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초등학생 그리고 둘째 유치원생 돌아보며 생각을 정리해봤다.
1. 일유가 좋다
둘째는 5세에 일반유치원을 보냈다. 무엇보다 누리과정에 크게 만족했다. 날마다 동요를 배우고 집에서 부르는 모습을 보면, 그리고 집에 가져오는 활동 결과물을 보면 이렇게나 다채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점에 감사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공교육 시스템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지구 최고의 사교육 시장과 겨루다보니, (외국에 안살아봤지만) 선진국과 비교해도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참고로 첫째는 5세까지 어린이집을 다녔는데, 유치원 과정을 겪어보지 못했던게 못내 아쉽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첫째는 6세가 되었을 때 영유를 선택했다.)
2. 그리고 영유도 맞다
1년을 다닌 후, 둘째도 6세부터 영어유치원을 보내고 있다. 사실 6-7세 유치원 교육과정을 받지 못하는건 아쉽다. 영어유치원이라고는 하지만 실은 사설학원이다. 유치원보다 교육적으로 나은 시스템일거란 생각은 사실 없다.
그럼에도 나는 아이들을 영어유치원을 보내는게 어쩔수 없는 선택이라 보는 편이다. 인구가 줄어드는 사회에서 이 아이들이 사회에 진출하는 15~20년 후에 마주할 대부분의 상황은 1)국내에서 일한다면 고객 상당수가 외국인이거나, 2)해외에서 일하려면 동료가 외국인이거나, 결국 둘 다 이거나 때문이다. 아이들 자립에 영어가 필수일 수 밖에 없다.
물론 초등 이후에도 잘 따라갈 수는 있지만, 언어는 스며들 듯 익히는 것이기에 시간과 여유가 있는 미취학 시기를 가장 효율적인 시기로 보고 우리 부부는 그때 집중하기로 했다.
3. 누리과정에서 매일 원어민과 영어를 배운다면.
우리 부부의 양육관이 어떻든, 투자라 부르든 비용이라 부르든, 절대적인 금액은 적지 않다. 그럼에도 전국의 유치원은 줄어들고 영어유치원은 늘어난다.
이건 개인이 알아서 챙길 문제가 아니라 국가가 아주 전향적으로 움직여야 할 영역이 아닐까? 차라리 어릴때부터 영어를 제대로 노출시키고 10대가 되었을 때 어느 누구든 영어로 주저없이 의사소통할 수 있는 걸 국가적인 목표로 내세웠으면 한다.
영어를 대해야할 태도가 (여행 재밌게 다니자고 하는게 아니라) 다음 세대가 먹고 살 문제를 다퉈야하는 단계로 보여서 그렇다. 우리 아이들 생각하면 더 그렇다.
유치원 보내는데 오전에는 누리과정을 하고, 매일 오후 원어민과 차근차근 영어 수업하고 온다고 하면 어느 부모가 싫어할까?
물론 동의하지 않는 분들도 있겠다만, 저출산, 사교육비, 그리고 다음세대 자립 관점에서 누군가 강하게 질러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