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산티아고로 가는 길

by 사막나비

그날 저녁 보호구역 식당에는 여행자들이 몇 명 모여 있었다. 긴 나무 테이블 위에는 간단한 음식이 놓여 있었다. 밥과 채소, 그리고 따뜻한 수프였다.

나는 접시를 들고 자리에 앉았다.

하루 종일 숲을 걸어서인지 몸이 조금 피곤했다.

맞은편에 앉은 남자가 먼저 말을 걸었다. 그는 브라질에서 왔다고 했다. 이름은 파울로였다. 짙은 갈색 머리를 묶고 있었고 어깨에는 낡은 배낭이 놓여 있었다.

“여행 중이에요?”

그가 물었다.

“그런 것 같아요.”

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그렇게 말했다. 아직 어디까지 갈지 정한 것은 아니었다.

파울로는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여행 중이에요. 조금 긴 여행이죠.”

그는 숟가락으로 수프를 천천히 저었다.

“어디까지 가는데요?”

내가 묻자 그는 잠시 웃었다.

“산티아고.”

나는 그 말을 처음 들은 것처럼 잠시 멈췄다.

“스페인에 있는 순례길요?”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거기까지 걸어가요. 몇 달 걸리겠지만.”

나는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산티아고.

그 단어는 낯설지 않았다. 책에서 몇 번 본 적이 있었고 여행 프로그램에서도 들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언제나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파울로는 말했다.

“사람들은 순례길에서 답을 찾으려고 해요.”

그는 잠시 창밖의 어둠을 바라봤다.

“그런데 대부분은 답을 찾지 못해요.”

나는 웃었다.

“그럼 왜 가요?”

파울로도 웃었다.

“걷다 보면 질문이 조금 바뀌거든요.”

나는 그 말을 듣고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식당 밖에서는 벌레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숲의 밤은 생각보다 깊었다.

파울로는 가방에서 작은 노트를 꺼냈다.

“이야기를 쓰고 있어요.”

그는 말했다.

“순례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요.”

그 노트를 잠시 바라봤다.

“당신은 뭐 하는 사람이에요?”

그가 물었다.

“편집자예요.”

파울로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일이네요.”

나는 잠시 웃었다.

“남의 이야기를 다듬는 일이죠.”

그날 밤 방으로 돌아왔을 때 창문을 열었다. 숲에서 바람이 조금 들어왔다.

침대 위에 앉아 있었다. 문득 파울로의 말이 떠올랐다.

걷다 보면 질문이 조금 바뀐다.

그 문장을 한동안 생각했다.

그리고 아주 잠깐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나도 한 번쯤은 걸어봐야 할지도 모른다고.





별자리의 조각






그날 밤 숲은 낮보다 훨씬 조용했다.

식당 뒤쪽에는 작은 나무 벤치가 몇 개 놓여 있었다. 여행자 몇 명이 밖에 나와 앉아 있었다. 위쪽 하늘에는 별이 생각보다 많이 떠 있었다.

벤치에 앉아 있었다. 낮 동안 본 코끼리의 모습이 아직도 머릿속에 남아 있었다.

잠시 후 파울로가 밖으로 나왔다. 그는 손에 작은 노트를 들고 있었다.

“여기 앉아도 돼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파울로는 벤치에 앉아 하늘을 올려다봤다.

“도시에서는 이런 별을 잘 못 보죠.”

나는 잠시 하늘을 바라봤다.

별들이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였다.

“저 별들은 전부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해 본 적 있어요?”

파울로가 물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켰다.

“사람들은 저 점들을 이어서 모양을 만들었어요. 사자도 만들고, 사냥꾼도 만들고, 물고기도 만들었죠.”

나는 잠시 그 말을 듣고 있었다.

“하지만 사실은 그냥 점들이에요.”

파울로는 웃으며 말했다.

“사람이 연결한 거죠.”

나는 그 말을 듣고 다시 하늘을 바라봤다.

별들은 여전히 흩어져 있었다.

그는 노트를 무릎 위에 올려놓았다.

“나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해요.”

그가 말했다.

“사람의 삶도 별자리 같다고요.”

나는 잠시 그의 말을 기다렸다.

“우리는 태어날 때 별자리 퍼즐을 하나씩 들고 태어나요.”

그는 손가락으로 공중에 작은 원을 그렸다.

“살면서 여러 가지 조각을 얻죠. 좋은 일도 있고, 힘든 일도 있고, 이상한 일도 있어요.”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파울로는 다시 하늘을 바라봤다.

“그런데 대부분 사람들은 어떤 조각을 버려요.”

그가 말했다.

“특히 아픈 기억 같은 것들.”

숲에서 바람이 조금 지나갔다.

나무 잎이 아주 작게 흔들렸다.

“하지만 그 조각도 결국 별자리의 일부일지 몰라요.”

나는 잠시 눈을 감았다.

수채화 종이 위로 번지던 물감이 떠올랐다.

“그래서 순례길을 가는 거예요?”

내가 물었다.

파울로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 별자리가 어떤 모양인지 조금 알아보고 싶어서요.”

나는 다시 하늘을 바라봤다.

별들은 여전히 흩어져 있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조금 전보다 서로 가까워 보였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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