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이 시원하다!
제목을 정하고 나니 심신이 아주 개운하다~
그 이유인즉슨
나 자신을 인정했기 때문이랄까
그리고 앞으로 자유로운 글을 쓴다는 선포이기도 했다.
최근 나는 12회 브런치 공모전으로 소설을 연재하고 있었다.
한편으로는 에세이형식의 글을 쓰려고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게 웬일!
비슷한 시기에 시작한 지인들이 브런치에서 에세이로 날아다니는 것이었다.
다음에 게재되면서 하루에 통계가 오천, 만 명이 넘고,
인기의 척도인 악플도 달리는 것이었다!
두둥~
내가 읽어봐도 제목에서부터 고민한 티가 나는데
'제목만 그럴 듯 한가' 했더니,
그것도 아닌 것이 본문글을 읽기 시작하면 나도 모르게 하염없이 빨려 들어갔다.
글의 물결을 따라 설레기도 하고 스릴이 넘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응원해주고 싶기도 했다.
아니~
다른 능력들도 많고 잘 나가면서 글까지 잘 쓰면 어쩌자는 거야~?
글 하나밖에 없는 나는 뭐냐고!
부러웠지만 어느새 주눅이 들었다.
그녀들이 응원해 준다 한들 같은 처지가 아닌데, 내가 즉시 '오! 고마워! 바로 글을 써볼까?'라고 하겠냐고~
하하하~
(그래도 따뜻한 응원은 고마웠다)
그리고 브런치에서 활동하시는 작가님들의 글을 읽으면서 내가 우물 안의 개구리임을 분명하게 깨달았다.
실력자들이 지천에 널려있는데 내 글로 어디 명함을 내밀 수나 있을까...
그래서 나는 9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전전긍긍해하며 불편한 마음으로 브런치를 대하기 시작했다.
한편으로는 '아예 들어오지 말고 거리를 두다 보면 뭘 쓸지 생각나지 않을까' 해서 멀리했기도 했고 또 잠수도 탔었지만, 공모전을 위한 소설 연재와 그녀들의 글을 읽기 위해 마음을 비우고 다시 들어와 보곤 했다.
평소 메모장에 적어놓은 소재거리가 있었지만, 쉽사리 브런치로 옮길 수 없었는데,
오늘은 달랐다.
왜냐 난 폭주하고 있으니까!
내 특성 중 하나가 벼랑 끝까지 가면 폭발한다는 점이다.
참고로 분노조절장애는 아니니 이상하게 생각하지 마시길!
예를 들어, 풀리지 않는 미래에 있어서 낙심해하고 힘들 때가 정기적으로 있는데, 그때마다 축 처지고 기운이 없다가도, '왜 내가 이러고 있어야 돼!'라고 하면서 '낙심도 지친다!'는 말이 힘차게 나오며 정신을 차린다.
이번에도 '내가 왜 이러고 있어야 돼!'라고 하면서 솔직한 마음이 '툭'하고 튀어나왔다.
'그래! 나는 글을 못 써. 실력도 없어. 그런데 글을 좋아하고 쓰고 싶어 해. 그래서 어쩌라고!'
계속 앞을 가로막는 건,
그녀들도 아니고
브런치의 실력 좋으신 작가님들도 아니고
'바로 나 자신'이라는 걸 알고 있는데도
그 현실을 깨뜨리기까지 달궈질 시간이 필요한 바보 같은 나다.
내 앞길을 막는 내 부정적인 나에게
'어쩌라고!'를 외치면서,
긍정적인 마음의 도움을 받아
매거진의 주제를 정하고 이 글의 제목을 정했다.
주제 없이 예고 없이 내 마음대로 부담없이 쓸 글,
씨불이고 나불대고 지껄이고 뇌까리는 글.
욕은 아니다.
그만큼 편하게 솔직하게 내 생각을 쓴다는 뜻이다.
앞으로 뭘 쓰지?
고민해 보지만 소용이 없다.
글쟁이들은 공감할 '떠올라야 쓰지!'가 답일 것이기 때문에.
시작이 반이랬다.
작심삼일은 노놉!
'한 걸음 어렵게 뗐으니 쓰나미처럼 가보자'라고 다짐하고 싶지만 이러면 또 부담이 되니까,
그냥 쓰고 싶을 때 내맴대로 편하게 쓰자!
뇌까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