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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미정 May 18. 2019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에 대하여.....

열정인가?!  광기인가?!

 브런치 무비패쓰에 참여했습니다.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 71회 칸영화제 폐막작이었는데, 15분간 기립 박수가 이어졌던 화제작이었다네요.  간의 기대를 가지고 보기 시작한 영화는 나름 빠져들게 하더군요.

우리가 잘 아는 명작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로부터  시작하여 전개되는 이야기,  스페인의 풍광들....  거기다 얼마 전 <더 와이프>에서 열연했던 조나단 프라이스가 평생 구둣방을 하다 열정에 넘친 영화학도의 졸업 작품에 현지인으로서 케스팅 되어 돈키호테 역할을 맡은 이후, 본인이 진짜 돈키호테라 믿으며 기행을 일삼다, 오만에 만난 토비라는 그 영화감독을  '산쵸''라 부르며 기사인 본인을 따르도록 하는, 결국 <더 와이프>에서의 조셉 케슬먼 교수처럼 본인의 정체성을 숨기려하는 비굴한 인간형을 선보이고 있었으니까요. 그 근엄하고 고매한 얼굴로.  

돈키호테 역 조나단 프라이스

그런가 하면 현재 잘나가는 CF감독이나 열정은 식고 매너리즘에 빠져, 현재 찍고 있는 보드카 CF에 난항을 겪다가 본인의 졸업작품이었던 '돈키호테'DVD를 우연히 보게되면서 과거의 그 장소를 찾아가 돈키호테가 되어버린 구둣방 주인과 마주치며 황당한 상황에 빠지는 역할을 아담 드라이버가 맡고 있었습니다.

토비 역 아담 드라이버

그의 필모그라피는 화려하나 <페터슨>에서의 시를 쓰는 성실한 버스 드라아버 이미지가 깊게 각인되었는데, '또 다른 케릭터를 이렇게 참 잘 연기하는구나'란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나 사실 이 작품은 테리 길리엄 감독이 아주 오래 전부터 기획하고, 다른 배우들과 작업하기도 했으나 기회가 닿지 않다가 이번에 각각의 배우들과 함께 이루어낸 성과물이라네요.  어쩜 배역도 운명이 있나봐요.  

1940년생인 감독이 꾸준히 미쟝센이 돋보이는 영화들을 선보여 왔으나, 어느 순간 열정이 식어가는 본인을 자각하며 이번 작품을 써내려가고 영화감독으로서의 본인의 정체성과 열정을 일깨우고자 했던, 자전적 이야기가 아닌가 생각되더요.   허나 테리 길리엄 감독은 비관주의적 세계관을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돌시네아 역할을 맡겼던 까페 주인의 딸 안젤리카는, 토비의 말, '대스타가 될꺼야'란 말을 믿고 대도시로 떠났으나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형편이고,  산쵸, 그러니까 토비의 잘못으로 죽게되는 돈키호테, 구둣방 영감은 본인의 정체를 알고 있었노라고 실토하게 만들고 있었으니까요.

환상에 빠졌을 땐 금화로 보이던 것이 현실에 돌아오니 엽전임을 알게 되는 장면까지도....


그러나 역사는 그것이 광기임이 드러나더라도 나름 열정을 가지고 덤비는 자들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 아닐까요?!   노감독의 열정으로 이룩된 영화를 통해 이런저런 사유도 해보고,  실컷 웃어도 보는 시간을 가져봄으로써 삶에 활력을 얻는 것처럼.


헐리웃 영화답게 트럼프와 러시아를 엮어 표현하는 센스도 재미졌던 영화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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