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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미정 May 21. 2017

"겟 아웃"을 보고서........

레이시즘, 그 차별의 의미

 저예산 영화인데 입소문으로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겟 아웃'을 보았습니다.  쟝르를, 공포 영화라 해야할지 코메디라고 해야할지, 레이시즘(인종 차별)에 대한 참 특이한 영화였습니다.

꽤 재능 있는 흑인 사진작가인 남자 주인공은 백인 여친을 따라 그녀의 가족이 있는 집으로 갑니다. 그곳에선 백인들만이 참석하는 파티가 열리고... 여친 집의 고용인들과  파티에 참석한 딱 한 사람의 남성, 그들만이 흑인일 뿐입니다. 기괴한 분위기를 풍기는 그들, 최면술로 담배를 끊게 해주는 여친의 엄마, 그리고 신경정신과 의사인 그녀의 아버지......

이 특별한 영화를 만든 감독이 1979년생 코메디언 출신 흑인 남성이더군요.  조던 필레.


 뇌과학 등의 최첨단 지식, 그리고 극도로 위험한 사상, '인간의 내면엔 신이 있으며, 몸은 그 신이 거주하는 껍데기일 뿐'이라는 등, 이러한 요소들이 버무려져 만들어진 영화의 내용은 이러합니다. 백인이 우월한 존재로서 흑인의 특별한 능력을 탐한다는......  그러나 오히려 젊은 흑인 감독이 흑인의 우월성을 한바탕 코메디적으로 표현해 낸 듯한 역설적 레이시즘을 본 느낌이었다고나  할까요?!...


 올 초 아카데미 영화상에서 작품상을 받았던 영화 "문라이트"가 대비 되더군요.  시상식에서 백인들의 영화 "라라랜드"가 잘못 호명되었다가 번복되었던 해프닝이 있었던......

"문라이트" 역시 1979년생 흑인 감독 베리 젠킨스가 만든 영화였죠.  딱히 레이시즘을 다룬 영화라 하기는 뭐하지만, 결국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나는 흑인 소년의 성장기를 다룸으로서, ,그리고 출연진 중 백인은 뒷부분 마이애미 식당에서 손님 역할로 나오는 비만 여성 뿐이라는 점으로, 조금은 우울하게 인종 차별을 그린 영화로 각인되어 있습니다.  저에게는. "달빛 아래에서는 모든 흑인 아이들이 파랗게 보인단다"란 대사와 함께.

 같은 해에 출생한 흑인 감독 둘이 표현한 레이시즘은 이렇게 다르더군요.


 빅 히스토리를 잘 버무려서 멋진 글을 써냈던 유발 하라리의 신작 <호모 데우스 :  미래의 역사>가 나왔더군요.  '데우스'란 라티어로 '신'이라고 하네요. 결국 '신이 된 인간'을 의미하는 거죠.

갈수록 똑똑해지는 인류는 결국 스스로 신이 되기를 원하고 탐욕스럽게 서로를 비교하고 부족한 부분을 강탈하고자 합니다.   그 미래는 물론 어두울수 밖에 없구요.


 그리하여 이 시대의 거사라 불리는 백성호 기자님의 현문우답의 글을 기억해 봅니다.

 그가 말하길, 붓다가 마야 왕비의 옆구리로 태어났다 함을 여러 선사들이 '중도'를 의미한다고 풀이했다고. 거사는 이렇게 풀어서 설명해 줍니다.

'아이가 엄마의 자궁을 통해 아래로 태어남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출생으로 아버지의 기질과 업장이 자식에게 또 그 자식에게 수직으로 내려온다는 의미'라고. '과학에서는 유전자라 부르고 불교에서는 인과의 윤회라고 부르는데,  붓다는 옆구리에서 태어남으로서 그런 패러다임을 파괴하고 그 이전의 <공>으로부터 옴을 의미한다'고요. 그리스도교에서는 예수의 출생, 그 근원과 바탕을 <로고스>라고 표현하며, 그 로고스가 육신이 되어 이 땅에 내려오는 역사적  사건, 그게 바로 예수의 출생이라고 설명하죠.  


 그러하니 종교의 가르침을 따라서라도 서로 다른 인종에 대한 편견을 지우고 <호모 데우스>가 되고자 하는 그릇된 길을 피해야겠다는.......


 영화 한편 보고 심각하게 생각의 꼬리를 늘려가는 이 둔탁함.....   조던 필레의 코메디언적 참신한 사고와 베리 젠킨스의 감성적 표현력이 마냥 부러울 따름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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