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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마케터 허생전 "내가 조선의 마케터다"

어느 날 문득 ‘조선시대에도 마케팅이 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자료를 찾아보니 개념과 용어만 없었을 뿐 지금의 마케팅에 포함되는 활동들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허생이 돈을 주고 도적떼를 모으는 방법은 회원 가입 시 포인트를 주고 ‘친구초대’하는 것과 닮았습니다. 


책쾌 조생이 상품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고 좁은 타깃팅과 희소성을 이용해 가치를 높여 파는 것은 요즘의 퍼널 마케팅을 떠오르게 합니다. 


“장사는 이문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것이다.”라는 말을 남긴 거상 임상옥이 청나라 상인들과의 인삼 무역에서 보여준 담대한 결단은, 비즈니스에서 전략적 사고와 올바른 판단, 상대의 심리를 읽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만약 조선시대 인물들이 마케팅을 가르쳐 준다면?’이라는 상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잘 전달할 수 있는 이야기 형식을 찾다가, 다양한 패러디로 만들어졌던 연암 박지원의 ‘허생전’을 빌려왔습니다. 그래서 이 책의 전체적인 이야기 구조는 연암 박지원의 ‘허생전’을 모티브로 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주인공 허생을 중심으로 가상의 인물들과 에피소드를 통해 허생이 마케팅에 대한 배움을 얻는 과정과 그 배움을 활용해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이 책은 3부로 구성됩니다. 


1부의 주제는 지금 하는 마케팅이 답답한 이유 입니다. 허생이 주요 인물들을 만나면서 자신의 머리 속에만 있던 마케팅을 현실에서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 지를 배우는 과정을 다룹니다. 


2부의 주제는 마케팅의 큰 그림을 그리는 방법입니다.  1950년대 마케팅의 개념이 확립되었다는 미국으로 건너가 본고장에서 마케팅의 대가들로부터 배우고 경험하는 이야기 입니다. 


마지막 3부의 주제는 마케팅을 실행하는 방법입니다. 허생이 그 동안 쌓은 마케팅 지식과 경험으로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가르치고 돕는 이야기 입니다. 


이 책은 마케팅을 뭐부터 시작해야 할 지 몰라서 답답하거나, 현재 하는 마케팅에 문제가 있어서 답답한 사람을 대상으로 합니다. 그리고 이 책의 목표는 자신 자신과 지금 하는 마케팅을 허생과 그가 겪는 에피소드에 대입해서 생각해보고 자기 객관화에 한발 더 다가서는 것 입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풀기에는 저의 필력 한없이 아쉽습니다. 그래서 부족한 필력을 조금이라도 보완하고자 이 책에서 참고한 자료와 추천하는 책의 리스트를 부록으로 추가했습니다. 그리고 어디서 본듯한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의 인물과 대사를 발견하는 것은 하나의 소소한 재미입니다. 


모쪼록 ‘조선의 마케터 허생전’이 그 동안의 마케팅에 대한 궁금증과 현재하는 마케팅의 답답함을 해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마케팅코디 흑상어쌤




* '조선의 마케터 허생전' 1부 허생, 세상에 나가다, 1장 자발적 아싸, 허생 무료 다운로드

https://drive.google.com/drive/folders/1cCJo8552TfgUbGJBcB0BzoNVEGsqZpwU?usp=drive_link


1부 허생, 세상에 나가다, 1장 자발적 아싸


허생은 서울 논현동에 살았다. 

영동시장에서 학동역 방향으로 곧바로 가다 보면 빌라 촌이 있다. 

빌라촌 주민은 주로 강남이나 신사의 핫플레이스에서 일하는 젊은이들과 수십 년째 한 동네에 살고 있는 오랜 토박이들이었다. 



허생의 집은 지은 지 30년도 더 된 엘리베이터가 없는 5층 빌라 꼭대기의 방 2칸 집이었다. 

집이라고는 하나 장마철이면 복도에 물이 차고 대문 틈새로 빗물이 새어 들기 일쑤였다. 

오래된 계단에는 손잡이도 없었고 두 손으로 물건을 들고 올라가야 할 때면 넘어지지는 않을까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했다. 


허생은 혼인 후 남들 다 가는 패밀리 레스토랑 한번 간 적이 없었고 하루 두 끼 굶기를 먹듯이 하였다. 

사람과의 왕래도 없을뿐더러 돈 버는 일은 전혀 하지 않았다. 

오직 부인 이씨가 당근 마켓에 중고 물품을 팔거나 근처 식당 일을 해서 겨우 입에 풀칠이나 할 정도였다.

그렇게 궁하게 살면서 하는 일은 단조롭기 그지 없었다. 


아침이면 잠자리를 정리하고 일어나 냉수 한잔을 마시고 자리에 앉아 마케팅 책을 읽기 시작했다. 

밤낮으로 책을 읽고 콘텐츠를 만들어 #북스타그램 #마케팅책 해시태그를 달아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일뿐이었다.


이씨는 하루에도 열 두 번도 더 “책만 읽는 다고 밥이 나오냐 떡이 나오냐?”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뭔가 큰 뜻이 있겠거니 하고 참고 또 참았다. 


부부지간 대화는 포기한지 오래였다. 


상대방의 마음이나 생각에 대한 공감이라고는 1도 찾아 볼 수 없는 일방적 소통은 이씨를 지치게 만들었다.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상대에게 강요하는 모습은 요새 젊은이들이 질색팔색 하는 꼰대의 전형이었다. 

이씨가 보기에 허생은 그저 책임감 없고 무능한 사람이었다. 


자기 가족도 건사 못하는 주제에 무슨 북스타그램을 한답시고 허구한 날 해시태그만 달고 있으니 한심해 보이기 그지 없었다. 

스스로는 뭔가 위대한 질문의 답을 찾는 다고 생각할 지 모르나, 책 속으로 현실도피한 자신을 합리화 할 명분을 찾는 자발적 아싸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이씨가 터지고 말았다. 이씨는 배민으로 교촌반반이라도 시켜 먹고 싶다며 울면서 말했다.

“당신은 평생에 검색광고마케터 시험도 보지 않으면서, 마케팅 책을 읽어 무엇에 쓰시려오?”


허생이 웃으며 말하기를,

“나는 아직 마케팅 자동화에 미숙하오.”


아내가 묻기를,

“어디 쿠팡이츠 배달파트너라도 못 한단 말입니까?”


허생이 말하기를,

“다른 일은 배우지도 않았는데 어찌 할 수 있겠소.”


아내가 다시 묻기를,

“그럼 스마트스토어라도 할 수 없단 말입니까?”


허생이 대답하기를,

“상품 대량 등록 방법도 모르니 어찌 할 수 있겠소.”


이씨가 울면서 화를 내며 소리쳤다.

“밤낮으로 마케팅 책만 읽더니 오직 ‘어찌 할 수 있겠소’뿐이구려. 투잡도 못한다, 스마트스토어도 못한다, 그러면 유튜버도 못한단 말이오?”


허생은 어쩔 수 없이 노트북을 닫고 일어섰다.

“애석하구나! 내 본디 십 년 기한으로 마케팅의 본질을 깨우치려 했지만, 이제 겨우 오 년에 이르렀을 뿐이구나.”


허생은 이씨의 성화에 못 이겨 집을 나서긴 했지만 마땅히 갈 곳은 없었다. 백주모 저잣거리라 불리던 영동시장으로 향했다.(후략) 





'조선의 마케터 허생전' 사전예매 중(~7월24일)

* 자세히 보러가기 https://litt.ly/marblsys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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