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구들의 귀환으로 휴전 중이던 항암이 다시 시작되었다. 일곱 번째 항암이다. 시작이 반이라는데 1/3을 넘겼으니 감격할 수밖에. 몇 가지 보조요법과 언니의 헌신적인 도움으로 잘 버티고 있으니 염려 마시길!
뮌헨 할라힝 종합병원의 항암 센터. 7인실이 만석이어서 이번주는 2인실에서 맞았다. 화장실이 딸려있어 편하고 조용했다.
이번 주부터 항암을 계속하기로 했다.2주를 쉬었더니 백혈구들이 돌아왔다. 이번에는 한 달에 한 번 뼈 전이 때문에 맞는 뼈주사도 같이 맞았다. 뼈주사라고 해서 뼈에 맞는 건 아니다.팔에 맞는 정맥 주사라아프지는 않고항암처럼피곤하지도 않다. 상냥한간호사분이근무하는 날이라 지난번 피검사 결과 복사본도 부탁했다. 비타민 C 요법 여의사분이 요청했기 때문이다. 지난번 피검사 결과는백혈구 수치가각각 2.7/2.3이었다(정상 수치는 3.9-10.4). 이번 주는3.8로 정상 수치에 근접했다. 백혈구도 휴식이 필요했구나. 항암을 받을 때는 피로하고 졸렸다. 책을 보다 계속 졸았다. 마리오글루 샘이 한국에서 맞는다는 호중구 주사를 주셨다. 다음 주 항암 전날이나 당일에 복부에 맞고 오란다. 남편이 의사 샘에게 전한 말이 효과가 있었나 보다. 우는 놈에게 떡 하나 더 주는 이치는어디나 똑같은가 보다.
그날은 내가좋아하는 여의사 악커만 샘이계셨다. 힐더가드 어머니의 질문을물어보기좋은 샘이었다. 샘, 언니와 제가 일란성쌍둥이라 언니의 피를 수혈받으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프라우 오, 좋은 생각이긴 한데,아쉽게도 수혈은 적혈구에만 해당이 되거든요. 그렇지만가족들이 여러 가지 정보와 아이디어를 내주시는 건 좋은 일이죠. 특히나 언니 분이 곁에서 도와주신다는 말을 들으니 저도기쁘네요. 말만 들어도 따뜻하지 않은가. 저녁에는 유로컵 축구 경기도 있었다. 올해 독일팀의 경기는 기대에 못 미쳤나 보다. 남편도 그렇고 힐더가드 어머니의 반응도 별로였다. 그날 독일은 2:0으로 영국에 지고 8강진입에 실패했다. 그럼에도 어머니가 말씀하시길, 설사 독일이 이겼다 해도 너의 백혈구 수치가 오른 것보다더 기쁘진 않았을 것 같구나! 수혈도가족이기에 생각할 수 있었을거라시며.요즘 힐더가드 어머니가자주나를 감동시키신다.
첫 상담 때 의사 마리오글루 샘은비타민 D(2000 IU)와 셀레늄 selenium(150-300 마이크로 그람)을 적극추천했다. 내가 비타민 C 요법을 하겠다고 했을 때의반응이었다. 두 개 다 우리 동네 약국에서 구입했다(셀레늄 용량 300은 의사의 처방전이 필요하다고 했다). 비타민 D는 일찍부터 먹었고, 셀레늄은 6월 말에야 구입했다.왜 진작부터 안 먹었을까. 비타민 D는 면역력을 강화하고, 뼈와 근육을지탱해준다. 나처럼뼈로 전이된 환자에게좋을 거 같다.<암의 스위치를 꺼라> 제10장 암의 위험을 줄여주는 영양보충제 편을 보면, 유방암은 특히 비타민 D에 민감하다고 한다.셀레늄은 면역력, 갑상선, 세포 보호, 머리카락과 손발톱 그리고 정자 생성을 돕는다. 항암 부작용 예방에도 도움이 되겠다(참고로, 미국 정부의 비타민 D 1일 권장량은 400, 세계 보건기구의 셀레늄 1일 권장량은 50-200 마이크로 그람이다. 셀레늄은 하루 400 이상 섭취하지 말라는 경고가있음).
내가 복용하고 있는 비타민 D와 미슬토 그리고 셀라늄(200)(위). 비타민 C에 대한 책과 아마씨 오일 그리고 <암의 스위치를 꺼라>(아래).
비타민 C 요법은 주 2회 받고 있다. 강황요법과함께 내 항암의 부작용을 줄여주는 일등 공신 중 하나다. 소요 시간은 1시간. 의자에 앉아 링거로 맞는데 그 짧은 시간에는뭘 해도 몰입도가 높고 집중이 잘 된다. 때론 책을읽고 때론 글을 쓴다. 하루는 40분 만에 끝나서 아쉽다하니 간호사가 시간을 원래대로 늘려주었다. 비타민 C 요법 여의사는 60대로 세 손주의 할머니시다. 뮌헨의 종합 병원 암 센터에서 근무한 경력을가진 분.내 가발을 보고는 잘 골랐다고 하시며 샘의언니분도 가발을 쓴 지 오래인데 만족도가 높단다.<오늘 난 블론드 Heute bin ich blond>라는 책도 소개해 주셨다.네덜란드 출신 젊은 여성이 암에 걸린 후 5가지 색의 가발을 사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바꿔 썼다는 이야기였다. 가발의 순기능쯤되겠다. 읽어보지는않았지만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는메시지가 아닐까.
최근에는 식용유도 바꾸었다. 예전에<암의 스위치를 꺼라>라는 책에서아마씨유에 관해 읽은 기억이 나서다.독일의 화학자이자 <관절염, 암 및 기타 질병들의 진정한 치유제로서의 아마씨유>의 저자 요한나 버트비히 박사는 지방과 기름 분야에서 세계 최고 권위자 중 한 사람이다. 암 환자들은 매일 섭취하는 식용유를 바꿈으로써 자신들의 세포막을 온전하게 복구하고 산소 호흡을 강화하여 암도 치료할 수 있다는내용. 그녀가 적극 권장한 것이 아마씨유.남편이예전에 사다 놓은오일을자세히 보니그 오일이었다. 독일어로는 라인 욀 Leinöl.요즘 검은 빵과 함께 아침마다남편이 사 오는 빵 위에 반질반질한 초콜릿색 씨앗이 뿌려져 있는데,알고 보니 그것도아마씨였다. 이 정도면아마씨의재발견이라 부를 정도다.
한국에잘 알려진미슬토 요법도 계속하고 있다.겨우살이 추출물로 100년 전 독일에서 시작되었다. 나는 사과나무 추출물을 사용 중인데 주 3회 집에서 복부에 주사를 놓는다. 10mg을 맞은 후 주사 맞은주변에 붉은 반점과딱딱한몽우리와 가려운 증상이 있어 용액을 낮추기로했다. 주 3회 용량을 1mg/1mg/2mg으로하다가 붉은 반점이 3cm를 넘지 않으면 5mg/ 5mg/5mg으로돌아가기로.열치료요법은 항암과같은 날에 받는다. 자연요법센터가가까워서오전 11시에 항암을 마치고 쉬다가 12시 반에 예약된 열치료를 받으러 갔더니 급한 환자분이 먼저 시작하셨단다. 45분을 더 기다려야 한다고. 간호사분이 미안해하길래 괜찮다고 했더니 엄청 고마워하심. 따뜻한 차 한 잔 줄까요? 이런 타이밍에 사양은 금물이다.그 차가 보리수 차였는데 간호사분의 마음처럼차가향긋했다. 평소항암 날보다늦게 귀가. 집에 오자마자 뜨거운 국과 밥을 먹었다. 날씨도 20도를 밑돌고 비도 오락가락해서 그날 산책은 땡땡이!Y언니의 뜨거운 버섯차와 내 친구 J가 보내준 돌 주머니도 열 일하는 중.
빵 위의 진한 씨앗이 아마유 씨앗(위). 열치료를 받으러 갔다가 얻어 먹은 따뜻한 보리수차에 반하다(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