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십니까? '쿵 쿵 쿵 쿵', 계십니까? '쿵 쿵 쿵 쿵'.
세 모녀는 숨을 죽이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러는 사이 민지가 PC 모니터를 문밖 폐쇄 회로 카메라 화면으로 돌렸다.
낯선 남자 두 명이 서 있었다.
민지가 카메라 통제 화면에 마이크 기능을 활성화하고 말했다.
"누구세요?"
남자들은 뜻밖에 목소리에 잠시 당황하더니 음성지원 카메라인 것을 인지하고 용건을 말했다.
- 살풀이 닷컴 아닙니까?
"네, 그런데 무슨 일이시죠?"
- 저는 송파 경찰서 사이버범죄수사팀 최종식 경사입니다. 박민서 대표님을 좀 뵈러 왔습니다.
"박민서 대표님은 왜 찾으시죠?"
- 몇 가지 확인할 게 있어서 왔습니다.
"영장은 있으신가요?"
- 그러니까 몇 가지 여쭙기만 하려고 왔다니까요.
"지금 대표님은 안 계세요."
- 그럼, 지금 전화받으시는 아, 아니지. 말씀하시는 분께서는 관계가 어떻게 되시죠? 잠시 이야기 좀 나눌 수 있을까요?
"영장 있으시냐니까요?"
- 그러지 마시고 몇 가지만 물어보면 됩니다. 영장이니 자꾸 뭐, 그런 걸 가지고 오라고 하시는데, 공식적으로 절차를 밟고 진행하면 시끄러워져서 대표님 쪽이 더 불쾌해질 거예요.
세 모녀도 남자의 말에 동의했다. 어차피 엄포나 마찬가지겠지만, 정말로 영장이나 그 비슷한 걸 가지고 오면 상당히 귀찮아질 것 같았다.
민서는 잡동사니를 쌓아둔 창고에서 몸을 숨기고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삐리릭 사무실 문 잠금장치가 해제되었다.
두 모녀는 차가운 표정으로 경찰관을 맞이했다.
"실례가 많습니다."
최종식이라는 경찰관이 실실 웃으며 말했다.
민서는 상황을 엿들으며 저런 일을 하려면 성격도 좋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민지는 회의 테이블로 안내했다. 자리에 앉기 전 은주가 뭐라도 마시겠냐고 물었다. 최종식이 머쓱하게 웃으면서 "그럼 커피 두 잔만 부탁합니다"라고 요청했다.
"아이스로 드시나요? 따뜻하게 드시나요?"
"시원한 게 된다면 아이스로 부탁드립니다. 두 잔 다요. 감사합니다."
옆에 있던 조수 같은 남자도 고개를 꾸벅했다.
대화는 다시 본론으로 들어갔다.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박민지입니다."
"박민서 대표와는 어떤 관계입니까?"
경찰은 수첩을 보고 물었다.
"동생인데요."
"살풀이 닷컴과는 어떤 관계입니까?"
"직원인데요?"
"직함과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시는지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직함이라고 할 것도 없고 보시다피시 직원이 우리 두 명이 다인 회사라서요."
"그럼 박민서 대표가 녹화 영상을 실시간으로 속이고 내보낸 사실을 인정하시나요?"
"네? 저는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는데요?"
"최대한 아는 대로 답해주세요."
경찰이 돌직구 같은 질문을 던지자 민지는 초초한 기색을 보였다. 경찰은 동요하는 것을 감지했다. 그래서 더욱 고압적으로 몰아붙였다.
"그럼 알고 계셨나요?"
"아니요. 저도 최근에 논란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어요. 리뷰 이벤트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업무가 너무 많아서 다 읽어보지 못했거든요. 아마 그건 실수로 잘못 게재된 거일 거예요. 말씀드렸다시피 업무가 폭주해서요. 사람이라면 누구나 실수는 하지 않나요?"
말을 듣던 경찰은 서류철에서 뭔가를 뒤적이더니 종이 한 장을 꺼내서 내밀었다.
"살풀이 닷컴에서 살풀이 굿을 결제하고 녹화된 영상으로 사기를 당했다는 신고가 80건에 달합니다. 업무가 많긴 많으신가 보네요. 한 달 사이에 80번이나 같은 실수를 하시다니 말입니다."
This is a work of fiction. Names, characters, places and incidents either are products of the author’s imagination or are used fictitiously. Any resemblance to actual events or locales or persons, living or dead, is entirely coincident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