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시마에서의 감동을 '뮤지엄 산'에서 다시 느끼며

안도 타다오의 건축세계를 이해할 수 있었던 워크샵

by 김미정

지난 겨울, 어머니 팔순기념 여행으로 일본 나오시마를 다녀왔습니다. 건축가 동생의 추천으로, 오래전부터 가고싶었던 그 섬 - 산업시대의 잔재로 폐허가 되어버린 곳이 안도 타다오의 손길로 새로이 예술의 섬으로 재탄생한 -에서 제임스 터렐의 영적인 설치 작품을 보고 경이로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우리의 '뮤지엄 산'에서 그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꼭 가보리라 벼르던 참이었는데요. 마침 건축가인 그 동생이 '예술이 된 건축, 뮤지엄 건축 산책'이란 주제로 워크샵이 있어 간다기에 바로 예약을 했고, 젊은 건축학도들 틈에 끼어 강의도 듣고 뮤지엄도 돌아보며 정말 보람찬 시간을 보냈습니다.

여행할 때면 자주 찾던 뮤지엄 건축에 대한 강의를 들으며, 다양한 건축가들의 세계 유명 뮤지엄들을 사진과 함께 감상할 기회를 가졌는데요. 뮤지엄 건축에서의 핵심은 동선과 빛이라 하더군요. 관람객들에게 구석구석 그 모습이 노출되는 뮤지엄 건축은 건축가들이 욕심내는 분야라고 하셨습니다. 안도 타다오 건축에 대해 논문을 쓰셨던 이관석 교수님이 강의하시면서요. '뮤지엄 산'은 안도 타다오의 작품입니다만, 그가 처음 한 말이 '부지 전체를 뮤지엄으로 만들고 싶다' 였듯, 넓은 대지 위에 잘 계획된 '뮤지엄 산'은 이야기가 많고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여러번 가도 계절마다 시각 따라 다른 모습으로 반겨줄 듯한.....

안도 타다오의 건축물은 제주 등 더러 볼 기회가 있었고 그에 대한 정보도 조금씩 접했지만, 그의 건축 철학에 대해 학문적 지식을 습득하고 직접 느껴볼 수 있는 기회를 갖음에 참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그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다작을 하는데는 건축을 시작한 특별한 경력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지않을까요?! 많이 알려졌듯 그는 정식 건축 교육을 받은적 없이 독학으로 자신의 건축세계를 구축해 나간 사람이니까요. 트럭 운전, 프로권투선수 등으로 활약하던 그는 목수로 일하던 24세에 책을 통해 르 코르뷔지애의 건축을 접하고 감동하여 그를 만나기 위해 파리로 갑니다. 그러나 한달 전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접하곤 혼자 여러 건축물을 보고 공부하며, 당시로선 독보적이었던, 동양의 사상이 녹아들어 있는, 자연을 함께 끌어들인 건축물을 선보이기 시작했다합니다. 물론 그가 선뜻 행동으로 옮길 수 있었던 원동력은 어린시절부터 목공이나 철공소 작업을 좋아했던 탓이었겠죠. 스스로 좋아하는 일을 알고 끊임없이 시도하는 작업의 중요성, 행운이나 성공은 어느날 갑자기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닌 계속적인 시도에서 이루어진다는 좋은 예를 보여주는 멋진 건축가 안도 타다오. 그런 열정이 있어서 지치지 않고 많은 작품을 선사할 수 있나봅니다. 특별한 이야기가 있는 건축가의 작품을 보며 끝부분에 위치해 있는 '제임스 터렐관'으로 향했습니다. 그 역시 그간 시각예술에서 조연 역할을 하던 빛을 이용한 특별한 작품으로 감동을 주었으니까요. 우리나라에선 그의 작품을 접할 수 있는 유일한 곳, '뮤지엄 산'..... 나오시마 섬, 지중 미술관과 그외 지역에서의 그의 작품을 접하는 순간, 아마 나는 푼쿠툼적 경험을 했었나봅니다. 아무런 설명 없이, 그에 대한 사전 정보 없이 설치 작품에 노출되었으니까요. 큰 기대를 갖고, 이미 그에 대해서 알게 된 이번 두번째 저의 느낌은 스투디움적임을 숨길 수 없네요. 그러나 독실한 퀘이커 교도였던 부모님의 교육, 아버지로 인해 항공과 천문학을 알았고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했던 그의 이력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그의 영적인 작품이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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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역시 부모님과의 소중한 인연에서 비롯된 작품을 선보이는 작가이기에 안도 타다오의 뮤지엄에 동행하나 봅니다. 서로 영적인 작품들을 통해 교감이 이루어는 걸까요?! 자연을 끌어들이는 그들의 방식. 이 모든 좋은 시간으로 이끌어준 동생과 나의 인연, 그리고 건축 전공자로서의 이교수님과 동생의 소중한 인연에 대해서도 축복임을 느낍니다. 물론 함께 워크샵 참가했던 젊은 건축학도들과의 인연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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