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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미정 Jan 08. 2018

<안녕, 나의 소울 메이트>의 여운.....

<마리 로랑생전>과 함께 여성의 삶을 생각하며....

 스탕달 신드롬 있죠?!  예술 작품을 본 사람이 충격과 감동으로 인해 격렬하게 흥분하거나 어지러움을 느끼는 증상.

영화 '안녕, 나의 소울 메이트'를 보고선, 뭐 그 비슷한 내면의 소용돌이를 겪은 느낌입니다.

그만큼 섬세하게 두 여자의 성장기 사랑과 우정에 대해 감정 표현을 잘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열셋에 만나 스물 일곱에 생과 사로 길을 달리한 칠월과 안생의 내면을 차암 잘 묘사했고 연기하더군요.

'첨밀밀'을 선보였던 증국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요. 중국의 유명 작가 안니바오베이의 원작 소설을 감독이 각각 두명씩 칠월과 안생의 입장에서 각색하도록 네명의 여성 작가에게 맡겼다하더군요. 여성의 섬세한 감정을 표현하고 싶었겠죠.

그녀들이 열세살 어느날 친구가 됩니다.  자상하고 사랑 넘치는 부모님을 갖은 칠월과 달리 안생은 불우한 처치였죠. 그런 그녀를 칠월의 부모도 항상 잘 대해주고 격려합니다.  식탁에서 안생에게 음식을 대접하며 칠월의 엄마가 "안생 네가 칠월보다 훨씬 똑똑하다"라고 말해줄 때 칠월의 표정.  칠월은 정규 고등학교에 입학하여 대학 입학을 준비하는 학생이고, 안생은 직업학교를 선택한 처지였죠. 그러던 그들에게 열일곱살 한 남자가 등장합니다. 칠월과 같은 학교의 남학생으로 칠월이 마음을 뺏깁니다. 그러나 그 남자는 안생에게 관심이 가고. 결국 안생이 떠나 그들의 사랑을 지켜주려 하죠.   세월이 흘러 고향에서 오롯이 남친을 기다리며 부모가 정해준 길대로 살아가던 칠월은 그와 결혼하기로 하나 안생에 대한 그의 마음을 아는지라 거부합니다. 그리곤 자유로운 안생의 삶처럼 떠돕니다. 그때 그녀의 엄마가 하던 말.

조금 굴곡진 삶을 보낸다고 해서 꼭 불행해지는 것은 아니란다. 그저 조금 많이 힘들뿐이지. 그런데 사실  말이다. 여자들은 어떤 길을 택하더라도 모두 힘들게 되어있어.


참 슬펐던 그 대사........

  예술의 전당에서 <마리 로랑생전>이 한창입니다.

아름다운 색체와 여성스런 필치로 독특한 화풍을 묘사했던 그녀는 한때 기욤 아폴리네르의 연인이었죠.  그 <미라보 다리>로 유명한.

미라보 다리 아래 센 강이 흐른다
우리 사랑을 나는 다시
되새겨야만 하는가
기쁨은 언제나 슬픔 뒤에 왔었지

밤이 와도 종이 울려도
세월은 가고 나는 남는다

손에 손잡고 얼굴 오래 바라보쟈
우리들의 팔로 엮은 다리 밑으로
끝없는 시선에 지친 물결이야 흐르건 말건

밤이 와도 종이 울려도
세월은 가고 나는 남는다

사랑은 가 버린다 흐르는 이 물처럼
사랑은 가 버린다
이처럼 삶은 느린 것이며
이처럼 희망은 난폭한 것인가

밤이 와도 종이 울려도



그들의  집이 미라보 다리를 두고 있었다하더군요.

그러나 그들의 사랑은 결실을 맺지 못하고, 마리 로랑생은 1차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직전 독일인 남작과 결혼하지만 불행한 결혼 생활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프랑스로 돌아온 그녀는 여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화가로 활동합니다.

그러나 1956년 6월 8일 향년 72세에 기욤 아폴리네르로부터 받은 편지들과 흰장미를 가슴에 얹은 채 심장마비로 세상을 뜹니다.

말년에 그녀가 남긴 시 <잊혀진 여인(진정제)>를 옮겨봅니다.

지루하다고 하기  보다 슬퍼요
슬프다기 보다 불행해요

불행하기 보다 병들었어요
병들었다기 보다 버림받았어요

버림받았기보다 나홀로
나홀로라기 보다 쫓겨났어요

쫓겨났다기보다 죽어 있어요
죽었다기보다 잊혀졌어요

슬프네요.  여자의 삶.  그 옛날 이야기겠죠?!

칠월 엄마나 마리 로랑생이나 20세기 여인네들이쟎아요.........

작년에 퍼진 'Me  Too' 운동이 더욱 활성화 되고 여성들의 삶이 나아지길 바란답니다.

숫타니파타의 가르침처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과 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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