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다시 놀러 나가자!

주말 출근이 끝났다

by 다비드

2022년 4월부터 코로나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었다. 팬데믹에서 엔데믹으로 넘어가는 과정이었다. 마스크 착용, 감염자 7일 격리는 그대로였지만 외부 활동과 모임이 가능해진 것. 하지만 우리는 이 해방감을 바로 누리지 못했다. 이 시기에 비대위 해제, 나와 아내의 코로나 감염이 연달아 일어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를 제대로 즐기지 못했던 것. 아내의 코로나 감염이 지나간 8월부터야 비로소 모임과 외부 활동을 재개할 수 있었다. 마침 분당 프로젝트도 막바지라 주말 출근이 없어져서 주말을 온전히 가족과 지낼 수 있게 되었다. 격주로 토요일(가끔은 일요일까지)를 회사에서 보내던 지옥에서 완전히 해방된 것이다.

"이제 진짜 주말이 주말 같네."

"그러게. 언제 이런 날이 올까 했는데."

주말 오전 아들과 단둘이 산책도 재개했다. 2021년에 서울로 이사 와서 분당 프로젝트 때문에 주말에 여유가 없어서 서울 구경을 제대로 못 했었는데, 이제야 시작. 아들과 강북의 공원, 박물관, 과학관들을 매주 다니기 시작했다. 인덕원 살던 시절 주말마다 아들 데리고 집 근처의 모든 공원, 박물관, 과학관들 도장깨기 하러 다닌 기억이 되살아나 즐거웠다.

공원은 집에서 가까운 서울숲과 뚝섬한강공원을 자주 갔다.

서울숲:

아들이 킥보드 탈 넓은 공간

잘 조성된 놀이터

근처에 아들이 좋아하는 라자냐 가게

뚝섬한강공원:

집에서 가장 가까운 한강공원

자전거 대여 서비스

자벌레 문화시설과 다양한 놀이터

뚝섬한강공원에서는 아들이랑 유아동승 자전거도 탔다. 시원하게 자전거를 달리고, 해질녘 노을을 보며 아들과 김밥 먹으면서 맥주 한 잔 하는 게 정말 꿀잼. 아들 앞에 두고 한 잔 마시는 게 왜 이리 맛있을까.

20220403_182754.jpg 아직은 아빠한테 얹혀서 자전거 탑승

혜화의 서울어린이과학관에는 아들이 좋아하는 체험 기구들이 많아서 자주 갔다. 단점은 사람이 많고 주차공간이 부족하다는 것. 어린이대공원의 상상나라는 더 크고 다양한 체험 기구들이 많아서 좋았지만, 여기는 사람이 더 많았다. 주말이면 북적북적해서 인기 있는 체험은 한참 줄을 서야 했다.

사람이 적어 여유롭게 다닌 곳은 남산의 서울시교육청융합과학교육원이었다. 체험 기구들이 많이 낡긴 했지만 아들이 놀기에는 충분했고, 사람이 적어서 여유롭게 놀 수 있어 좋았다. 남산 구경도 같이 할 수 있어서 일석이조. 국립중앙박물관은 아들 취향의 전시는 없었지만 안내 로봇을 좋아했고, 내가 좋아해서 종종 방문했다. 사유의 방을 같이 들어갔는데 아들은 어두워서 무섭다고 바로 도망(...). 옆에 붙어있는 용산가족공원도 같이 갈 수 있어서 좋았다.

이렇게 공원과 과학관으로 아들과 산책 중이던 어느 날, 산책이 길어져서 집에 돌아가면 점심이 늦을 것 같았다. 그때 갑자기 든 생각.

둘이서 외식을 해볼까?!

지도를 켜보니 근처에 꼬마김밥 가게가 있어 방문. 아들이 조금 장난을 치긴 했지만 무난하게 둘이서 식사 완료. 아들이 꼬마김밥을 엄청 좋아하네.

"아들 잘하네. 혼자서도 잘 먹고."

"꼬마깁밥 맛있어!"

그날부터 아들과의 산책 코스에 외식 코스를 조합해서 둘이 놀고먹고 다녔다. 아들이랑 둘이 식당에 가면 사장님들이 반겨주는 경우도 많았고, 둘이서 하는 외식이 아주 즐거웠다. 가끔 막걸리나 맥주라도 한 잔 하면 재미가 두 배.

"사장님, 막걸리 하나 주세요."

"아이고, 아들이랑 나오셨네. 이거 애기 먹여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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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랑 외식 투어!

평일에는 여전히 일찍 출근해서 늦게 들어오는 일정이 그대로였지만, 주말을 온전히 쉬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니 삶의 질이 확실히 올라갔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동안 주말에도 고생 많았던 아내에게 휴식을 준다는 보람은 덤.

"여보, 고마워. 덕분에 오랜만에 푹 쉬었어."

"나도 아들이랑 노는 게 좋네. 이제 매주 이렇게 하자."

마스크 생활은 그대로였지만, 많은 일상이 돌아왔다고 느껴졌다. 사람들과 만날 수 있고, 외부 활동을 할 수 있고, 무엇보다 가족과 온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렇게 2022년 하반기를 보내고, 12월에 드디어 분당 프로젝트가 종료되었다. 1년 반 동안 계속된 새벽 5시 10분 출근, 격주 주말 근무, 저녁 7시 30분 귀가의 일정이 끝났다.

"드디어 끝났다!"

분당 프로젝트 종료와 함께 정말로 평범한 일상이 시작될 것 같았다. 코로나도 엔데믹으로 전환되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해제되고, 이제 정말 예전 같은 일상이 돌아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 2022년은 정말 파란만장한 해였다. 비대위 해제, 연달아 찾아온 코로나 확진,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그리고 분당 프로젝트 종료까지. 하지만 그 모든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 가족은 더 단단해졌고 나도 아빠로서 레벨업을 한 것 같았다. 어떤 위기가 와도 가족이 같이 방법을 찾고 버텨낼 수 있겠다 싶은 자신감도 함께.

이제 정말로 평범하고 행복한 일상이 시작될 것 같았다. 아들과 함께 서울 곳곳을 누비며 만든 추억들이 그 시작. 새로운 2023년에는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기대와 설렘으로 한 해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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