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몇 번 바뀌고서야 와봤다. #노무현시민센터. 시민을 위한 공간이 줄어든 와중이 아니더라도 귀하고 어여쁜 곳이다. 깨어있는 시민들의 힘이 굉장하다는 걸 실감하는 곳이다.
일단 작업하는데 최고다. 다녀본 도서관이나 카페보다 좋다. 앞집이 창덕궁이라 덩달아 초록이 넘실댄다. 덥지 않은 계절엔 산책 후 쉬어가야지.
130석 홀은 짱짱하고, 강의실 공간들도 멋지다. 창너머 햇살 좋은 '다보여 강의실' 경우, 18명 규모에 1시간에 3.3만원, 후원회원이면 2.9만원에 빌릴 수 있다. 누구든지 신청할 수 있다. 24명, 45명 강의실도 있다.
스튜디오도 설비 좋다. 방이 여럿이다. 뭐 할거 없나 갸웃할 정도로 솔깃한 공간이다. 공간이 좋으면 상상이 이어진다. 이미 여러 강좌와 북클럽, 영화 관람, 연극 공연, 공개방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중이다.
어지간한 도서관 못지않은 서가. 와중에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문집이 눈에 띈다. 참여정부 국정운영백서를 보니 아무 것도 남기지 않아 인수인계할게 없었던 박근혜 정부가 생각난다. 기록의 중요성을 진보 정부만 생각한 건 아닐텐데.
굿즈들도 꽤 쏠쏠하다. 컵의 문구에 눈길이 머문다. #당신이_손을_내밀면_잡을수있는_곳에_있겠습니다, #사람이_되어야_합니다_따뜻한_사람이_되어야_합니다. 그런 분이셨지, 만감이 교차한다. 떠나신 이후, 있을 때 잘하지 못한 회한을 깨달았던 기억, 나만 그런건 아니겠지.
센터장 하승창님은 배낭 맨 모습이 멋지다. 양복 차림보다 좋아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