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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호 Jun 18. 2024

처음부터 끝까지 호흡

Day 64


하타요가 시간이다. 가벼운 듯 힘든 하타요가. 아직 무릎이 성치 않으니 무릎을 접거나 힘이 들어가 버티는 동작이 있으면 적당한 각도와 힘으로 무리가 되지 않게 해야 한다. 너무 잘하려 애쓰지 말고 안된다고 스트레스받지 말고 천천히 되는 만큼만.


느린 호흡으로 차분차분 진행하는 요가이니만큼 호흡도 끊기지 않고 시작부터 끝까지 이어나갈 수 있을 것 같다.


요즘 지난 과거의 일을 떠나보내는 연습을 하는 중이다.

과거의 사람들, 아팠던 기억들, 깊숙이 패인 상처들, 어둡고 무거운 이야기들. 모두 하나씩 하나씩 가볍게 해서 보내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개인적으로 바치는 기도도 병행하는 중인데 아마 이 요가일지를 다 쓰는 날이면 그 기도도 거의 동시에 끝이 날 것 같다.


길고 긴 호흡으로 차분하게 돌을 쌓아 올리는 마음으로.

불안과 두려움, 슬픔을 공들여 보낸다.


오늘 하타요가 시간에는 호흡과 함께 날려 보낸다는 마음으로 몸의 명상을 진행했다. 이게 맞는 방법인지는 모르겠지만 자세를 잡고 구부리고, 버티며 호흡을 하는 동안 내뱉는 호흡마다 천천히 천천히… 고요하게 지난 얼굴들을 하나씩 보내주었다.


늘 그렇듯이 이걸 한다고 해서 직접적인 문제가 해결이 된다거나 마음이 순식간에 가벼워지진 않을 거다. 내 머릿속에 각인된 부정적인 기억은 무의식 속에서도 잔여물로 남아 있을 테니까. 다만 인지하고 바라보고 보내주는 방법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샌가 나도 모르게 달라져 있지 않을까 하고 믿고 있다.


오늘도 탑을 쌓듯 하나하나 동작을 쌓았고 공들여서 기도했다.


봄비가 내린다.


연둣빛 초록잎이 순하게 흔들린다.



하늘과 바람과 계절이 이젠 그래도 된다고 응원해 주는 기분이 든다.



모든 것에 감사하며 새로이 발견하는 것에 또 친절하게 바라봐준다.


안녕.

나의 지나온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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