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신비를 찾아가는 농부의 숲정원
마르쉐친구들이 작년에 지구농부여행을 하며 만난 지구농부들의 이야기를 채소지에 실어 브런치를 통해 발행합니다. 이어질 지구농부들의 이야기를 기대해 주세요. 이번 회에서는 ‘신비원’에서 전하는 지구농부이야기를 만나 보세요.
채소지09_지구농부이야기 02 자연의 신비를 찾아가는 농부의 숲정원
지구농부 INTERVIEWEE : 전남 부안 / 신비원_김영자, 전세철 농부 풀과
>> 신비원 편은 1, 2부로 나누어 발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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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가 자기 공간만 바꾸면 세상은 바꿀 수 있어요.
내 공간에서 내가 원하는 공간을, 내 가족을 위한 아름다운 공간을 만들면 돼요.
누가 지금 자연재배를 한다 하면 ‘아나스타시아’ 농업을 추천해요. 파는 농사는 너무 힘드니 하지 말라고 하죠. 남 살리려다 내가 죽는다고요. 귀농자들 중 내 땅 가지고 내 집 지어서 오는 사람 거의 없어요. 부모가 물려준 재산이 있는 사람들은 절대 안 하거든요. 귀농자들은 자기 몸만 있어요. 그래서 내 땅 내 집 짓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요. 특히 자연재배는 더 느리죠. 그러니 차라리 자기만의 방법으로 돈을 만들라고 해요. 돈은 막노동을 해서 벌든 뭘로 벌어도 다 똑같아요. 각자 가진 재능 가지고 돈은 벌고 살고, 자기 공간에서 자기가 행복할 수 있는 정도만 농사 지어서 살라고 해요. 그럼 다른 사람도 그걸 볼 거예요.
갓난아기는 세 가지만 알면 키울 수 있어요. 아기는 말 못 하고 우는 것으로만 표현하죠. 배고프고 똥 싸고 아픈 거, 이렇게 셋만 알아차리면 돼요. 그 외에는 부모가 간섭하지 말고 자연 속에 그대로 두면 돼요. 그 외에 간섭한 만큼 아이가 잘못 가는 거예요. 내버려 두는 게 생각이 가장 빨라요. 아무것도 가르치려 하지 않는 게 아이들에게 가장 도움이 많이 돼요. 그래서 애들을 가르치지도 놀아주지도 않아요. “너 맘대로 놀아, 너도 내 일 방해하지 말고”라고 하죠. 자연 안에서는 부모가 뭘 가르치는 게 아니라 그대로 내버려 두면 알아서 커요.
아기들 대야에 넣어놓고 고구마나 감자 등 넣어주고, 풀밭에 기어 다니게 놓아뒀어요. 가르칠수록 안 돼요. 글자를 가르칠수록 생각이 더뎌져요. 우리는 학교 들어가기 한 달 전에만 글자를 가르쳤어요. 그러면 자기가 학교 가서 알아서 잘해요.
근데 애들이 학교로, 세상으로 가니 내 통제를 벗어났죠. 핸드폰을 안 주었었는데, 그걸 통제할 게 아니라 이제 애들이 세상을 직접 부딪쳐야 하는 거구나 생각하게 됐어요. 저도 많이 배웠죠.
내가 세상을 바꿀 수는 없다 생각해요. 예수도 석가모니도, 한 사람이 못해요. 단지 내가 내 공간은 바꿀 수 있어요. 각자가 자기 공간만 바꾸면 세상은 바꿀 수 있어요. 내 공간에서 내가 원하는 공간을, 내 가족을 위한 아름다운 공간을 만들면 돼요.
우리 농장 앞을 지나다가 그냥 들어오는 사람들이 있어요. 꽃 피고 하니 저 집은 뭐지 하면서요. 제가 생각한 건 그거예요. 세상을 바꾸려는 게 아니라 내가 내 삶을 내 공간을 좋은 땅으로 행복한 공간으로 만들면 다른 사람들이 보고 그게 좋아 보이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요. 내가 주장해서는 그렇게 따라 하지 않아요. 스스로 바뀔 수밖에 없고, 그래야 진짜 바뀌어요.
자연재배 먹거리도 스스로 먹고 차이를 깨달아야 계속 먹어요. 사람마다 건강 상태와 입맛도 천차만별이니까요. 우리도 일일이 광고를 안 해요. 할 필요도 없고요. 소비자를 더 늘려도 우리가 못해요. 요즘 젊은이들이 이런 농법을 이미지화해서 홍보를 많이 하는데 저는 그런 걸 안 해요. 다 포장이고 이미지화한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예를 들어 촬영을 와도 제가 여기서 땀 흘리고 일하는 건 안 찍어요. 한번 딱 보는 거니 예쁜 것만, 과정은 없이 드러난 결과만 찍어요. 사람들이 그것만 몇 초 보고 그 과정을 유추해야 하는데 해보지 않으니 유추가 안 되죠. 일본의 자연재배하는 분이 농사지은 사진만 보고도 안다고 했는데 저도 그렇더라고요. 사진 한 장만 가지고도 그가 어떻게 농사짓는지 보여요. 그런데 농사 경험이 없는 사람들은 유추가 안 되죠.
인생이 내 생각대로 되지 않아요. 끊임없는 변화와 생각들이 있죠. 농업은 항상 다시 시작한다고 생각해야 해요. 올해는 어떻게 될까 작년에 이렇게 했는데 개선할 방법 없을까 얘는 왜 실패했지 등, 고민은 매년 똑같이 해요.
삶은 그렇게 찾아가는 거라고 생각이 들어요. 한발 가니 그 앞에 뭐가 또 있고 그렇더라고요. 인생은 가는 중이지만 끝 지점에 이미 답은 나와 있어요. 그러니 걱정하지 말고 지금 인생을 가면 돼요.
마음속에 일어나는 일을 그냥 하면 돼요. 우리는 기억을 잊고 세상에 와요. 그래서 살 수 있는 거예요. 이미 안다면 할 필요가 없죠. 걱정하지 말고 그냥 살면 돼요.
* 이번 회는 지구농부여행을 함께 떠났던 지구농부, 풀풀농장의 이연진 농부가 인터뷰 정리를 해주었습니다.
[지구농부란?]
탄소를 다시 땅으로 되돌려 토양을 건강하게 만들고 자연에 조화로운 방식으로 짓는 농사를 통해 자신의 자립과 함께 (기후위기 속에서) 지구와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만들어가는 농부입니다.
[지구농이란?]
땅을 건강하게 되돌리고 자연에 조화로운 방식으로 농사를 짓는 삶을 통해 자신의 자립과 함께 지구와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만들어가는 농부입니다.
[지구농사방법]
무경운 또는 최소경운을 통해 토양 생태계를 건강하게 하고 흙의 탄소 저장력을 높입니다. / 무경운, 최소경운
살충제, 살균제, 제초제, 화학비료 등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는다. / 무화학물질, 무투입
풀과 덮개작물 그리고 자연물멀칭을 통해 토양을 건강한게 한다. / 덮개작물, 자연물멀칭
다양한 작물을 섞어짓거나 돌려기르는 방식으로 땅과 작물의 건강을 돕는다. / 동반작물, 작물길드
다양한 씨앗을 이어가면서 생명다양성을 높이고 농생태계를 풍요롭게 한다. / 원종, 토종, 자가채종
다양한 가축과 소동물, 그리고 미생물들과 공존하며 유기물의 순환한다. / 동물복지, 천적농법, 방목
전승되는 지식과 자급적 생산을 소중히 한다. / 발효, 저장, 농가가공
[지구농부들의 농법]
자연재배, 퍼머컬쳐, 재생유기농법, 유기농법, 전통농법, 생명역동농법, 탄소순환농법, 농생태 등
[마르쉐X파타고니아의 지구농부 프로젝트]
마르쉐X파타고니아는 기후위기를 일으키는 주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다시 흙 속으로 돌려보내는 '재생 유기 농업'을 응원합니다. 우리는 그러한 농업을 지향하는 농부들을 지구 생태계를 돌보는 '지구 농부'라고 일컬으며, 이들과 함께하고자 합니다.
‘지구 농부’들의 토양을 되살리는 농업은 기후위기 시대의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지구농부여행]
마르쉐X파타고니아 지구농부프로젝트의 하나로, 함께 '지구농부여행'을 떠납니다.
지구를 되살리는 농사를 지향하는 마르쉐 농부님들과 함께, 자연재배 농부님들을 만나러 갑니다.
흙과 풀과 벌레가 같이 사는 곳에서 우리가 나누는 이야기,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들은 인터뷰집 '채소지'로 공유합니다.
* 신비원 인터뷰 연재 후, 이어서 무주, 장영란농부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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