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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뮌헨의 마리 Jul 08. 2019

독일 남자가 아내를 배려하는 법

발마사지 자격증


남편이란 오래 함께 살아서 공기처럼 느껴지는 존재. 없으면 금방 표가 나지만, 곁에 있으면 소중함을 모르는.


오늘은 남편이 내 테마다. 그동안 아이 이야기는 했어 남편 이야기는 별로 했는데 그도 그럴 것이 남편에 대해서라면 딱히 할 얘기가 없어서. 남편이란 오래 함께 살아서 공기처럼 느껴지는 존재. 없으면 금방 표가 나지만, 곁에 있으면 소중함을 모르는. 솔직히  얘기 중 들어주기 힘든 게 배우자 자랑 아닌가. 그리고 아이. 순서는 바뀔 수 있지만. 특히 30~40대에 그런 문제로 불화가 생기는 것을 보았다. 반대로 나이 드신 분들은 듣기 좋다.


그럼에도 남편 얘기를 꺼내는 것은 독일의 문화 차이를 하고 싶어서다. 지난 주말 나는 발마사지 자격증 코스이수했다. 이틀 동안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집중 강좌였다.(뭘 해도 인텐시브 코스를 선호하는 나는 한국인!) 시간을 사수하려고 레겐스부르크의 새어머니 방문지지난 주에 계획했건만 천재지변에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최악의 폭염이 예고되는 바람에 일정을 연기한 . 새어머니께 양해를 구하고 내가 마사지 코스를 가는 동안 일요일에 아이와 남편다녀왔다.


문제시어머니 쪽이었다. 미국에서 온 양아버지의 둘째 딸을 포함 양아버지의 두 딸과 시어머니의 두 자녀인 바바라와 우리 가족을 저녁 식사에 초대하신 것. 하필이면 토요일에. 장소는 슈탄베르크 역 앞 이태리 레스토랑이었다. 문제약속 시간이 오후 5시라는 . 나는 오후 6시에 마치는데. 그것도 뮌헨에서. 아무리 날고 기어도 저녁 7시는 넘어야 도착할 것 같았다. 발마사지 수강을 9월로 연기해야 하나? 양아버지의 둘째 딸 베티나는 1년에 한 번 밖에 독일에 데.



작년 연말 뮌헨에서 알게 된 한국 친구가 다. 연말에 한글학교 학예회에서 만나 심각했던  갱년기 우울 증세를 들어주느라 고생했던 친구. 40대인 친구는 뮌헨에서 어린 두 딸과 경제적인 자립을 꿈꾸며 우리나라의 전문대학과 비슷한 독일의 호흐 슐레 Hochschule에 다니고 있다. 전공은 사회 복지. 2년 반 과정인데 현재 6학기 째다. 참고로 이 전공은 독일에서 직장을 구하기가 다. 직업의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인데 나이 많은 학생도 꽤 있단다. 애 둘 키우기도 힘들 텐어려운 공부까지 하는 대단한 친구다.


친구가 독일어를 배울 때 만난 아시아계 지인이 마사지 샵을 운영하고 있다는 말은 얼마 전에 들다. 친구가 그 가게에서 주 1회 카운터 알바를 하고 있다는 . 지인이 자기 휴무일에 대리 근무 기회를 준 것. 마음씨도 좋고 괜찮은 사람(남자 아님!)라는 소리에 호기심이 동했다. 좋은 사람을 만나기가 쉽나. 그것도 외국에서. 마사지의 '마'자도 모르는 직원들하나하나 직접 가르쳤다는 말에도 솔깃했다. 저런 마인드 드물다. 도대체 어떤 사람이지? 나도 한번 배워 봐? 투잡도 괜찮. 글쓰기까지 쓰리잡?


고 싶은 일이 있으면 무조건 행동으로 옮기는 내 스타일. 심사숙고란 없다. 자랑이 아니라 그렇게 생겨 먹었다는 말이다. 친구에게 지인을 소개해 달라고 마구 졸랐다. '나 마사지받는 것보다 해주 좋아함.(무수리과 맞네!) 감각 있음. 친절한 서비스 마인드 유자.' 나이가 많다고 고용해줄까 하생각도 않았다. 나이 드니 좋은 점 두 가지. 뻔뻔해져서 부탁을 잘하게 . 남의 눈 때엄두도 안 내던 일에 도전하게 . 한국도 아니고 독일이라 가능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좋아하는 일도 하고, 사람도 만나고, 돈도 벌면 일석삼조.



남편 얘기를 하다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졌다. 그리하여 평소 관심 있던 발마사지를 검색해서 기왕이면 자격증까지 받는 코스를 찾았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은 있다! 한국 가기 전에 가장 빠른 일정을 골라 접수 완료! 무슨 일이든 생각만 면 죽도 밥도 안 되는 법. 나중에 남는 건 미련뿐이다. 일이 되려고 했던지 처음에는 내 나이가 많다, 생각보다 마사지 일이 쉽지 않다며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던 친구가 며칠 전 지인에게 말해  테니 걱정 말라고 했다. 물론 걱정할 리가 있나. 도전은 해보라고 있는 것!


일이 되려고 했는지 알바도 월~수 사흘하기로 했다. 기회가  때 잡으려면 시간을 확보해 두어야 한다. 드레스를 두어파티에 가지. 어떤 일도 예고란 없다. 아무리 두 시간 알바라도 가게 사정이 있으니 갑자기 일을 줄이기어렵다. 내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투잡은 1주일에 2가지 일을 하는 것. 그래야 덜 지겹고 오래갈 수 있다. 아, 그런데 왜 발마사지냐고? 내가 좋아하는 종목이어서. 배우기도 쉽고 실용적이고 고객 입장에서 보자면 가격까지 착하니까.


일이 되려면 뭘 해도 된다. 시원한 한 방은 남편이 날려주었다. 내가 고민하는 것을 보던 남편이 그냥 하란다. 식사가 뭐가 중요하다며. 앗, 남편님!!!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때 남편의 한 마디가 결정적인 역할을 할 때가 있다. 맞다. 밥은 자주 먹는다. 양아버지 딸도 매년 본다. 새어머니도 다음에 방문하면 되고. 뭐가 중요한가. 내 인생이 소중한 것을 자꾸 잊는다. 보고 아니면 돌아오면 되지. 나한테 맞는지 아닌지는 해봐야 알고. 배워서 남 주나? (결론은? 당연히 좋았다. 발마사지 원하시는 분은 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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