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모로코 #10

사람 냄새 정겨운 그곳.

by 구슬주야

#10. 모로코 가족과 홈스테이 2

SAM_1273.JPG 홈스테이집 옥상에서의 야경 1

학원에서 홈스테이 집까지는 좀 먼 거리였지만 버스를 타지 않고 자주 걸어 다녔던 기억이 난다. 해외의 낯선 곳에서 게다가 더 낯선 현지인의 집을 찾아가는 건 꽤 부담 가는 일이었다. 특히나 익숙하지 않은 해외의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라니 어려운 일이었다. 물론 사전에 대중교통 이용방법을 배웠다고는 하나, 눈에 익지 않은 거리에서 내가 내려야 할 곳을 기억하고, 벨 누르고 내리고 긴장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동기 오빠와 함께 많이 걸어 다녔었다. 그리고 걸어 다녔던 이유 중에 또 하나는 버스가 정말 언제 올지 모른다는 점이었다. 한국처럼 버스정보가 나타나는 것도 아니고 파업하거나 그러면 생활 정보가 없던 우리들은 마냥 기다리다가 어두워져서야 움직일 수 있었기 때문에다. 어두워지면 외국인인 우리들은 표적이 되어 더 위험한데 조금이라도 밝을 때 빨리 움직이는 게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SAM_1270.JPG 모로코에서 사용하는 AZERTY자판 키보드


모로코에서는 컴퓨터를 사용할 때 쿼티 자판이 아닌 AZERTY자판을 사용한다.

컴퓨터가 많이 보급되지도 않아서, 컴퓨터 교육을 할 때 컴퓨터를 처음 다뤄 보는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나도 자판 익히기 연습을 함께 했던 기억이 있다. 한창 수업할 때는 선생님이 어색하게 키보드를 치는 것을 보여주기 싫어서 열심히 연습하고 실수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었다. 엑셀 사용방법도 조금씩 달라서 수업자료를 만들면서 나 자신이 정말 많이 공부가 됐었던 것 같다.



- 2012년 01월 10일의 기록 -

“수업이 끝나고 학원에서 홈스테이까지 버스를 타지 않고 걸어왔다. 버스에서는 정확히 어떤 특징의 건물을 찾고 내릴 타이밍을 못 잡았기 때문에 동기 오빠랑 걸어가 보기로 했다. 걸어가면서 특이한 건물이나 기억하기 쉬운 건물을 찾아서 내릴 타이밍을 찾아봤다. 이런저런 이야기, 홈스테이 이야기, 선생님들 이야기 등등 수다를 떨면서 가는데 큰길로 쭉 가면 되는 길이라 크게 힘들지는 않았지만 확실히 혼자서 걸어가기는 무리가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고 중간중간에는 너무 사람이 몰려 있어서 좀 무서운 분위기가 조성되는 부근도 있고 확실히 여자 혼자서는 힘든 구간이다. 그래도 남자랑 같이 가서 그런지 맘이 훨씬 편하고 좋았다. 여자들끼리만 갔어도 좀 겁났을 것 같다. 포인트 지점을 확실히 하고 오는 길도 확실히 알고 와서 그런지 몸의 긴장이 확 풀렸다. 그래서 슬슬 조짐이 안 좋던 배가 역시나 탈이 나서 설사를 했다. 하루에 몰아서 다 아프고 낫자 라는 생각이 들어 장염 약을 찾아 바로 먹고 일찍 잠이 들었다.”

SAM_1272.JPG 홈스테이 옥상에서의 야경 2


- 2012년 01월 11일의 기록 -

"모로코 독립기념일이라 학원을 쉬고 헤이나다 유숙소로 돌아가서 선배 단원과의 만남이 있던 날이다. 홈스테이에서 오래 머무르고 있을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다들 일찍 유숙소로 모이기 시작했다. 일찍 유숙소에 모여서 아침밥을 해 먹었고 씻고 빨래를 돌린 언니도 있었다. 선배들이 어떤 기관에서 일을 하고 있으며 어떤 기관 어떻게 일을 진행해라 라는 그런 조언을 듣고 점심을 먹으러 메가몰이라는 곳에 갔다. 메가몰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파스타는 정말 꽝이었다. 정말 맛없었다. 양은 적었지만 초밥 종류로 나온 것들이 생각보다 좋아서 맛있게 먹었다. 그 후로 선배들과 함께 볼링을 쳤다. 내가 꼴찌 했다. 코이카에서 계속 꼴찌만 하는 거 같다. 뭔가 속상했는데 볼링 폼이 확실히 내가 생각하는 거랑 폼이랑 다르게 나와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메가몰에는 빙상장이 있다. 크기는 좀 작은데 너무너무 타고 싶었다. 그런데 몸도 좀 안 좋았고 같이 탈 사람들도 없었고 가격대도 조금 높다고 해야 하나 뭐 다른 준비가 전혀 안되어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타고 싶은 마음을 접었다. 다음에 언니들이 오자고 그랬다. 신났다 꼭꼭 와서 탔으면 좋겠다."

SAM_1274.JPG 볼링장과 아이스링크장이 있었던 메가몰

단원 생활은 건강이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 결국 모로코에서 있던 2년에서 메가몰은 저때가 마지막이었다. 아이스링크장에서 스케이트를 타보지 못한 게 너무 아쉽긴 하지만. 몸 건강하게 잘 돌아올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만족해야지 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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