어보시라 추천한다.


특별기도로 마음 포개주는 이와 함께 세상 돌아가는 얘기도 깊어졌다. 몇년 전 나의 결정적 결심에 일부러 그의 의견을 묻지 않았던 에피소드도 또 소환됐다. 물으면 반대할게 뻔해서, 그때는 하고 싶은 일에 눈이 멀어 그랬다. 이후 나의 좌절까지 예측하고 내게 필요한 이야기만 쏙쏙 해주셨다. 이런걸 ai가 대신할 수 있을까? 기계와의 우정도 어느새 익숙한 상수가 될 수 있겠지만, 생각을 나누고, 지지하고 연대하는 건 불완전한 인간의 특권이다. 모범답안으로만 흘러가지 않는 세상사에서 곁을 지킨다는 건 각별하다. 받는게 많으니 더 잘하고 싶다는 용기, 욕심이 생기고, 관계란 서로를 응원하고 발전시키는데, 심지어 따뜻하다ㅎㅎ

그가 어인 일로 읽지 않았다고 해서 #파타고니아_파도가칠때는_서핑을 꼭 보시라 안겨드렸다. 원래 #인듀어런스 골랐다가 바꿨다. 그는 서점을 돌아보다가 #대한민국의_설계자들 이란 책을 골랐다. 부제가 '학병 세대와 한국 우익의 기원'이라는데, 등장인물은 장준하, 안창호, 선우휘 류달영, 김수환, 지학순, 천관우, 조지훈, 김수영.. 이렇게 가네? 궁금한 책이다. 그는 선물용이라며 내책 #홍보가아니라소통입니다 굳이 한권 또 챙겨가셨다. 다정해다정해. 다정함이 우리를 구한다.


#마냐먹방 #서점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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