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카페 '커피마마스'
Cafe 'Coffeemamas'
토요일은 새해 첫 문학 모임이 있던 날. 회원들의 양해를 구해 모임을 쉬기로 했다. 어쩌면 앞으로도 쭉. 아쉬움도 있지만 안도감도 컸다.
오늘부터 한글학교 앞 나의 새 카페는 커피마마스 Coffeemamas. 뮌헨에서 보기 드물게 쿠폰이 있는 집. 도장 10개를 받으면 한 잔이 무료란다. 나쁘지 않다. 우리에게 꽤나 익숙한 시스템 아닌가. 카페를 지날 때마다 안이 궁금했는데 들어가 보았더니 분위기도 괜찮고 홀에서 떨어진 안쪽에 여분의 좌석도 있어 안심이 되었다. 그깟 카페 하나에 너무 요란한가? 마음에 드는 카페를 찾기가 쉬워야 말이지. 마음이 안정이 안 되면 글도 안 나오고. 아지트를 찾을 때까지 유난을 떨게 되는 사연이다.
집에서 차분하게 쓰라고? 그건 극기훈련이나 마찬가지. 혼자서 꾸준히 그것도 집에서 요가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같은 이치다. 오늘은 새해 첫 문학 모임이 있는 날. 회원들의 양해를 구해 모임을 쉬기로 했다. 어쩌면 앞으로도 쭉. 아쉬움도 있지만 안도감도 컸다. 갱년기 때는 리스크를 줄이는 게 낫다. 사춘기가 그렇듯 갱년기도 누구나 처음 겪는 일 아닌가. 개인 편차가 클 수밖에. 원래 예민한 성격이라 걱정이 더했다.
금요일은 독일에 온 지 만 1년이 되는 날이었다. 브런치에 글을 쓴 지 반년만에 200편의 글을 채운 것이 만족스럽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문제는 지금부터. 누구나 석 달이나 반년 정도는 해낼 수 있다. 관건은 계속 써나갈 수 있느냐 없느냐에 달렸다. 끈기가 부족한 내가 스스로를 염려하는 부분이다. 이럴 때 쓰라고 있는 말이 초심. 내가 생각하는 글쓰기 워밍업은 만 삼 년이다. 토요일 한글학교 방과 후의 동양화 반에서 매번 난을 그리고 또 그리는 것처럼.
주말에 조카가 우리 집으로 이사를 왔다. 조카와 함께 살던 이태리 친구가 봄에 결혼을 한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혼자서 월세를 다 감당하기는 벅차고 갑자기 다른 집을 구하기도 어려워서. 하물며 우리 집에 남는 방도 있는데 뭐가 문제인가. 우리 숙모는 어린 사촌들 셋을 키우면서도 우리를 받아주셨는데. 그것도 방 두 칸 연립에 사시면서 말이다. 남편도 선뜻 동의해 주었다. 동의하고 말고 할 것도 없었다. 북적대며 사는 건 우리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 아이는 신이 나서 한 주 내내 언니를 기다렸다.
아이 방의 침대는 조카가 쓰기로 했다. 거실을 없앴다. 소파는 안방의 창가로 사라지고, 거실 바닥을 절반 이상 차지하던 둥근 유리 테이블을 치웠더니 얼마나 시원하던지! 소파가 있던 난방용 가스 오븐 옆에 아이가 쓸 침대를 놓았더니 아늑했다. 아이도 마음에 들어했다. 조카와는 주말에 같이 아침을 먹는 것 말고는 얼굴 볼 일이 없을 듯하다. 저녁에 알바를 마치고 조카가 들어올 시각이면 우리는 벌써 자고, 아침에는 조카보다 먼저 나갈 테니까.
우리 집의 거실 노릇은 부엌이 겸하고 있다. 남편도 아이도 도무지 부엌을 떠날 생각이 없다. 끼어 앉으면 5-6인, 여유 있게 4인이 앉을 수 있는 우리 집 부엌 테이블은 사람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다. 그 점이 좋아서 내가 이 집을 찜했던 것처럼. 조카가 온다고 책장을 아이 방으로 옮긴 후 텅 비어 있던 복도에 액자도 걸었다. 집을 정비하고 정리까지 마치니 우리가 새로 이사를 온 듯 마음이 산뜻했다. 어떤 식으로든 변화란 기분 좋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