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부모의 불화를 매일 같이 목격했던 유년 시절. 숨이 턱턱 막혀오는 내 집 구석에 자리잡은 어둑서니를 난 지금도 기억한다. 난 간곡히 빌었다. 저 어둑서니를 쫓아내달라고. 집안에 넘실대는, 칼보다 더 날카롭게 상대를 베던 말의 폭력을 멈추게 해달라고.
당시의 부모의 나이가 된 지금에 이르러서야, 그 때의 살기넘치던 말의 춤이 사실은 살기 위한 몸부림이었음을 알게 된다. 물려받은 게 없고 배우지 못한, 그래서 가진 게 아무 것도 없는 사람들이 일상을 무탈하게 보내기란 놀랍도록 어렵다는 사실을, 무사한 하루를 보낸 것에 안도하는 내 자신을 보며 깨닫는다.
그러니, 우리 이제부터, 평범함을 허투루 여기지 말자. 오늘 하루를 잘 살아낸 것만으로도, 우리는 괜찮은 존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