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이야기
1.
나이가 지긋한 목사님이 계셨다. 목회가 너무 고되고 힘들어 이대로는 도저히 안 되겠다 싶었다. 40일 금식기도를 하기로 작정했다. 물과 약간의 주스로 연명하며 기도원에서 기도하기로 했다. 기도원은 입구에서 신발을 벗고 들어가 자신이 원하는 자리에 방석을 깔고 무릎 꿇고 기도하는 스타일이었다. 간절한 소원을 품고 들어온 많은 신도들이 흩어져 몸을 앞뒤, 혹은 좌우로 흔들며 기도했다. 몸을 흔들며 기도하면 졸음도 방지하고, 왠지 모르게 기도에 더 집중하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인지 신앙심이 깊은 권사님들은 거의 45도 이상으로 몸을 흔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목사님은 금식 1일 차, 3일 차, 7일 차의 고비를 힘겹게 넘겼다. 자신을 힘들게 하는 사람들에 대한 분노도 점점 가라앉기 시작하고, 이게 뭐 그렇게 죽고살 일인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머리에서 떠나지 않던 부정적이고 절망적인 감정들이 몸의 기력과 함께 사라지고 있음을 느꼈다. 기도하다, 자다 깨기를 반복하며 목사님의 얼굴에 마침내 평온함이 찾아왔다. 금식 덕분인지 기도 때문인지 알 수 없지만 몸과 마음은 너무 가벼워졌다. 아, 이제 세상으로 다시 나갈 수 있겠구나. 기도원에서 금식기도를 마친 목사님을 위해 마련해 준 묽은 죽을 먹었다. 가져온 작은 여행가방을 챙겨 기도원 방을 나와 신발장에서 신발을 꺼내려는데 신발이 보이지 않았다. 아무리 찾아도 목사님의 신발은 사라지고 없었다. 순간, 목사님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어떤 쌍놈의 새끼가 남의 신발을 신고 갔어!"
-출처: 알 수 없음-
2.
여름의 끝자락, 로마에 있는 TRE PONTANE 수도원에 갔다. 사도바울이 순교했다고 전해진 장소에 세운 수도원이다. 거기에는 사도바울이 갇혀있던 지하감옥도 보존되어 있다. 차가운 돌바닥의 지하감옥과 목이 잘리는 데 사용된 하얀색 돌기둥을 보고 있자면, 지금 내가 당하고 있는 모든 고난과 역경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예배당 안 긴 의자에 앉아 조용히 눈을 감고 마음속으로 기도했다. "주여, 사도바울도 이렇게 고난 끝에 순교당했거늘, 제가 겪는 어려움은 어려움도 아닙니다. 저도 주를 위해 순교의 각오로 살겠습니다. 허락하신다면, 순교조차 달게 받겠습니다." 눈물이 두 뺨에 주르륵 흘러내렸다.
예배당은 관광객들을 위해 문이 열려있었다. 습한 날씨와 순례자들의 땀냄새는 누군가에게는 아주 반가운 초청과도 같았다. 2시간 가까이 의자에 앉아 기도하는데 모기 몇 마리가 다리를 스치다, 피를 뽑기를 반복했다. 다리를 흔들며 발을 동동거리는 동안 종아리는 그들의 희생제물이 되어갔다. 나는 눈물을 닦으면서 일어나 혼자 말했다.
"안 되겠다, 야. 집에 가야겠다. 아니, 로마 모기는 훨씬 더 독한 거 같아. 왜 이래,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