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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미정 Jun 13. 2017

까르띠에 현대 미술재단의 <하이라이트전>

서울시립미술관에서의 의미 있는 시간.......

 세계적인 주얼리&워치 메종 까르띠에는 1984년도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을 설립했으며, 1994년 프랑스 건축가 장 누벨이 디자인한 건물에 새로이 자리잡게 됩니다.

 현재 약 50개국의 350여명의 작가가 제작한 1500점의 작품을 보유하고 있으며, 특별히 이 재단은 세계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약소국의 작가들과의 커미션을 통한 작품 제작과 전시를 기획하는 레지던시 제도를 운영하고 있더군요.

 그 작품 중의 하나가 콩고 출신 쉐리 삼바의  <진짜 세계 지도>라는 작품인데요.

유럽과 미국 중심의 세계 지도를 거꾸로 그리고 그 중심에 작가 본인의 초상화를 그려넣은 작품입니다.  인종 차별과 양극화가 빅 이슈인 이 시대를 작품으로 항변하고 있는 듯합니다.

                                  


 이 재단의 특이점은 예술가, 사상가, 창작자들과 상호 교류를 하며, 일련의 전시를 위해 작가들에게 명시적으로 커미션을 의뢰함으로써 새로운 작업들을 이끌어내는 동력이 되어준다는 점인데요.

설립 시부터 관장을 맡고 있는 에르베 샹데스가 제안하여 이루어진 <출구>라는작품이 특이롭더군요. 세계적 문화 이론가이자 철학자이며 도시학자인 폴 비릴리오의 이론(왜 세계 절반 인구가 도시에 사는지, 글로벌 세계에서의 이주를 경제 흐름, 전쟁, 환경 파괴 등으로 파악)을 시청각적으로 구현한, 딜러 스코피디오 랜프로 디자인 스튜디오의 작업물이었습니다.


 까르띠에 현대 미술 재단의 이러한 작업들은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에 대한 데이비드 첸들러와 윌리엄 워서가 적시한 내용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합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기업 전략의 통합적인 요소'로 기업이 시장에 제품 또는 서비스를 전달하는 방식인 동시에 '과정'이라는 것이다. 나아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기업이 기업과 관련된 이해 당사자들의 관심사를 중요하게 고려하고 다룸으로써 사회에서 기업 활동이 정당성을 유지하는 하나의 방식이며 기업 운영의 목표이다,

  이번 서울 시립 미술관의 <하이라이트전>을 위해 2007년도 그곳에서 전시회를 가졌던 이불 작가의 작품이 전시장 입구에 자리했더군요.

작품 <천지>-우리의 영산 백두산의 천지를 타일 수조로 형상화 하고 그 위를 장식한 후, 안에 잉크물을 채워넣어 천지의 물 같기도 때론 물고문 을 연상케도 하는 비루한 현실을 표현-가 아래  부분을 차지하고, 위에는 마치 샹들리에인 듯 작품 <스턴바우 No16>-독일 표현주의 건축가인 브루노 타우트(햇살이 비치고 별처럼 반짝이는 이상적 건축 스턴바우~ Star Building 공중 도시~의 스케치를 많이 남김)를 오마쥬하는 작품-를 배치하고 있어, 꿈과 현실을 대비하는 형국이 된 듯했습니다.

 파킹챤스(박찬욱 감독과 미디어 아티스트 박찬경 형제)의 <격세지감>을  보면서 우리의 남북 분단 현실에서의 형제애를 생각할 기회도 가져봤습니다.


 또다른 눈길을 끄는 작품으로는 론 뮤익의 극사실주의 조형물이었는데요.  호주 출신인 그는 극사실적 표현을 하지만 크기만은 현실감이 없는 쪽을 택하는 작가이죠. <침대에서>란 작품의 거대함은 마치 어린아이가 침대에 누워있는 엄마를 바라볼 때 느껴지는 존재감을 이미지화했다고 할까요?!  


 어떻든 론 뮤익의 작업은 그의 장모에게도 영향을 주어 그녀 역시 조각가로 활동한다니 대단한 위반을 감행한거죠. 그는.        쟈크 아탈리가 말했거든요.

사회와 학문과 예술을 발전하도록 이끄는 힘은 저 틀에 박힌 규칙들을 과감하게 위반하고자 하는 데서 나온다. 진정한 자기를 발견하는 것도 이 규칙들을 저버리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참 좋은 전시를 그것도 무료로 제공한 그들의 작업을 보고 온 밤에 오래 전 읽었던 <예술가의 전설>을 꺼내 들었습니다. 그 유명한 미술사학자 곰부리치가 추천사를 썼던, 에른스트 크리스와 오토 쿠르츠의 책.  거기에 있었던 구절.......

자신의 내면에서 울려오는 음성을 따라 작업하는 신적 예술가는 고대 그리이스의 사제들이 체험한 신적 도취와 뿌리가 맞닿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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