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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뮌헨의 마리 Sep 02. 2019

알밥을 일곱 번 먹었다

아이의 마지막 일기


공원에 갔다. 우리 할머니가 나를 데리러 와 있었다. 연지 언니와 알밥을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한국에서 아이가 받은 선물들!


(2019. 8. 24)


한국에서 25일째


오늘은 혜린 언니와 효린과 만났다. 엄마들은 다른 곳에 먹으러 갔다. 우리도 따로 갔다. 맛있었다. 혜린 언니가 자기 엄마에게 전화했다. 맛있는 걸 사 와도 된다고 허락을 받았다. 과자를 샀다. 집으로 왔다. 엄마들은 집에 먼저 와 있었다. TV를 보았다. 밖이 어두워졌다. 국수를 먹었다. 산책을 갔다. 혜린 언니는 다른 놀이터에 갔다가 나중에 돌아왔다. 놀다가 집으로 갔다.☆☆☆



(2019. 8. 25)


한국에서 26일째


오전 내내 집에 있었다. TV를 보았다. 책도 읽었다. 금방 저녁이 되었다. 이모야, 이모부, 엄마랑 넷이서 산책을 갔다. 영화를 보려고 했다. 날이 시원해서 걸었다. 산책을 마치고 샌드위치를 먹었다. 맛있었다. 집으로 돌아왔다. 집까지 오는 길은 멀었다.



(2019. 8. 26)


한국에서 27일째


오늘은 연지 언니와 만났다. 찰흙으로 음식 만들기를 했다. 찰흙이 다 떨어져서 연지 언니 엄마가 사러 갔다. 그때 연희가 방바닥에 쉬를 했다. 큰일이었다. 연지 언니가 자기 엄마를 데리러 갔다. 연지 언니 엄마가 깨끗하게 치웠을 때 우리는 밖으로 나갔다. 우리는 뭔가 사고 싶었다. 연지 엄마가 만 원을 주었다. 많이 샀다. 공원에 갔다. 우리 할머니가 나를 데리러 와 있었다. 연지 언니와 알밥을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2019. 8. 27)


한국에서 28일째


오늘은 이모와 마트에 갔다. 이모야가 장난감을 사 주었다. 조금 놀았다. 갑자기 이모부가 왔다. 이모야가 말했다. "알리시아, 이모부랑 점심 먹으렴. 이모는 피곤해서 먼저 집에 갈게." 이모부랑 밥을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2019. 8. 28)


한국에서 29일째


오늘도 연지 언니랑 만났다. TV를 보고 찰흙 놀이를 했다. 연지 언니가 밖으로 나가고 싶냐고 물었다. 나는 당연하지, 하고 대답했다. 나는 돈을 들고나갔다. 멋진 걸 많이 샀다. 연지 언니 폰에 배터리가 없었다. 할머니를 만나러 갔다. 할머니가 먼저 와 계셨다. 알밥을 먹으러 갔다.



(2019. 8. 29)


한국에서 30일째


오늘은 이모와 교대로 갔다. 이모가 문방구에서 선물을 사줬다. 배가 고팠다. 알밥을 먹었다. 이모가 일하러 가야 해서 다시 집으로 왔다. 할머니 집에서 TV를 보았다. 심심했다. 엄마는 늦게 왔다.



(2019. 8. 30)


한국에서 31일째


오늘은 강원도에 갔다. 가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강원도에 도착하자 스님이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어딘가로 갔다. 배가 무척 고팠다. 절을 돌아보고 내려갔다. 스님이 팔찌를 사주셨다. 아이스크림도 사 먹었다. 스님 집으로 갔다. 스님과 엄마와 이모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집으로 돌아왔다.



(2019. 8. 31)


한국에서 32일째


오늘은 한국에서 마지막 날이었다. 혜린 언니와 효린이가 집으로 놀러 왔다. 밖에 나가서 공원에서도 놀았다. 배가 고파서 마트에 갔다. 거기서 밥을 먹고 또 놀았다. 그리고 친구들은 돌아갔다.



아이의 소원대로 아이의 여행 가방을 선물로 가득 채워 돌아왔다!



P.s. 엄마의 변명:

J언니와 여수에 다녀오는 날은 늦게 귀가했다. 원래 저녁 6시 출발 9시 용산 도착 예정이었는데, 다음 기차를 탔더니 구비구비 돌아왔기에. 정겨운 남도의 이름을 가슴에 담아 오니 밤 11시. 엄마의 추억은 아이의 적적함을 담보로 하는구나. 할머니가 계셔서 맘 놓고 다녀온 여행이었다.


아이는 교대에서 알밥을 총 일곱 번이나 먹고 왔다. 그렇게 먹고 싶었을까. 할머니 댁에서는 심심하면 TV로 짱구도 보았다. 독일에 간 이후 아이의 성격이 밝아진 데는 짱구의 공이 크다. 마지막까지 연지 언니와 혜린 언니, 효린과 함께 한 시간을 아이 역시 가슴에 담아 독일로 돌아왔다. 참 고마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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