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모로코 #9

사람 냄새 정겨운 그곳.

by 구슬주야

#9. 모로코 가족과 홈스테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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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의 일반적인 주택가 모습. 보이는 건물보다 좀 더 못 사는 건물이라도 저렇게 TV 수신기...라고 해야 하나.. 저 위성판이 징그럽도록 많이 달려있다. 그리고 모로코는 아이들이 뛰어놀만한 장소가 마땅치 않다.

맨땅이나 차들이 지나다니는 위험한 곳 아니면 허허벌판, 그런 작은 공간이 있는 곳에서 아이들은 만나서 공을 차고 그렇게 논다. 집에 들어가면 부모님(특히 여성..)들은 거실에서 TV 시청.

그것이 모로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유희 거리가 아닌가 싶다.


- 2012년 1월 8일의 기록 -

"홈스테이가 시작됐다. 너무나도 친절해 보이는 노부부의 집이다. 딸이 하나 있는데 나이가 꽤 있어서 또래나 어린아이들이 없어서 조금 아쉽지만 너무나 친절하다. 지내는 동안 필요한 것들을 하나하나 자세히 알려 주려고 하고 데리자로 설명하고 내가 이해할 수 있도록 최대한 도와준다. 이해했냐고 하면서 쉬운 단어를 사용하면서 알려주는데 어쩔 수 없다. 난 데리자 1주일 배웠다. 제대로 알아들을 수 있는 것이 없다. 그냥 대부분 감으로 알아듣고 바디랭귀지로 알아듣는 것이 전부다. 그래도 너무 친절한 가족이라 너무 좋다.

SAM_1235.JPG 홈스테이집의 깔끔했던 화장실
SAM_1236.JPG 깨긋하게 정리되어 있던 방을 내가 정신없게 만들었다.

오자마자 점심으로 꾸스꾸스를 해주셔서 맛나게 먹고 핫산 타워로 놀러 가자고 그래서 홈스테이 아빠 차를 타고 놀러 갔다. 핫산에서 사진을 찍고 모로코 전통물품들을 파는 곳에 가서 구경도 잔뜩 하고 집 근처의 상점가에서 장사를 하는 딸의 가게도 구경했다. 낮잠 조금 자고 있는 타임에 끌려나가서 좀 피곤한 건 있었는데 친절하게 알려주려고 하는 가족들의 마음에 피곤한 내색을 할 수 없었다. 생각해 보면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SAM_1248_2.JPG 라바트 핫산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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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1월 9일의 기록 -

"데리자 학원에 가는 버스에서 어떤 아저씨가 내 머리 위로 짐을 옮겼는데 내 머리 위로 뭔가가 후드득 떨어졌다. 흙 같은 것들이 머리에 떨어져서 완전 하루 종일 찜찜하고 간지러웠다. 학원에서 언니들과 오빠를 보는 순간 너무 좋아서 한참 들떠서 수다 떨었는데 우리 반의 오전 선생님이 아프셔서 잠깐 동안 6명이 함께 수업을 들었다. 차분하고 자유로운 수업시간이라서 맘 편히 공부해서 좋았다. 하지만 그런 수업방식으로 공부하게 된다면 아마 나는 지금까지 해왔던 실패했던 공부가 될 것 같았다. 뭐 그렇다고 원래 오전 선생님의 방식대로 한다고 해도 성공하리라는 보장도 없지만 역시 내가 따로 혼자 공부하는 시간이 많아야 하는 건데 나는 아직 그 공부방법을 잘 모른다. 큰일이다. 학원에서 인터넷을 하느라 수업이 끝나고 약 한 시간이 좀 넘게까지 학원에 있다가 홈스테이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와서 차 한잔을 마시고 올라와서 후딱 머리를 감았다. 다른 언니들은 샴푸랑 물 같은 것들을 사가지고 들어간다고 그랬는데 나는 휴지도 샴푸도 린스도 뭐든 것들이 다 준비되어있다. 내가 온 홈스테이 집은 뭐든 것이 준비되어 있다. 너무 좋은 곳에 온 것 같다. 아침도 챙겨주시고 친절하고 따뜻한 물 나오는 방법도 알려주시고 내 방문 열쇠도 있고 버스 타는 방법도 잘 알려주고 참 좋다."

SAM_1238.JPG 준비를 많이 해두셨던 홈스테이 엄마와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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