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치앙마이에 도착하다

by 사막나비

비행기 문이 열리자 따뜻한 공기가 안으로 밀려 들어왔다.

잠깐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공기의 냄새가 낯설었다.

습기가 조금 섞인, 달콤하면서도 흙 같은 냄새였다.

사람들이 천천히 앞으로 움직였다.

그 흐름에 따라 비행기에서 내려왔다.

공항은 생각보다 작았다.

천장에는 느리게 돌아가는 선풍기가 달려 있었고,

어디선가 태국어 방송이 낮게 흘러나오고 있었다.

배낭 끈을 조금 고쳐 멨다.

출구를 나오자 공기가 더 따뜻해졌다.

공항 앞에는 택시 기사들이 서 있었다.

누군가는 종이에 이름을 적어 들고 있었고,

누군가는 여행객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잠깐 그 풍경을 바라보았다.

아무도 나를 기다리고 있지 않았다.

그 사실이 이상하게도 마음을 가볍게 했다.

천천히 길을 건너 작은 택시 승강장 쪽으로 걸어갔다.

기사 한 사람이 나를 보며 물었다.

“택시?”

고개를 끄덕였다.

“치앙마이 시내요.”

차는 천천히 공항을 빠져나갔다.

도로 양쪽에는 키 큰 나무들이 서 있었다.

바람이 지나갈 때마다 잎이 조금씩 흔들렸다.

창문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도시는 생각보다 조용했다.

작은 식당들, 오토바이, 길가에 서 있는 개 한 마리.

사람들은 천천히 걸었다.

신호등도

차들도

어딘가 느리게 움직이고 있었다.

문득 생각했다.

여기에서는

시간이 조금 다른 속도로 흐르는 것 같다고.

택시는 오래된 성벽을 지나 좁은 길로 들어갔다.

“올드타운.”

기사 아저씨가 말했다.

고개를 끄덕였다.

게스트하우스 앞에서 차가 멈췄다.

돈을 건네고 차에서 내렸다.

골목은 조용했다.

멀리서 개 짖는 소리가 들렸고,

어딘가에서 향 냄새가 희미하게 흘러왔다.

배낭을 어깨에 다시 멨다.

그리고 잠깐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정말로 여기까지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도시에는

나를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내일

코끼리 보호센터로 갈 예정이었다.

일주일 동안 머물며

자원봉사를 하기로 했다.

어제까지의 삶이

아주 멀리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천천히 게스트하우스 문을 열었다.

그때는 아직 몰랐다.

이 도시에서

코끼리를 만나게 될 거라는 것을.

수요일 연재
이전 07화#7. 짐 싸는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