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왜 소리 지르며 말할까?

학교식당에서

by 마리안

오전 10시 40분. Pre-K 솜털 같은 아이들이 한 줄로 선생님과 함께 식당 안으로 들어온다. 음식 배식대 앞에 선 아이들은 키가 작아 내 쪽에서 내려다보면 그저 얼굴만 보인다. 선생님이 건네주는 식판을 작은 손에 받아 들고 각자 원하는 음식들을 선택하기 위해 그들은 만세를 해야 한다. 마치 하늘 위에 떠 있는 음식을 붙잡기 위해 손을 뻗치듯 작은 손들은 무척 어설프다. 그중에 한두 명은 매일 식판을 엎는다. 크고 약한 스티로폼 식판에 비해 그들의 손이 너무 작았던 탓이다. 엎은 아이는 턱을 오물오물거리며 울 준비를 한다. 그러면 선생님이나 직원들이 달려가 우는 아이를 달래고 새 식판을 손에 쥐여준다. 그들이 계산하기 위해 내 앞에 서 있을 때 내 마음은 평안했다. 왜냐고? 그들은 나의 서툰 영어를 알아채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대화도 별로 없었다. 왜냐고? 그들 역시 말을 잘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저 먹겠다는 그들의 진심과 먹이겠다는 나의 진심이 만나는 순간. 말이 필요 없는 인간 대 인간의 만남. 나는 이뻐 죽겠다는 눈빛을 발사하고 그들은 그걸 알아들었다.


계속해서 아이들이 학년별로 들어왔다. Kindergarten만 해도 계산대 앞에서 얼마나 쫑알쫑알 말을 거는지 모른다. 그래도 여전히 귀엽다. 고맘때쯤 아이들은 그냥 아무 말이나 막 던진다. 맥락도 없고 발음이 새는 애들도 있다. 못 알아듣는 건 내 잘못이 아니라 쟤들 잘못이다. 말을 이상하게 한다. 그래서 나도 이상하게 말해도 괜찮다.


1학년부터 3학년 아이들은 그야말로 난장판이다. 정신이 하나도 없고 어찌나 바쁜지, 음식 담으랴 친구와 떠드랴, 춤추랴, 온갖 호들갑을 떠는 아이들이 줄줄이 사탕처럼 들어온다. 얘네들은 말을 너무 잘한다. 이제부터 못 알아듣겠다. 여전히 맥락이 없지만 달라진 건 흥분 상태다. 모든 에너지는 목소리로 분출되는 듯하다. 수백 명의 아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침을 튀며 서로 말하겠다고 아우성이다. 한자리에 앉아서 밥을 먹지도 못한다. 여기 앉아 먹다 저기 친구에게 갔다, 너무 바빠서 밥이 어디로 들어가는지 모를 지경이다. 이쯤 되면 참다못한 선생님이 마이크를 잡고 식당 앞 단상에 올라선다. 아주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천천히 말한다. 그 낮고 부드러운 그 목소리가 훨씬 무섭다. "여러분은 지금 너무 시끄럽습니다. 이제부터 3분간 아무도 움직이지 말고 아무 말도 하지 마세요."


나는 이 순간이 마치 외계에서 지구로 막 도착한 것 같기도 하고, 반대로 지구에서 외계로 가 무중력 상태가 된 것 같기도 했다. 우리는 모두 공중에 둥둥 떠다니며 그들은 밥을 먹고, 나는 계산을 하는 것 같았다.

잠시 후, 선생님은 말했다. "아주 좋습니다. 이제부터 질서 있게 말하고 소리 지르지 않습니다. 알겠어요?" 선생님이 마이크를 내려놓는 순간, 우리는 모두 다시 지상으로 내려왔다. 다시 소리 지르고 뛰어다니고 식판을 쏟고.


때때로 내 귀는 소음을 감당할 수 없을 지경이 될 때가 있었다. 그러면 내 안의 어떤 욕구가 꿈틀거리며 목구멍까지 울컥울컥 올라온다. 에드바르 뭉크(Edvard Munch)의 '절규(The Scream)'처럼 "Shut Up!"이라고 외치고 싶어졌다. 아이러니하게도, 조용히 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나 역시 소리 지르고 싶은 욕구가 치밀어 올랐다. 과연 무엇이 먼저였을까? 나도 소음에 감염된 것일까? 도대체 왜 아이들은 소리 지르며 말할까?


하도 신기해서 AI를 통해 아동발달학적 이유를 찾아봤다.

첫째, 언어 능력 미숙. 강한 감정을 표현할 때 자연스럽게 목소리를 높인다. 둘째, 청각 발달과 환경 적응 능력의 부족. 자신의 소리가 어떻게 들리는지 인식이 안 된다. 음량 조절이 필요하다는 것을 배울 필요가 있다. (실제로 학교에서 'indoor voice' 사용을 권고하는 글이 로비 게시판에 큼지막하게 붙어 있다.) 셋째, 흥분과 감정 조절 능력 부족. 넷째, 주목받고 싶은 욕구. 경쟁적인 마음. 다섯째, 운동 및 에너지가 넘치는 자연스러운 시기


되레 질문이 하나 더 늘었다.

"에잉? 뭐지? 왜 이리 낯설지 않지? 다섯 번째 이유만 빼면 성인들의 모습과 하나도 다를 게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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