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냐 정혜승 Jun 02. 2023

경계경보? So what? How? 미국과 한국의 답변

노약자 먼저 대피? 어디로? 어떻게? 어쩌라고?
각자도생을 넘어 각자도사 사회란 걸 확인한 이후, H님이 미국 사이트를 알려줬다. ready 닷 gov? 주소부터 매우 직관적이다.

https://www.ready.gov/


몇가지 흥미롭게 감탄하다가, 우리도 국민안전재난포털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링크를 임베드하는데 실패)

https://www.safekorea.go.kr/idsiSFK/neo/main/main.html


이렇게 생겼다. 전국 단위 재난안전 상황정보가 메인에 뜬다. 사실 실종 사건은 중요성에 비해 보편성이 거의 없는 정보다. 이게 메인이라면 성의 없다.


긴급재난문자 페이지가 있다. 문제의 서울시와 행안부 문자는 '위급재난'으로 31일 발송됐다. 그런데 하나하나 클릭해야 내용을 볼 수 있다. 저 분류는 공급자, 운영자가 상부에 보고할 때나 유용하고, 실제 이용자, 시민에겐 당혹스럽다. 재난문자 안내 기록을 저장하는 것으로 책임을 다했다?


실제 클릭해서 들어가봐도, 여전히 황당하다. 어떤 이유인지, 어떻게 해야하는지 정보가 담겨있지 않은 문자만 저장했다. 무슨 사안인지 나중에 보면 알 도리가 없다.

비상시 국민행동요령에는 1번이 정부 대응이다. 원칙과 목표를 보여주는 건 괜찮지만, 디테일은 어찌되는지, 실행 역량도 궁금해졌다.

- 국가비상사태 : 적 공격이 예상되거나 시작되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여 민.관.군이 힘을 합쳐 대응합니다.

- 국가동원령 : 인력.물자.장비 등을 동원하는 국가동원령을 선포하여 국가 위기극복을 지원합니다.

- 생필품 배급 : 유사시 국민생활 안정시키는 생활필수품을 유통.관리하고 필요시 배급제를 실시합니다.


비상시 국민행동요령은 다음과 같다.

※ 즉시 가정으로 복귀하되, 동원하는 중점관리대상업체 직원들은 직장으로 복귀합니다.

※ 국가기관의 운행 차량을 제외하고는 모든 자동차의 개인차량 운행이 통제되므로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합니다.

※ 단전·단수에 대비하여 손전등, 양초, 라이터(성냥)를 준비하고, 욕조나 큰 그릇에 물을 받아 두고 아껴 써야 합니다.

※ 집 밖으로 나오지 말고, TV·라디오·민방위 방송을 계속 들으면서 정부의 안내를 따라야 합니다.

※ 통화량 급증으로 통신망이 마비되지 않도록 불필요한 전화 사용은 자제합니다.

'민방위 영상파일 분할압축집'이 첨부되어 있는데, 다운로드 이후 여는데 실패했다. (이런건 왜 유튜브 인베드 안하지?)


집 밖으로 나오지 말라는 와중에 언제 대피해야 하는지 난감하지만,

대피 장소는 다음과 같다.

일상생활 장소(가정, 직장, 학교 등)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대피장소로 이동합니다.
· 공습·포격 : 민방위 대피소, 지하철역, 지하 주차장, 대형건물 지하시설 등
· 핵·방사능 : 방풍문이 설치된 민방위 대피소, 지하상가, 지하철, 건물 지하
· 생물·화학 무기
  - 외부공기 유입을 차단할 수 있는 대피장소
  - 공기순환·정화 시설을 갖춘 대피시설(지하철,지하상가 등) 방화문이 설치되어 있는 건물
  - 야외에서 신속히 대피할 경우 고지대, 건물 고층의 실내


저것도 좀 난감한데.. 그래서 어디로 가라고? 가까운 지하철역 가면 되는건가? 인근 광화문역과 종각역 중에 5호선 역사가 더 깊을 것 같아서 광화문역 생각했다는 K쌤 얘기가 떠오른다. 저 정도면 대피장소 안내로 충분한가? 그럴리가. 성동구청장이 1일 오후에 보낸 문자에는 성동구 내 대피장소 목록이 뜬다. 한때 성동구에서 일하긴 했지만 난 용산구민인데 왜 성동구청장 문자만 받고 있는지.


재난구호품키트는 미국과 한국의 것을 살펴보자. 미국은 3일치 식료품을 챙기라 하고, 우리는 30일치다. 이걸 평소 챙겨놓고 있어야 하나? 캠핑 장비라도 사놓아야 하나? 와중에 수동식 통조림 따개를 준비하라는 미국 지침은 구체적이다.  


<미국형 기본재난구호품키트>


- 물 (수일 동안 1일 1인당 1갤런, 식수용 및 위생용)

- 식료품(최소 3일치의 부패하지 않는 식품)

- 배터리 구동 또는 수동식 크랭크 라디오 및 경보를 알려주는 국립해양대기청(NOAA) 기상 라디오

- 손전등

- 구급상자

- 추가 배터리

- 호루라기(도움 요청 시 신호용)

- 방진 마스크(오염된 공기를 걸러내는 데 유용)

- 플라스틱 시트 및 덕트 테이프(실내에 머물 경우)

- 물티슈, 쓰레기 봉투, 비닐 타이(개인 위생용)

- 렌치 또는 플라이어(전기/가스/수도 차단용)

- 수동식 통조림 따개(식료품용)

- 지역 지도

- 충전기와 보조 배터리가 있는 휴대전화


<한국형 비상대비물자>


- 식량·식수 : 가급적 조리와 보관이 간편한 쌀,라면, 밀가루, 통조림 등(30일분)

- 취사도구 : 식기(코펠), 버너 및 부탄가스(15개 이상)

- 침구 및 의류 : 담요, 내의 등

- 라디오(건전지 포함), 배낭, 휴대용 전등, 양초, 성냥 등


- 의약품 : 소독제, 해열진통제, 소화제, 지사제, 화상연고, 지혈제, 소염제 등

- 의약 외품 : 핀셋, 가위, 붕대, 탈지면,반창고, 삼각건 등


- 방독면 또는 수건, 마스크

- 보호 옷 또는 비닐 옷, 비옷

- 방독장화와 장갑 또는 고무장화와 장갑

- 비누, 합성세제 등을 활용 피부 세척

- 충분한 접착테이프 (창틀, 문틀 밀폐용)


재난포털이 있는 것도 모르는 이가 많을텐데, 좀 더 유용했으면 한다. 국민 세금으로 만들고 운영하는데, 왜 내부 보고용, 면피용으로 보일까.


공공 사이트에 관심 갖고, 개선방안을 제안하던 기억이 떠오른다. 제발 영국 정부 만큼 하자고 외쳤었지. 2011년인가 디자인상 받은 사이트다. 현란한 그래픽 하나 없이, 이용자가 쉽게 필요한 정보를 찾도록 지원한다.

내가 곧잘 발표하는 슬라이드다.


좀, 잘 하자. 그랬으면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에드워드 호퍼, 외로운 도시인이란ㅎ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