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문이 열리자 따뜻한 공기가 안으로 밀려 들어왔다.
잠깐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공기의 냄새가 낯설었다.
습기가 조금 섞인, 달콤하면서도 흙 같은 냄새였다.
사람들이 천천히 앞으로 움직였다.
그 흐름에 따라 비행기에서 내려왔다.
공항은 생각보다 작았다.
천장에는 느리게 돌아가는 선풍기가 달려 있었고,
어디선가 태국어 방송이 낮게 흘러나오고 있었다.
배낭 끈을 조금 고쳐 멨다.
출구를 나오자 공기가 더 따뜻해졌다.
공항 앞에는 택시 기사들이 서 있었다.
누군가는 종이에 이름을 적어 들고 있었고,
누군가는 여행객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잠깐 그 풍경을 바라보았다.
아무도 나를 기다리고 있지 않았다.
그 사실이 이상하게도 마음을 가볍게 했다.
천천히 길을 건너 작은 택시 승강장 쪽으로 걸어갔다.
기사 한 사람이 나를 보며 물었다.
“택시?”
고개를 끄덕였다.
“치앙마이 시내요.”
차는 천천히 공항을 빠져나갔다.
도로 양쪽에는 키 큰 나무들이 서 있었다.
바람이 지나갈 때마다 잎이 조금씩 흔들렸다.
창문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도시는 생각보다 조용했다.
작은 식당들, 오토바이, 길가에 서 있는 개 한 마리.
사람들은 천천히 걸었다.
신호등도
차들도
어딘가 느리게 움직이고 있었다.
문득 생각했다.
여기에서는
시간이 조금 다른 속도로 흐르는 것 같다고.
택시는 오래된 성벽을 지나 좁은 길로 들어갔다.
“올드타운.”
기사 아저씨가 말했다.
고개를 끄덕였다.
게스트하우스 앞에서 차가 멈췄다.
돈을 건네고 차에서 내렸다.
골목은 조용했다.
멀리서 개 짖는 소리가 들렸고,
어딘가에서 향 냄새가 희미하게 흘러왔다.
배낭을 어깨에 다시 멨다.
그리고 잠깐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정말로 여기까지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도시에는
나를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내일
코끼리 보호센터로 갈 예정이었다.
일주일 동안 머물며
자원봉사를 하기로 했다.
어제까지의 삶이
아주 멀리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천천히 게스트하우스 문을 열었다.
그때는 아직 몰랐다.
이 도시에서
코끼리를 만나게 될 거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