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미 언니 공연에 흥분한 밤을 보내고, 뒤늦게 화제작 #골든걸스 보면서 훌쩍이는 토욜이다.
완벽한 디바였던 은미 언니가 댄스까지 소화하는 걸그룹 미션에 툴툴대면서 하나씩 해나가는 과정이 귀여워서 심장 아프고..
인순이, 신효범, 박미경, 이은미.. 이 누나들 모아서 쏘울 있는 걸그룹 하겠다며, 자기가 먼저 KBS(그래, 장년층의 스테이션) 찾아가서 예능 기획안 제안하고, 누나들이 자기 예뻐하니까 될거라는 자신감을 피력하며 4명을 끝내 섭외하고, 가슴 뛰는 일을 찾아서 밀어붙이는 박진영도 귀엽고..
막내가 34년차, 넷이 합쳐 데뷔 155년인 언니들이 둘씩 해낸 트윙클(태티서)과 터치마이바디(씨스타) 부르는 장면, Good-bye Baby(미쓰에이) 무대 자체도 끝내주지만 그걸 준비하는 언니들의 불안과 설레임에 울컥하지 않고 못배긴다.
안하던 일 해보며, 나때문에 민폐가 될까 끙끙 앓는 모습은 전문가든 초보든, 어른이든 청년이든 똑같다. 팀으로 뭔가 도전하는 에너지는 짜릿하다. 중독적이다. 이제 흔해진 오디션 프로그램의 아드레날린인데, 이 멋진 언니들이 하니까 아우라가 또 다르다.
완벽한 자기관리로 빛나는 인순이 언니를 보면, 절대 운동 않는 나조차 피가 더워지는 느낌이 잠시.. 아는 걸그룹 노래를 낯설고 섹시한 노래로 바꿔버리는 신효범, 박미경, 이은미 언니의 미친 보컬은 음악의 힘 자체를 보여준다.
누나들에게 무릎꿇고 달래는 K팝 권력자 박진영의 모습이나, 다들 각자 잘난 언니들이 연습생 모드인 것도 역전의 묘미가 있으니, 이건 될 수 밖에 없는 예능.
데뷔곡 안무 본 뒤 이거 라이브 못해~ 라고 하니까.
박진영이 빵 터지며 외친다.
"라이브를 못해, 가 아니라 좋아 안 좋아?"
"너무 늦어버렸나
아니면 날 막는게 바로 나인가"
누나들에게 저런 가사의 데뷔곡을 상납하는 박진영. 예측가능한 영악함인데 예쁘다.
섭외 당시 인순이는 먼 옛날 에피소드를 소환했다. 나이 먹는 여자 가수로서 이젠 트로트로 가야 하나 고민을 토로했더니 박진영이 자기들도 언젠가 그래야 하는 거냐며 화냈다고. 그리고 한달 뒤, 다짜고짜 녹음실로 불러서 새 앨범 꽉 채울 신곡들을 내놓았다. 자신과 김형석이 작곡한 노래였다. 격려와 응원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실행까지 가능한 역량.. 휘유. 게다가 그게 27년 전이다. 그때 인순이 언니가 장르를 바꿨다면?
어제 이은미 언니가 34년동안 계속 노래하는 게 운이 좋았다고 했다. 제대로 데뷔 못했거나, 10년도 못 버틴 많은 가수들이 수없이 많다. 언니들이 카피하는 걸그룹 친구들도 짧은 화양연화 이후 대부분 사라졌다. 업을 바꾸고 다른 세상으로 뛰어들어도 좋지만, 한 길을 갈 수 있다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누나들의 살살은 남들의 최선이야"
모든 걸 쏟아붓기 금지. 이 디바들이 절창 창법 대신 힘을 줄여가는 요즘 창법을 섞어내며 옛것, 자기 고유의 것을 고집하지 않는다.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겠다는 프로듀서의 꿈은 언니들 뿐 아니라 팬들도 흔든다. 데뷔곡 제목 One Last Time, 뭔 마지막으로 한번이냐, 대체 마지막이란게 뭐냐ㅎ 언니들, 하고 싶은 것 다 해요.
빨리감기로 휙휙 넘기고 봤지만ㅎㅎ 알짜는 다 봤다니까. 하나를 보고 열을 썼네.
엊저녁... 은미 언니 공연 후기도 남겨놓는다.
앵콜 곡은 무려 #기억속으로
내게 돌아와 담고 싶은 기억 속으로
내게 남겨진 너의 사랑이 흩어져 가기 전에~~~
옛날옛적 내가 노래방에서 자주 불렀다고? 이 노래를?
걸그룹 도전으로 바쁘신 이은미 언니. 콘서트 여신이었다. 이래서 언니 언니 하는구나. 코로나 지나가고 올 2월부터 전국에서 20회 공연하고 오늘은 드디어 서울. 세종문화회관 3층까지 꽉 찼다. 친애하는 언니들과 함께 발라드에 몸 흔들다 롹에 방방 불태웠다.
애인…있어요, 귀신인가, 불륜인가 착각한 적 있는데. 짝사랑 노래라고.
그 사람 나만 볼수 있어요
내 눈에만 보여요
내 입술에 영원히 담아둘거야
가끔씩 차오르는 눈물만 알고있죠
그 사람 그대라는걸
떼창 찢었다. 언니 노래는 좋은데 넘 어렵다. 코로나 시절 새 노래 만드셨다는데, 쉽다고 하셨지만 언니…
담 공연 떼창 염원 이뤄질 것인가.
괜찮을 거예요
괜찮을 거예요
아마 이 시간 지나면
그날, 그 아쉬웠던 순간
더이상 돌아 보지 안을래
사랑할거예요
혹시 누군갈 다시 만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