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정혜승의 브릿지 1편
첫 손님은 정혜신 쌤
귀한 말씀들 2회에 걸쳐 소개할 예정이다.
촬영하다말고 다들 맘이 맘이…
그는 서른셋 진도의 농협 계장이었다. 어느날 그의 일가족이 모조리 잡혀갔다. 간첩 혐의였다. 황망함 속에 끝내 혐의를 부인하던 그는 셋째를 임신한 부인의 비명 소리가 옆방에서 들려오자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80년대 일이다. 정권의 정통성을 위해 간첩이 필요했을까. 간첩 혐의를 시인한 그는 사형, 무기징역 선고 후 19년을 복역했다.
조작된 진도 간첩단 사건의 피해자 박동운 님을 2000년대 중반에 만난 것이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박사님이 ’거리의 치유자‘가 된 분기점이란다. 궁금했다. 왜 다른 정신과 의사쌤들과 다른 길을 가셨을까. 어쩌다 쌍용차 해고노동자의 자살 행렬을 막기 위해 평택으로 달려갔고, 세월호 이후 아예 안산으로 이주하셨는지, 멀쩡한 진료실 대신 거리를 택했는지 알고 싶었다. 그 과정에서 무엇을 배우셨는지, 어떤 생각을 하게 되셨는지.
박동운씨는 커다란 검은색 서류 가방에 자신이 무죄라는 증거를 바리바리 싸들고 오셨단다. 그렇게 증거가 많아도 간첩이 되어버린 건 뭔가. 국가 폭력의 피해자들이 어떤 일을 겪는지 발견한 혜신 쌤은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다.
#정혜승의_브릿지 첫번째 손님 정혜신쌤과 나눈 이야기 2편이 올라왔다. 1편이 <당신이 옳다> 책 이야기라면, 2편은 혜신 쌤이 걸어온 길에 귀기울였다.
이명박근혜, 윤석열 정부를 거치면서, 나는 이해할 수 없는 이들을 적잖이 발견했다. 흑화, 변절이라는 표현 만으로는 아쉬운 인간의 변신. 왜 어떤 이들은 한때 스스로 경멸하던 길을 택하고도 당당할까. 그들이 전문가의, 시민의 책무를 외면한 분기점은 무엇일까. 동시에 왜 어떤 이들은 세상을 위해 헌신하는데 온 힘을 다하는지 궁금했다. 정혜신 쌤의 여정이 궁금하신 분들은 2편을 봐야한다. 아니,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스스로 궁금한 모든 이들에게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