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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미정 Mar 02. 2020

공포를 승화한 예술......

예술가들의 공포.....

 예술가들은 깊은 내면으로부터 자신의 감정을 끌어올려 작품으로 승화하기 때문에, 일반 범부들이 그를 통해 위로받고 영감을 얻기도 합니다.

깊숙한 곳에 공포를 품었던 작가들의 예술품들을 살펴볼까 합니다.


 먼저 18~19세기 스페인의 궁정화가였던 프란시스코 데 고야(Francisco de Goya)의 작품 이야기입니다.

그는 스페인의 궁정화가를 지내기도 했으며, 나폴레옹의 침략 전쟁이 발발하자  전쟁의 공포와 비참한 결과를 담은 <전쟁의 참화> 연작 동판화를 제작합니다. 마드리드의 민중봉기를 극적인 사실주의로 표현했으며, 그의 인상주의적 양식이 19~20세기 화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판화집 <로스 카프리초스> 中 그의 자화상과 14번 6번 작품

 제6번 <아무도 서로를 모른다>에서 고야는

인간에게는 뿌리 깊은 거짓과 편견, 그리고 위선이 있다고 보았는데, 그러한 그에게 사회는 상호 간에 서로를 알 수 없는 '가면 무도회장'으로 여겨졌나 봅니다. 아쿠어틴트로 처리한 비현실적인 느낌의 은회색 배경에 기묘한 표정의 사람들이 보이고 전면에는 위선의 가면을 쓴 남녀가 구애를 하고 있습니다.

제14번 <희생물>에서는,  신랑은 매력이라고는 전혀 없는 부자이며 애처로운 신부와 맞바꾸는 것은 가족의 안정된 생활입니다. 신랑은 굽은 꼽추의 등과 바지의 무늬에 의해서 개구리의 특성과 유사하게 묘사되어 있는데, 인상학에서는 개구리는 탐욕과 호색의 상징이라고 합니다. 당대의 계산적인 결혼에 대한 풍자였다죠.

고야는 판화집 <카프리초스>의 부제를 이렇게 부쳤다 합니다.

이성이 잠들면 괴물이 깨어난다.

작풀1 -  <마녀들의 연회>, 1820~1823

  또한 고야는 1820년부터 약 4년에 걸쳐 자기 집 실내 벽에 검은색을 사용하여 벽화를 14점 그립니다. <검은 그림> 연작이라고 하죠.

그중 위 그림은 깊은 밤 숫염소 모습을 한 악마와 마녀들이 모여 잔치를 벌이는 장면을 그린 작품입니다.  인간의 악한 본성에 해당하는 광기, 폭력성, 잔혹함을 표현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색이 검정이라고 생각했죠.

이상한 소음과 청각상실로 고통받던 고야는 신경약에 걸렸다고 알려지며,  전쟁 이후 왕가의 신임을 잃은 그가  퀸타 델 소르도에서 남긴 <검은 그림> 연작 가운데 <자식을 삼키는 사트루누스>를 식당 정면에 그려놓고 감상하면서 식사를 했다고 합니


 


  공포를 잘 표현한 화가로 단연 노르웨이 화가

에드바르트 뭉크를 꼽을 수 있을 겁니다.

그의 <절규>는 모든 이로부터 공포심에 사로잡힌 인간의 그 엄청난 순간에 공감하도록 이끄니까요.

뭉크 자신의 표현입니다.

나는 두 친구와 함께 길을 걷고 있었다. 그런데 하늘이 핏빛으로 물들었고, 나는 갑자기 걷잡을 수 없는 슬픔에 빠졌다. 나는 멈춰 서서 난간에 기댔다. 너무도 피곤했기 때문이다. 암청색 피오르드와 도시 위로 피가 불길처럼 날름거리고 있었다. 친구들은 계속해서 길을 갔고, 나는 두려움에 떨며 홀로 뒤처졌다. 나는 대자연으로부터 엄청난 절규가 끝없이 흘러나오는 소리를 들었다.

     당시 오슬로 하늘과 자연은 인도네시아의  크라카타우 섬에서 발생한 화산 폭발의 여파로 실제로 이상현상을 보였고 그 강렬한 경험을 뭉크는  예술 작품으로 표현하게 됩니다.

그의 감정 어린 시절부터의  죽음에 대한 공포와  침울한 가정 배경에서 기인합니다.

뭉크는 허약하게 태어났으며 선천적으로 류머티즘을 앓아 평생 관절염과 열병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다섯 살 어린 나이에 어머니가 폐결핵으로 사망하였으며 열네 살이던 해에는 한 살 위인 누나 소피에 마저 어머니와 같은 병으로 사망합니다.

어머니의 사망 이후 우울증을 보인 아버지로부터의 학대는 그를 더욱 힘들게 했다고 전해집니다.

<절규>만큼이나 그의 고통을 표현한 작품이 누나 소피에의 죽음을 그린 <병든 아이>입니다.

 


 이번에는 일본 작가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 이야기입니다.

쿠시마 야요이

그녀는 일본  나가노의 부유한 집안 4남매 中 장녀로 태어납니다.  어려서부터 만주 침공 등 전쟁 속에서 자라게 되어 정신질환을 앓게 됩니다. 하지만 그녀의 어머니는 그것을 병으로 인지하지 못하고 교육이 부족한 탓으로 여겨 매질을 하여 마음의 상처를 입혔으며, 아버지마저 집을 나가게 되자 야요이는 강박증에 시달리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집안의 빨간 꽃무늬 식탁보를 본 뒤, 눈에 남은 잔상이 온 집안에 보이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둥근 물방울무늬로 변형된 잔상은 계속해서 따라붙어 다녔고 이 환영을 가지고 작업을 하여 그의 특별한 작품들을 탄생시켜 나갑니다.  1952년 23세 때 마츠모토 시민 회관에서 열린 전시에서 나가노 대학의 정신 의학 교수인 니시마루 시호 박사에 의해 자신이 정신질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나는 나를 예술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유년시절에 시작되었던 장애를 극복하기 위하여 예술을 추구할 뿐이다.

그녀의 말입니다.


 이번에는 장르를 바꾸어 '베르사유'라는 역사적인 건축물을 남긴 태양왕이라 불린 프랑스의 루이 14세 이야기입니다.

그가 베르사유 궁전을 건설하게 된 이면에는 재무장관 니콜라 푸케의 멋진 저택을 보고 질투심에 사로잡힌 나머지, 왕의 절대 권력을 보여주기 위한 무리수였다는 추측이 있습니다.

태양왕은 스스로 나라의 핵심이 되었고, 정치적으로든 사생활에서든 자신을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기야 직성이 풀렸다 합니다. 예술을 향유함에서도 남달라 스스로 발레 공연 무대에 오르기도 하였으니, 미술사학자 헨드릭 빌렘 반 룬은  평하습니다.

왕으로 태어났기에 망정이지 아니면 한량이 되었을 인물이다.


그의 아버지 루이 13세와 어머니 합스부르크 가문의 안 도트리슈가 결혼한 지 23년 만에 극적으로 태어난 루이 14세는 국가적인 축복이었지만 그의 어린 시절은 불행 그 자체였습니다.  아들에 대한 기대가 지나쳤던 루이 13세는 3살 배기에 불과한 아들이 제대로 예의를 갖추지 않았단 이유로 사정없이 매질을 하는 모진 아버지였습니다.  5살이 채 되기 전에 아버지의 급서로 즉위하게 되었고, 어머니가 섭정하였으나 대부분의 국사는 추기경이자 재상이었던 쥘 마자랭이 맡았고, 23세에 친정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그의 출생에 대한 무수한 뒷얘기가 끊이질 않으며, 왕위를 지속하기 위한 악행들에 대한 '철가면'  등의 추측들이 계속되어 옵니다.

루이14세 초상화들

넷플릭스에서 본 드라마 <베르사유>에서  루이 14세는 말합니다.

신이 너를 왕으로 선택했고
태양이 너를 축복했단다
하나 정말 중요한걸 아직 얻지 못했지
권력!
권력이 없다면 넌 사라질 테고
프랑스도 너와 운명을 함께할 게다
성이 없는 왕은 진정한 왕이 아니란다
그리고 이제 넌 낙원을 꿈꾸지
하나 그 낙원은
네 손으로 지어 온 세상에 알려야 하느니라
루이 대왕이 도래했노라고!
드라마 <베르사유>의 장면들

베르사유 궁전은 그렇게 루이 14세의 공포로 탄생한 작품이었던 것이지요.

   


  이번엔 영화 <기생충>과 봉준호 감독 이야기입니다.

감독의 인터뷰 기사에서,  본인은 불안증이 심하여 의사에게서 투약을 권유받았지만, 약을 먹으면 작품을 쓸 수가 없어 어려움을 감내하며 시나리오를 창작한다지요.

알려졌듯이 그는 학부에서 사회학을 전공하였고, 그의 섬세한 촉수로 양극화 사회로 야기되는 문제를 그려낸 작품 <기생충>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한 뛰어난 감독의 인간성 파괴에 대한 공포로 탄생한 영화.  

https://play-tv.kakao.com/v/406450987

세계화 시대에 많은 나라들의 여러 민족들이 이 영화에 공감하여 상을 주고 흥행 열풍이 한창입니다.


  그런데 이 시점에, 온지구가 하나로 연결되는 지금,  '코로나 19'라는  새로운 바이러스로 인하여 공포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 공포를 어떠한 상상력으로 승화할 수 있을까요?!


고야는 말하였다죠?!

.....모든 문명사회는 수없이 많은 결점과 실패로 가득 차 있다. 이는 악습과 무지, 당연한 것이 되어버린 이기심으로 인해 널리 퍼진 편견과 기만적 행위에 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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