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발과 푸른 눈의 조나단은 4학년 학생이었다. 장래가 촉망되는 외모의 아이였다. 조나단은 음식과 함께 선반에 있는 과자를 집어 들었다. 그의 계좌를 보니 잔액이 부족했다. 거절이 쉽지는 않지만 그냥 줄 수도 없는 일. 최대한 상냥하게 과자는 안된다고 말해주었다. 마음 아파한 것도 잠시, 내가 다른 아이와 이야기하는 틈을 타, 조나단은 과자를 훔쳐 잰걸음으로 도망쳤다. 내가 목격한 첫 도둑질이었다.
그때 바로 아이를 불렀어야 했는데, 나는 너무 당황스럽고 이 일이 학교에 보고되었을 때 조나단이 당할 일이 두려웠다. 그 애가 이전에도 도둑질을 했는지, 이번이 처음인지 나는 알지 못했다. 모든 학생들이 계산대 통과를 마친 뒤, 주방에 들어와 선배인 몬티에게 이 사실을 말했다. 몬티는 그 애가 누구였냐고, 가만두지 않겠다며 말하라고 다그쳤지만 나는 말하지 않았다. 다만 그런 일이 또 발생하면 내가 말하겠노라고 했다.
그리고 그런 일은 또 발생했다. 돈이 부족한 아이들은 식사를 한 번밖에 먹을 수가 없는데, 조나단이 마치 처음 먹는 것처럼 나타나 거짓말을 했다. 한참 배고플 나이기에 양이 부족했을 것을 너무 이해했지만, 아이가 거짓말을 쌓아가는 것을 용납할 수는 없었다. 나는 조나단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물었다. "조나단, 정말이야?" 조나단의 푸른 눈이 심하게 흔들렸다. 나는 사람의 눈이 그토록 정직하게 흔들리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조나단은 고개만 끄덕일 뿐, 내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나는 그에게 말했다. "그래, 가져가. 난 너를 믿는다." 조나단이 음식을 들고 힘없이 자리로 갔다. 다음에도 또 이런 일이 있으면, 내 반드시 보고하리라...
그 후 조나단은 내게 거짓말하지 않았다. 훔치지도 않았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조나단은 엄청난 부잣집 아들이었다. 부모가 모두 변호사이고 대저택에 사는 아이였다. 조나단은 언제나 식탐이 많았고 허기져있었다. 음식을 세 번 네 번씩 가져다 먹고, 과자와 아이스크림을 절제 없이 원했다. 하기야 절제하는 아이가 어디 있을까?
조나단이 감정적 허기 때문에 식탐이 강한 건지, 그냥 성장기 왕성한 식욕인지는 모른다. 어째 되었든 부모는 아마도 아이가 단 것을 과도하게 사 먹을 것을 방지하려고 계좌에 돈을 아슬아슬하게 입금하지 않았을까 싶다. 왜냐하면 많은 경우, 아이들의 간식을 제한하려고 계좌에 돈을 한 번에 많이 입금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이러한 방법이 교육상 좋지 않음을 알았다. 조나단뿐 아니라, 너무 많은 아이들이 과자 훔치는 것을 계속해서 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부모는 집에서도 학교에 있는 아이들을 제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돈을 주지 않으면 못 먹는다고. 하지만 아이들은 먹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냈다. 인간의 욕망은 금지한다고 제어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잔잔한 물속에 가라앉아있는 수많은 자갈처럼 욕망은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있다. 때로는 자신도 그 욕망의 본질이 무엇인지 모른다. 억압된 욕망은 언젠가 둑이 터진 것처럼 분출되기도 하고, 영원한 불만족의 삶으로 생을 마칠 수도 있다.
아이가 자신을 더 잘 알아가고 이해할 수 있도록 부모는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