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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뮌헨의 마리 May 03. 2019

구독 감사드립니다

<내가 꿈꾸는 그곳> 작가님과 368명의 구독자님께


한국은 이른 새벽일 텐데 누가 그 시간에 브런치를 보겠나. 그런데 새 구독자가 있었다. 구독 신청 후에 댓글까지 달아주신 분이.


며칠 전 브런치에서 읽은 글은 <내가 꿈꾸는 그곳>이라는 멋진 필명을 가진 작가님의 글이었다. 그분의 글을 읽자마자 구독 신청을 했다. 늦은 나이에 이태리에서 요리와 이태리어를 공부하시는 중이라고 해서. 거기다 글까지 쓰시고. 직접 찍고 올리신 사진은 또 얼마나 예술인지! 나도 안다. 브런치 작가라면 구독 신청보다 반갑고 기쁘고 고마운 일이 어디 있나. 그러 이런 글에 기운을 실어 드리는 건 당연지사. 바로 구독 신청! 솔직 담백한 글과 훌륭한 레시피와 멋진 사진을 계속 읽고 즐기는 호사를 누리려면 말이다. 


그분의 글을 읽고 당장 슈퍼에 들러 산 건 초록색 콩깍지들. 여기서는 보통 껍질째 요리해서 먹는다. 몸통이 작고 통통한 완두콩. 몸통이 가늘  우리말로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한국에서는 못 봤기에. 독일어로는 프린체스 보넨 Prinzessbohnen. 이름에 공주라니! 영양소도 많다고 하셔서 늦게 귀가한 남편의 저녁 샐러드가 되었다. 한국 요리보다는 파스타편하고 만만한 건 형부 덕분이다. 가정식을 좋아하는 이태리 형부는 한국 음식이든 이태리 음식이든 간단한 레시피를 선호한다. 그런 형부 옆에서 마늘과 양파를 까며 던 건 언제나 나였다!(고 우긴.)


어젯밤엔 아이를 재우고 남편도 자러 보낸 후 혼자 부엌 테이블에 오래 있었다. 다음 주에 린다랑 공부할 분량이 평소의 두 배라 독일어 책도 읽어야 하는데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그럴 땐 습관처럼 브런치 글에 들어가 그날의 조회수도 확인해보고 구독자가 늘었는지도 확인한다. 한국은 이른 새벽일 텐데 누가 그 시간에 브런치를 보겠나. 그런데 새 구독자가 있었다. 그것도 독일 옆 이태리에서. 자신을 포토그래퍼라고 소개하시는 <내가 꿈꾸는 그곳> 작가님이었다. 구독 신청 이런 댓글까지 달아주셨다.


-(..) 구독 감사드립니다.



야말로 감사했다. 구독 신청을 하고 이렇게 감동적인 인사를 받기도 처음이었다. 이렇게 소박하게 이렇게 진솔하게. 그것도 단 한 줄로. 아무나 흉내내기 힘든 경지 아닌가. 덕분에 밤이 참으로 맑고 청명했다는 말씀을 전해야겠다. 차가운 밤하늘에 달빛이 비치는 호수처럼 마음이 잔잔해지더라. 매일 두 시간의 알바에 고무되어 일을 좀 더 찾아볼까 어쩔까 고민하느라 머릿속이 살짝 복잡해지려던 찰나였기에. 


작가님의 사진 중 호박꽃에 반했다는 것도 고백해야겠다. 며칠 전 뮌헨의 이태리 토털 매장 이탈리 Etaly에서 호박꽃을 보고 사진을 찍었는같은 호박꽃을 두고도 사진의 품격이 이리 다를 줄은 몰랐다. 호박꽃 한 팩을 집에 들고 와서 다시 사진을 찍었다. 십 년쯤 전에 이태리 형부가 요리해 준 호박꽃을 먹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것도 기억난. 생각보다 맛있어서  놀랐다. <내가 꿈꾸는 그곳> 작가님 글을 여기에 링크 걸어드리고 싶은데 궁리해도 잘 모르겠다. 꼭 방법을 알아보고 링크를 걸어드려야지. 그 아름다운 황금빛 꽃들을 다른 분들도 감상하실 수 있게.


오늘 아침 나 역시 <내가 꿈꾸는 그곳> 작가님처럼 지금까지 구독해주시고, 자주 들러서 라이킷을 눌러주시고, 심지어 매번 읽어주시고 댓글까지 달아주시는 구독자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 졌다. 그분들의 기다림이 내겐 마감 역할을 대신했다. 댓글에 성실한 답글을 못 달아드린 것도 죄송하다. 과분한 칭찬과 기대가 쑥스럽기도 했다. 오늘로써 글쓰기는 만 10개월. 270편. 369명의 구독자님. 부족한 글에 과분한 성취다. 구독자님들께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구독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성실한 글쓰기로 보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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