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찾아 삼만리
나는 퇴사를 했다. 퇴사 꿈나무를 마음먹고, 6개월을 버티고 퇴사를 했다.
2~3개월 만에 퇴사를 할걸 하는 생각도 들었고, 갖가지 생각들이 들었지만 어찌 되었거나 6개월을 버티고
나는 드디어 회사를 탈출했다.
무슨 꿈이 있어서 퇴사를 했는가? 묻는다면, 나는 꿈이 없다.
퇴사가 꿈이고, 회사를 다시 들어가지 않는 것이 내 목표이다.
회사는 내 인생을 좀먹게 하는 곳이라는 생각이다.
퇴사를 하고 나니 생각이 너무 편해지고, 감정의 요동이 멈추고 사람이 평온해짐을 느낀다.
타인에 의해서 감정이 요동치치 않는 것이 너무나 좋고, 듣기 싫은 말, 보지 않고 싶은 사람들을
참아내면서 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내게는 너무나 큰 행복이다.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3년을 버텼다.
입사 후 6개월 동안은 정말 한 달 한 달이 고비였지만, 어느 센가 적응하고 나서 6개월이 된 나는
이제 퇴사하면 퇴직금이 아까워서 6개월을 꾸역꾸역 버텨냈다. 이후에 갑자기 나를 매일 괴롭히던
상사가 사표를 쓰게 되었다. 그래서 회사를 더 나니게 되었다. 내 뒤에서 내 모니터만 쳐다보면서
감시하던 사람, 그 사람 때문에 상담을 다녔다. 회사만 가면, 분노가 치밀어 오르고 속이 답답하고
뛰어내리고 싶었고, 깝깝했다. 일도 하나도 하지 않고, 매일 회사에 담배만 피우러 오고, 남의 눈치만
살살 맞추던 무능한 상사. 저런 한심한 인간이 회사의 녹을 먹으면서 산다는 것이 참...
인생사 남의 비유만 잘 맞추면 사는 세상인가?라는 생각을 많이 들게 한 인물이었다. 그런 사람이 이제는
어느 한 회사의 대표가 됐다니 웃길 노릇이지만.
1년 차에서 2년 차로 넘어가는 시기에 회사에 많은 인원들이 대거 퇴사를 하였다. 다들 퇴직금만 받고 떠났다. 친한 사람도 떠나고, 일의 합이 잘 맞았던 동료도 떠나고 그가 떠날 수 있게 나는 조금 더 회사 생활을 버텼다.
편히 떠날 수 있도록, 그러고 나니 2년 차가 되었다. 이후로 나를 하찮게 여기던 후배가 업신여기기 시작했다. 타인의 배려할 줄 모르는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은 윗사람에게만 잘하기 마련인데, 사람의 캐릭터는 참 한결같다. 그와 비슷한 사람이 두 번이나 스쳐 지나가고 온갖 잔소리와 흔들림을 견디고, 모진 수난을 겪고 나니
사람이 너덜너덜 해졌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나라의 덕을 참 많이 봤다. 코로나 이후로 상담이 참 잘되어져 가는 나라가 되고 있다. 이전에는 상담을 받는 사람은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취급됐었는데, 이제는 일상 속에 한 부분이 되었다. 그 덕분에 회사생활을 견딜 수 있는 활력이 되었다. 총 3번의 상담을 회사 다니는 동안 받았다. 분노의 끝에는 상담이 있었다. 그 덕분에 내가 죽지 않고, 살아서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상담에서 내가 알려준 것은 감정을 써 내려가는 감정일기였다. 퇴근을 하고 집에 와서 저녁을 먹고 뒹굴거리면 금세 잠을 청할 시간이 온다. 감정의 카오스와 마냥 쉬고 싶은 마음이 어우러지는 자정의 시간, 그 시간에 잠시 시간을 내서 일기를 종종 쓰게 되었다. 요즘에 글을 쓰게 된 원천이 그런 시간들이 쌓여서 이렇게 계속 글을 쓰는 거 어려움이 줄어든 것 같다. 막상 일기를 쓰노라면, 그날의 안 좋은 감정들이 생각이 나지 않을 때도 있었다. 퇴근하고 이후의 시간들이 나에게 힐링의 시간이 되었다면.
20대의 시절에 회사를 다녀오고 나면, 그날도 어김없이 회사의 스트레스로 인해 넉다운이 되고 하루 종일 누워만 있었다. 분노가 휩싸이고 억울함과 섭섭함과 답답함이 나를 움직이지 못하도록 짓눌렀다. 어찌 보면 핑계로 보이겠지만, 감정을 표현하고 꺼내는 법을 몰랐다. 무조건 참아야 하고, 말하지 않아야 하고 상사에게 그런 부정적인 피드백을 주면 안 되는지 알았다. 어른이니까. 그런데, 상담을 하면서 알게 된 건, 그 사람은 어른이 아니라는 사실이며 그와 나는 다른 바가 없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어릴 때는 어른에 대한 환상이 있었던 거 같다. 어른이 되면, 완벽한 인간이 되는지 알았다. 누구든지 품어내고 너그러운 사람, 물질에도 넉넉한 사람 어떤 사람에게든 여유를 베풀 수 있고, 필요한 것을 마음껏 사고, 밥을 살 수 있는 사람. 막상 30대 후반이 되어보니, 내가 꿈꾸던 어른은 티브이가 만들어준 상상 속의 캐릭터였다. 세상엔 참 못난 사람이 많다. 나도 타인에게 못난 부분이 있는 사람이겠지만, 드라마의 한 대사처럼, 나도 어떤 사람에겐 나쁜 사람이겠지.
말이 길어졌고, 생각이 흐르는 대로 글을 써 내려가보니 별 얘기를 다 썼다고 느껴진다.
회사 생활을 견디게 해 준 상담, 좋은 동료들, 생활을 할 수 있게 해 준 노동의 가치보다 작은 월급.
그 덕분에 3년 2개월이라는 회사 생활을 견뎠다. 잘했다. 나 자신.
다신 만나지 말자. 회사라는 집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