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신 아버지는 세상에서 유명하거나, 위대하거나, 부자는 아니셨지만, 내게 소중한 유산을 남겨주셨다. 그건 바로 "성실"이라는 가르침이다. 아버지는 늘 말씀하셨다. "남편감은 첫째도 성실, 둘째도 성실, 셋째도 성실해야 한다." 만약 그런 사람을 만나지 못한다면, 차라리 -내가 원치도 않는- 독신을 권하셨다. 아버지의 소원과 나의 순종이 만나 남편과 결혼했다. 남편은 부모님 모두로부터 같은 유산을 물려받아, 나보다 두 배는 강력한 성실함을 지녔다. (물론 현찰과 같은 유산은 없었다.) 하지만 살다 보니, 이 위대한 유산이 때로는 발목을 잡는다는 걸 깨달았다. 우리에게 성실함은 참을성과 거의 동의어였다. 그래서 참지 말아야 할 상황까지도 용납하는 어리석음을, 마치 덕인 양 착각하곤 했다. 예를 들어, 남편은 직장에서 불합리한 대우를 받으면서도 "성실하게 참아야 한다"라고 스스로를 다그치며 이직을 미뤘던 적이 많았다. 나의 부채질도 한 몫했음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언제 이직을 고려해야 할까?
이직을 고려해야 할 때는 다음과 같다.
첫째, 내면이 극심한 부조화를 겪으며 고통받을 때다. 만족이나 성장 없이 "내 인생이 이렇게 끝나나?"라는 번민이 매일 이어진다면, 시간이 흐른 뒤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것에 후회할 수 있다. 직장에서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들 때문에 자존감이나 정체성이 훼손된다면, 무너진 마음을 회복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나는 한때 사람들의 무례한 태도를 성실함으로 참아내며 버텼지만, 결국 나 자신을 잃어버릴 뻔했던 경험이 있다.
둘째, 현재 일로는 생계가 불가능한 경우다. 이런 상황에서는 새로운 직장을 찾거나, 투잡을 고려해야 한다. 성실함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현실적인 문제들이 있다.
이직을 고려하고 있을 때, 주의사항
이직을 고민할 때, 몇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첫째, 내 생각을 직장에서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게 하라. 직장은 떠날 사람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지 않는다. 마음이 바뀌거나 회사에서 더 나은 제안을 줄지 모르니, 비밀은 철저히 지켜야 한다.
둘째,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 오히려 최선을 다하라. 세상은 좁고, 평판은 평생 따라다닌다. 떠난다고 함부로 행동하면 안 된다. 이 시기가 가장 힘들지만, 성실함은 여기서도 빛을 발한다. 나는 이직을 준비하며 더 꼼꼼히 일했고, 그 덕에 좋은 추천서도 기대할 수 있었다.
마음세팅하기
이직을 준비하며 마음을 다스리는 법은 중요하다. 욕망을 내려놓고 평온한 태도로 사람들을 대하라. 마치 며칠 금식한 사람처럼, 얼굴에서 욕망이 빠져있는 사람은 타인에게 위협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누군가 내 심기를 건드려도 속으로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모든 걸 초월한 도인이다. 강태공처럼 세월을 낚는 중이다. 저들은 내 상대가 아니다. 허허" 이 마음가짐은 나를 보호하며, 불필요한 갈등을 피하게 한다.
이직 준비하기
이직을 준비하려면 다음 두 가지를 실천한다.
첫째, 관심 있는 분야를 조사하고 필요한 공부를 시작하라. 인터넷으로 자료를 찾고, 주변 사람들과 대화하며 정보를 모은다. 현재 일을 병행하며 준비하는 것이 마음의 안정을 준다. 젊은 시절에는 '모 아니면 도'가 가능했지만, 나이가 들수록 위험부담이 크다.
둘째, 파트타임이나 자원봉사를 통해 인맥과 경험을 쌓아라. 대단한 인물과의 인맥만 중요한 게 아니다. 나는 평범한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함부로 대해도 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스스로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살아 숨 쉬는 모든 순간 기회는 있다. 큰 성과를 내지 않아도 괜찮다. 한 번에 한 걸음씩, 여우처럼 살금살금, 혹은 굼벵이처럼 느리게 좌표를 바꾼다면, 언젠가 내가 원하는 곳에 도달해 있을 것이다. 가끔 한 번도 산 적은 없지만, 복권 당첨을 상상하며 잠시 행복에 젖는다. "당첨되면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해야지." 상상은 돈 들지 않는 정서적 휴가다. 그리고는 다시 현실로 돌아와 내 삶을 바꿀 수 있는 작은 변화가 무엇인지 찾아본다. 아버지의 유산인 성실함은 내게 상을 주기도 하고, 나를 힘들게도 하는 이상한 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