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더욱 많이 행복한 시간
지천명의 나이가 되어서도 가끔 휘몰아치는 감정에 자유롭지가 않았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길이 심리상담을 공부하는 쪽으로 열렸고, 늦은 나이에 자격증을 따기 위한 과정은 지난했지만 나를 알아가는 순간 순간은 희열이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 작업의 궤도 위에 있습니다만.....
내담자를 만나는 시간 동안의, 새로운 세계로 이끌려 들어가는 경이로움, 그것은 축복임을 느끼곤 합니다. 다양한 상황에 처한 다양한 케릭터의 사람들이 있다는 걸 느껴가며 나의 시야가 넓어지는 경험을 하기 때문이겠죠. 그럼으로써 미처 깨닫지 못했던 나의 감정도 '아! 바로 그 느낌'하고 인지하곤 하니까요. 상담 장면에서 내담자에게 느낌을 묻곤하죠. 그러나 금방 대답하거나 스스로의 느낌을 알아차리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건, 그간 우리가 살아오며 얼마나 많은 페르소나 안에 갖혀있었나를, 그리고 그 역할에 충실하느라 실제 자신의 감정을 돌보지 못했나를 보여주는 방증이겠죠.
정신역동학에 의하면, 인간은 본인의 감정을 그대로 표출하지 못하기 때문에 많은 방어기제를 사용한다고 하죠. 그 결과 대인관계를 망치기도 하고 병에 걸리기도 하고 때론 범죄로 이어지는 비극까지.......
세상에 지옥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내 주변의 타인
사르트르가 이렇게 말했다네요. 감정에 솔직하지 못한 삶은 사실은 지옥인거죠. 우린 순간 순간, 그러니까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서부터 나 그대로를 표현하지는 못하죠. 그렇다고 계속 잘못된 방어기제를 사용하며 거짓된 삶을 살 것인가, 아니면 건강한 방법으로서 - 이타주의, 해학, 승화, 억제 등 - 내 주변을 지옥이 아닌 천국으로 만들 것인가. 그 첫 발자욱이 내 감정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일일텐데요. 누군가 화가 나서 타인을 욕하고 헐뜯는 내용을 잘 들어보면 본인의 감정을 투사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가 있을텐데요. 그 누군가가 본인의 감정을 잘 알아차렸다면 그 험담을 들어야하는 사람들에게 민폐 끼치는 일은 안했을테니까요. 우리 모두 그런 우를 저지르며 살죠.
한정된 공간과 시간 안에서 살지만, 많은 경험의 결과물들을 통해 감정이입하고 나를 알아가는 방법으로 다양한 쟝르의 문화를 접하고 함께 대화 나누려고 노력하는 것이 저의 방법이었습니다. '나를 알아가기 위한 길' - 그러다 보니 가장 직접적인 방법인 심리상담의 길을 걷게 되었고.
우리는 무엇이 되고 싶은가?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가 궁극적으로 묻습니다. 빅히스토리를 간단명료하게 정리합니다 그는. 인지혁명, 농업혁명, 과학혁명의 과정을 거치면서 인류가 겪어온 역사와 그 원인, 그리고 결과까지를. 그리곤 태고적보다 더 행복하지 않은 인류에게 질문을 던지지요. 생명공학, 사이보그, 비유기적 생명체로 인해 호모 사피엔스가 사라질수도 있는 시점에서.
'우리는 친구라고는 물리법칙밖에 없는 상태로 스스로를 신으로 만들면서 아무에게도 책임을 느끼지 않는다. 그 결과 우리의 친구인 동물들과 주위 생태계를 황폐하게 만든다. 오로지 자신의 안락함과 즐거움 이외에는 추구하는 것이 거의 없지만, 그럼에도 결코 만족하지 못한다.
스스로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르는 채 불만스러워하며 무책임한 신들, 이보다 더 위험한 존재가 또 있을까?'
'사피엔스' 그 대작을 이러한 말로 끝냅니다.
깊은 우울증에 시달리는 내담자들에게 묻죠. '무엇을 하고 싶은가?' 라고요. 많은 경우 답을 모르더군요. 청소년들에게 꿈을 묻죠?! 그 답을 아는 경우가 많지않다는 우리의 현실..... 어느 순간 내 가슴이 뛰었던가 경험할 여지 없이 남의 욕구에 이끌려 살았기에..... '나를 알고 남을 알면 백전백승'이라 했는데, 내 감정을 알아차림은 강한 자가 되는 지름길이겠죠. 여기서부터 타인에 대한 배려가 나올테고.
아인슈타인이 말했답니다.
약한 사람은 복수하고, 강한 사람은 용서하며, 현명한 사람은 무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