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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미정 Jul 12. 2019

영화 <롱 샷>의 큰 그림

웃음으로 버무린 진지한 이야기.....

 브런치 무비 패스 시사회 참여했습니다.

 <롱 샷(long shot)>을 영어사전에서 검색하면,

1. 거의 승산이 없는 선수 2. 예상외의 결과

3. 확률이 매우 낮은 일 이란 뜻이라고 나오네요.

한국어 사전에선,  '카메라를 피사체로부터 멀리 떨어지게 두어 넓은 장면을 찍는 촬영 방법' 이란 결과를 얻게 되죠.

 감독 조나단 레빈이 할리우드식 로코 영화에 정말 확률이 매우 낮아 보이는 예상외의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세계 곳곳의 장소에서의 촬영과 거대한 정치,  사회 현상을 넓게 조망하는 기법들을 사용하여, 욕심부리며 선보인 영화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내용인즉,  어린 시절  베이비 시터 역할도 해준 옆집 누나 샬럿 필드(샤를리즈 테론 분)는 현재 미국의 최연소 국무장관입니다. 그녀는 다음 대선에 출마할 예정이죠.  그녀의 부족한 유머감각 점수를 높여줄 캠페인 연설문 작가로 프레드 플라스키(세스 로건 분)가 발탁되어 캠프에 합류합니다.  그는 기자였으나 회사가 거대 자본에 넘어가면서 실직하게 되고, 기분 풀러 친구와 간 90년대 인기 그룹 <보이즈 투맨>의 공연에서 첫사랑 누나와 우연챦게 마주치며 벌어진 일이.

큰 그림을 그리며 세상사 여러 문제를 건드리는 감독은, 디테일하게 순간순간을 묘사합니다.

프레드가 좋은 연설문을 쓰기 위해 샬롯에게 구체적이고도 섬세한 질문들을 던지는 것처럼.

중책을 수행하느라 늘 시간에 쫓기는 샬롯의 현실은 부족한 수면에 시달리고, 그 유명한 드라마 '왕좌의 게임'도 줄거리만 읽어서 숙지할 정도로 고달픈 상황인 거죠. 겉으로 드러나는 우아하고 정돈된 모습과는 상반된 삶.

그 현실 속에 대책 없는, 소신으로만 가득 찬 천방지축 프레드가 나타남은 신선한 충격이었을 거고.  그들은 사랑에 빠지게 되죠. 어린 시절의 기억들을 소환하며, <보이스 투맨>이란 추억 속의 뮤지션을 보면서.

프레드는 샬롯이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소녀였음을 환기시키며, 협상과 모략이 난무하는 정치 세계에서 뜻을 관철하도록 돕습니다.

제정신 차리고 살기엔 역부족인 환경에서 샬롯은 프레드의 도움으로 '약'을 한 상태에서 큰 문젯거리를 시원하게 해결하는 반전을 선보이기도 하고......

때론 우리도 예기치 못한 방법으로 좋은 결과를 끌어낸 기억들을 갖고 있죠.  그러면서 경계를 허물었던 경험들.  종교인들은 말하죠.  

악을 이용해서도 선으로 이끄시는 주님

이라고요.

 요즘 트렌드가 작품 속에 여성의 권력 의지를 드러내고 현실화시키는 것인데요.  

영화 <알라딘>의 재스민 공주가 그렇고,  <왕좌의 게임> 속 왕좌를 노리는 여성들이 그러합니다.

그녀들처럼 능력 있는 샬롯도 권력의지를 불태우고, 과거 남성들이 행했던 지저분한 중상모략과 담합이 아닌 솔직함이란 무기로 난관을 헤쳐니 갑니다.

 인간의 가장 은밀한 성적 욕망을 유머 코드로 사용하는 디테일의 힘을 발휘하며 ,

서로 다른 모습을 틀린 것으로 착각하지 말라.

고 강변하는 감독의 메시지를 낄낄거리면서 본 느낌입니다.

딱 들어맞는 두 배우의 캐스팅이 한몫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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