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한 줄, '흰소리'라도

by 유다름

'1일 1다름'(평일, 하루에 한 편씩 글을 쓰겠다는 나의 목표(라 쓰고, 망상이라 읽는다))가 사흘 만에 위기에 빠졌다. 쓰고 싶은 이야깃거리는 아직 남아 있으나, 오늘 내 남은 스케줄이 소화할 수 있는 분량이 아니다. 이럴 때 필요한 건 흰소리(라 쓰고, '아무 말 대잔치'라고 읽는다).


골프엔 '프리샷 루틴'(Pre-shot Routine)이라는 게 있다. 샷을 하기 전 저마다 하는 행동을 의미하는데, 프로 선수들은 매 샷 전 항상 일관된 연습 동작을 취한 후 실제 스윙에 들어간다. 그래서 '루틴'이다.


왜 '프리샷 루틴'을 하는 걸까. 매번 똑같은 동작을 반복함으로써 일관된 스윙을 하고, 몸의 긴장도 낮추기 위함이다. 긴장을 덜어낸 몸에서 나오는 일관된 스윙을 통해 좋은 샷을 만들어내기 위함이다. 골프 선수들은 이 '프리샷 루틴'을 지독히도 반복한다.


'프리샷 루틴'은 좋은 삶을 위해서도 중요한 요소인 듯하다. 내 앞에 놓인 목표 앞에서 매번 똑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것. 이로써 즉흥적인 감정에 지배당하지 않고, 일관된 행동 양식을 유지하는 것. 이러한 삶의 '프리샷 루틴'이 내 몸과 마음의 긴장을 낮추는 데 꽤 요긴하다는 것을, 마흔이 넘은 나이에서야 어렴풋이 깨닫는다.


이러한 연유로 오늘 난, '1일 1다름'이라는 목표(라 쓰고, 망상이라 읽는다) 앞에 나만의 '프리샷 루틴'을 정하기로 한다. 쓸 얘기가 없거나, 거리가 없거나, 시간이 없거나, 쓸 의지가 없더라도 최소한 흰소리(라 쓰고, '아무말 대잔치')라도 할 것. 이 '프리샷 루틴'이 내 인생의 좋은 샷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희망을 꼭 붙은 채.


이상, 오늘의 흰소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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