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을 잘 빼는 사람이고 싶다. 오늘은 글렀지만.

by 유다름

힘을 잘 빼는 사람이고 싶다. 힘이 잘 빠져 있다는 건,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권력을 가졌다면, 그 권력의 사용을 데시벨의 크기로 보여주지 않는 것이다. 권력을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권력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따르는 자들을 이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기꺼이 따르게 하는 것이다.


권력을 가지지 않았다면, 권력 앞에서 자기 소신을 지키거나 밝히는 데 당당함이 있되, 치기는 없는 것이다. 따라야 할 자를 기꺼운 마음으로 따르는 것이다.


기쁜 일을 겪었다면, 그 기쁨을 숨김 없이 표현하되, 그것에 도취되지는 않는 것이다. 기쁜 일 이후 찾아오는 평범한 일상에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이다.


나쁜 일을 겪었다면, 그 나쁨의 크기를 애써 축소하지도, 부러 과장하지도 않는 것이다. 나쁨의 크기에 꼭 알맞은 정도로만 낙담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나쁜 일 이후 찾아올 평범한 일상에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이다.


주장할 땐 다름의 가치를 알고, 의견을 들을 땐 공감의 감정을 갖추며, 사실 앞에선 왜곡과 편견을 경계하고, 거짓 앞에선 "다름이 아니라 틀림"이라고 말할 줄 아는 지혜를 갖는 것이다.


박노해 시인은 "미움없이 분노하고 냉소없이 비판하고, 폭력없이 투쟁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어구가 참 멋지긴 하지만, 힘을 잘 빼는 사람이라면 "미워하되 분노하지 않고, 따뜻하게 비판하며, 투쟁없이도 이기는 방법"을 알 것 같다.


난, 2년 전부터 배우기 시작한 골프에 푹 빠져 있다. 골프를 배우는 사람이라면 다 아는 사실이지만, 몸에 힘을 빼면 골프공은 훨씬 더 멀리, 반듯하게 나간다.


난 힘을 잘 빼는 사람이고 싶다. 그래서 골프도 잘 치고, 인생도 잘 살고 싶다. 오늘은 이 모든 게 잘 되지 않은 날이다.


잘 되지 않음의 크기를 애써 축소하지도, 부러 과장하지도 않는 것이 오늘의 숙제다. 잘 되지 않음의 크기에 꼭 알맞는 정도로만 낙담하여 내일 찾아올 평범한 일상에 평정심을 유지해낼 수 있다면, 내일의 나는 오늘의 나보다 힘을 더 뺀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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