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트럼이 같으면 두 신호는 같은 신호이지만, 에너지밀도 스펙트럼이 같더라도 두 신호는 다를 수…."
"아이 좀! 제발 입 좀 닥치고 하면 안 돼?"
"어? 아 미안. 출력의 진폭 스펙트럼은 입력의 진폭 스펙트럼과 진폭 응답의 곱이니까…."
민서는 조금 전 목소리보다는 한층 낮게 중얼거렸다.
"아! 씨발. 내가 빨리 이 집을 나가야지…."
민지는 책상 위에 있던 말보로를 덥석 집어 들고 밖으로 나갔다.
민지는 그간 적지 않게 불만이 쌓여있었다. 원룸 건물 주차장에서 중얼거리며 담배를 한 모금 빨아 당겼다.
'저기 웬 아줌마가 서 있지?'
처음에는 자신을 보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했다. 곧장 시선을 옮겼다.
민지는 담배를 연거푸 흡입하고 다시 고개를 돌렸을 때, 경악을 금치 못했다.
"엄마!"
"너, 이 기지배. 담배는 어디서 배웠어!?"
민지는 잽싸게 담배를 바닥에 떨구고 슬리퍼로 문질렀다.
"아니야. 이거 그냥 한번 호기심에 해본 거야! 그런데 엄마 어떻게 된 거야? 아니, 우리 엄마 맞으시죠?"
민지는 믿기 어려운 나머지 정중하게 물었다. 은주는 말없이 걸어가 민지를 껴안았다.
두 모녀는 서로의 온기를 느끼며 말보로의 박하향을 맡았다.
그리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This is a work of fiction. Names, characters, places and incidents either are products of the author’s imagination or are used fictitiously. Any resemblance to actual events or locales or persons, living or dead, is entirely coincident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