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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미정 Mar 28. 2019

영화 '바이스'를 보고서.......

역사를 만들어가는 인간의 심리 기제.

 'Vice'를 검색하면 1. 대리의 2. 악이라는 의미 이렇게 두가지 뜻이 있슴을 알게 됩니다.

미국의 46대 부통령(Vice  President)이었던

딕 체니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바이스'는, 그의 아내 린 체니가 콜로라도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며 올A를 받음으로서 시작된다는 자막이 오르면서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그들 둘은 와이오밍주 거주하던 시절, 고등학생 때부터 사귀던 사이였고,  딕은 예일 대학에 입학하나  술로 허송세월하다 제적 당하는 신세가 됩니다. 그후 전기 설치 노동자로 일하던 중  어느날 전신주에서 떨어져 다리 골절상을 입은 동료에 대한 싸늘한 무관심의 태도를 취하는 분위기를 겪고는, 그리고 술이 떡이되어 저지른 철창행 과오를 저지른 후, 아내 린의 심한 질타 속에 거듭나기로 약속하고 와이오밍 대학에 입학합니다. 졸업 후 상원 인턴쉽 일을 시작하며 정계에 입문하며 그의 성공 스토리가 이어집니다.

그의 아내 린은 아버지의 외도와 폭력에 시달리며 살던 엄마의 삶과  남성 중심 사회에서 여자의 사회적 성취의 어려움을 알기에 남편을 통해 야망을 대리 충족하고픈 본인의 내면을 이야기하며 찌질한 남편을 추궁합니다.  어찌 되었든 아내 덕에 감추어져 있던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하는 딕.

그의 내면의 권력욕은 거침없고 카리스마 있는 럼즈펠드라는 인물에 매료되어 공화당원으로서 행보를 이어갑니다. 그와 그의 아내 린은 완벽한 한 팀이 되어 승승장구하며 엘리자벳과 메리 두 딸을 키워갑니다. 닉슨, 포드 대통령을 거쳐  아버지 부시 시대에는 국방부 장관을 역임하며 대권주자로의 가능성까지 회자되나, 둘째딸 메리가 동성애자임이 드러나 낙마하고 가족이 어려움을 겪을 것을 염려해, 정계를 떠나 유전 서비스와 건설업을 하는 헬리버튼사의  CEO를 맡으며 조용히 생활하게 됩니다. 그 순간에도 권력에 대한 욕망이 크던 아내 린은 이야기합니다. 딸의 문제가 발목을 잡으면 부정하면서 대권을 노려보자고......

2000년도에 아들 부시가 대권을 노리며 부통령 자리를 제안합니다. 그들 부부는 실권 없는 자리임을 알기에, 아들 부시와의 은밀한 거래를 통해 전례없는 권력 행사 시스템을 확보합니다.

그로 인해 9.11 이후 세계를 향한 미국의 무지막지한 군사력을 발휘하는 결정들에 관여하며 피의 역사를 쓰게 만든 장본인이 되지요.

그리고 헬리버튼사는 딕의 권력에 업혀 엄청난 이득을 취하게 되고.

딕의 심장은 세상을 공포로 몰아넣기엔 좀 역부족이었던가요?! 그는 5번의 심근경색을 겪습니다. 마지막에는 '죽음을 각오하라'는 의사의 진단이 있었으나 린만은 절대 딕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그리곤 심장이식을 통해 소생한 딕은 큰딸 엘리자벳이 와이오밍주 의원선거에 입후보하자 레지비언 둘째딸 메리를 아프게 하며, 동성결혼에 대한 애매한 반대 입장을 취하게 하여 당선을 돕습니다. 아내 린에 비해 메리에 대한 사랑이 더 돋보였던 딕의, 새로운 심장으로 더 막강해진 권력의지를 드러내는 장면으로 비치더군요.  메리의 오열과 함께.

 보수,  진보 뭐 그런 정치적 판단을 잠시 밀쳐두고,

딕 체니를 이끈 삶의 원동력, 그 기저에 그의 아내 린의 세상적 성공에 대한 야망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올초 BTS를 키워낸 방시혁씨가 모교 서울대 졸업식에서 했던  축사 중, '본인을 키운 건 분노였다'고 했죠.  린 역시 아버지의 폭력에 핍박 당하던 엄마의 삶에 대한 분노가 그녀를 키운 심리적 기제가 되었슴을 충분히 짐작케 합니다.

그녀는 남편의 성공을 통한 대리만족에  머무르지 않고 5권의 역사책도 써냈다고 하더군요.

분노가 폭력으로만 표출되지 않고 순기능도 할 수 있는 심리기제임을 보여주는 사례일 것입니다.

뭐 그들의 행보를 선과 악의 이분법적 해석을 하자들면 마지막 씬의 민주당, 공화당 지지자의 몸싸움이 되겠지만요.......

영화 제목 'Vice'가  가지는 두가지 의미, Vice President였던 딕 체니는 아내 린의 욕망의 대리자였을까요?! 그리고 두번째 의미,  악의 화신이었을까요?!

브런치 무비 패스로 감상한 영화 '바이스'에 대한 소회입니다.

참,  크리스천 베일의 완벽한 딕 체니로의 변신 정말 대단했구요,  린 체니의 20대부터 70대까지의 모습을 보여줬던 에이미 아담스 역시 멋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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