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M 겔러리에서 네번째 올라퍼 엘리아슨의 전시가 진행 중이더군요. 겔러리의 청담동 시절 전시를 보고 놀라웠던 기억이 있어, 청와대 옆으로 이전한 그 곳을 봄꽃 흐드러진 어느날 찾았습니다.
'공존을 위한 모델들'....... 이번 전시의 제목이네요. 원래 아이슬란드에서 자라고 덴마아크 왕립미술학교 출신인 그는 자연을 인지하는 과학적 태도와 직관적 반응을 예술의 영역에 포괄하며 독자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해 왔습니다.
2003년도 런던 테이트 모던의 터바인 홀에 <The Weather Project>란 제목으로 인공 태양을 띄워 주목을 받았답니다.
덴마크 아로스 미술관에 설치한 <Your rainbow panorama> 는 아이슬란드의 오로라와 함께 저의 버킷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구요.
이번 전시에도 과학과 건축학과의 접목을 시도한 <The exploration of the center of the sun>을 선보였는데요.
겔러리 옥상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여 이루어진 작품입니다. 무지개빛 아우라가 하얀 벽에 이리 저리 어우러지는 모습, 그는 어린 시절의 기억으로 나를 인도하고 있었습니다.
자연을 사색하고 과학과 접목하여, 자연을 잃어버린 현대인에게 과거의 낙원을 일깨워주는 작가를 느끼며, 헬레나 노르베지 호지의 <오래된 미래>가 생각났습니다.
그녀는 스웨덴 언어학자로서, 인도의 카슈미르 히말라야 지역을 넘어 카라코람의 하부에 위치한, 고봉과 넓은 불모의 계곡으로 이루어진 외딴 곳, 라다크에 갑니다. 모두들 놀랄 속도로 라다크어를 배우며, 16년간 1년의 거의 반을 그들의 친구로 지냅니다. 그녀가 그 기간에 지켜본,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변화되어 가는 라다크를 보면서 안타까움을 느끼게되고...... 각계의 전문가들과 함께 산업혁명 이후 서구화 중심의 획일화된 문화, 지역적 특성과 고유의 문화를 고려하지 않는 몰개성화로부터 라다크를 지켜내고자 여러 시도를 하게 됩니다. 그 중 하나가 '트롱브의 벽'이란 이름을 한 특수 태양열 패널입니다. 라다크의 전통 가옥에 안성 맞춤인. 그녀는 말합니다.
그간 내가 라다크의 전통사회에서 직접 경험했던 그들의 그 놀라운 생동감과 행복감은 삶의 기쁨이라는 것이 바로 자신들이 살고 있는 그곳에 있고 또 자신과 함께 살아가는 '이웃' 안에 있다는 믿음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내가 확신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라다크 사람들은 자신들이 세상의 주변부에 있다고 느끼고 있지 않았다. 그들에게 있어 세상의 중심은 자신들이 살고 있는 바로 그곳이다.
라다크의 대가족 제도, 특유의 일처다부제 문화, 그 안에서 조화를 이루며 행복감에 충만한 그들의 모습이, "서구화된 도시 환경에 맞는 편협한 시각의 전문가를 양성하는 방향"으로의 교육으로 바뀌면서 더 이상 행복하지 않고, 여유없으며 경쟁에만 급급해 보이게 됨을 안타까워한 거죠.
미세 먼지며 황사로 고통을 겪는 우리는 그 누구나 환경을 파괴한 인간의 죄악을 스스로 겁내하고 있을 겁니다. 그리하여 자연을 그려내는 작가들을 찾아내고.
학고제는 <Becoming Nature>라는 제목으로 김보희 작가의 자연을 보여주고 있었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