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같은 영화다. 싱글맘 사오리(무려 안도 사쿠라!)와 사는 5학년 소년 미나토(구로카와 소야)를 중심으로 뻗어나가는 이야기는 우리를 미궁 속으로 이끈다. 소년에게는 무슨 사연이? 아아..설마했더니? 이렇게 공감하기 시작했는데 그 모든 장면은 다른 반전으로 이어진다. 알고보면 오해라고? 오해라면 어디까지 괜찮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은 오해를 풀어주기도 하고, 그대로 내버려두기도 한다. 하아. 루머와 진실 사이에 길을 잃는 게 원래 현실이지.
잘 알지도 못하면서 다들 쉽게 말한다. 타인의 시선은 종종 무섭고 무겁다. 이른바 ’정상‘과 조금 다른 이들, 싱글맘도, 싱글맘의 아이도, 남들보다 더 보편적 규범을 잘 지키려 애쓴다. 선을 넘으면 지옥에 가고, 틀린 오타를 찾아내는데 희열을 느낀다.
이런 사회에서 보여지는 모습, 보여주는 것에만 극진히 예를 다하는 것이 몹시 자연스러운데, 영화에선 몹시 괴물 같다. 학교의 풍경은 어느새 기괴하다.
하여, 괴물은 누구인가? 아이들이 장난처럼 읊조리는 노래는 서늘하다. 아이들은 언제나 옳다고, 반짝반짝 빛난다고 믿지만 저 아이들은 또 어쩜 저래.. 저들을 이해하게 되는 비밀이 없을리 없겠구나. 의도하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다. 말할 수 없는 비밀을 속으로 묻어두고 저마다 괴물이 된다. 진실의 조각을 다시 맞추면서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오해로 범벅된 채 우리는 어느새 괴물을 이해한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그 남자에게도 아들과 비슷한 기억이 있는 것일까? 우리 중에 괴물이 아닌 자는 누구인가?
미소년 주인공들은 클로즈업으로 봐도, 가벼운 발걸음만 봐도 빠져들 수 밖에 없다. 이 감독님 아이들을 데리고 작품할 때 마다 사랑으로 찍는구나. 여기에 좋아하는 배우 안도 사쿠라의 몸짓 눈짓마다 흔들리고, 한때 일본 미인이었겠다 싶은 교장선생님(다나카 유코)의 표정에 당황하게 된다. 그녀가 뒤돌아보는 장면에서 내가 끊은 그것이 무척 땡기고....ㅠ
얼굴이 흙투성이가 된채 환하게 웃는 소년들을 보는데, 아아. 감독님 복선은 이토록 세심한 것이었구나.. 그러나 무슨 상관이람. 어디에서든 자유롭게 달려갈 수 있다면.
작년에 여행 다녀온 사이 #브로커 꽝으로 정리되는 바람에 포기했는데 최애감독님 이번 작품은 좋아서 가슴이 아리다. 어떤 감독의 작품에 빠져든지 벌써 20년이 되어간다니. 눈깜짝할 사이 지나가버린 시간이란. #마냐뷰
#파비안느에관한진실(2019), #어느가족(2018), #세번째살인(2017), #태풍이지나가고(2016), #바닷마을다이어리(2015), #그렇게아버지가된다(2013), #아무도모른다(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