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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뮌헨의 마리 Sep 08. 2019

나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영화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의 탄생>


"내 선택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그리고 후회하지 않는다."


사진 출처: 네이버


구월을 여는 첫날. 독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였다. 아이와 내가 루프트 한자 Lufthansa 만석이었다. 그래도 믿는 구석은 있었다. 좌석 앞에 붙은 개인 스크린으로 영화를 감상하는 일. 덕분에 인천에서 뮌헨까지의 11시간 얼마든지 견딜 수 있었다. 이번에 본 영화는 소설 <프랑켄슈타인(1818)>을 쓴 메리 셸리 Mery Wollstonecraft Shelley (1797~1851) 이야기. 드물게도 한국어로 빙까지 되어있었다! 세상에, 만 16세에 아버지의 제자이자 유부남이었던 낭만파 시인 셸리와 사랑의 도피라는 말도 안 되는 대형 사고를 치고,  18세 이런 대작을 쓰기 시작. 갓 스물에 완성한다? 이게 말이 되는가. 된다! 그 사람이 메리 셸리라면.


그런데 이렇게 당돌하고 자존감 넘치는 아가씨를 보았나. 어린 나이에 사랑의 달고 시고 맵고 짠맛을 두루 , 주사위를 던지듯 자신이 선택한 사랑에 모든 것을 던지, 짧은 시간에 사랑의 영광과 사랑영락까지 동시에 경험한  그녀는 말한. "내 선택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그리고 후회하지 않는다."  정도면 프랑켄슈타인의 탄생에 상당한 지분을 가진 천하의 바이런 마저 울고 갈 여성 아닌가. 그녀의 당당함. 그녀의 자신감. 그녀의 책임감. 자신의 삶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용감함까지. 어떤 회피도 도피도 다.  정도면 여자라도 반하지 않을 수 없다.



드라큘라와 프랑켄슈타인이 탄생한 바이런 경의 별장!


아버지의 신뢰와 아버지가 운영하는 책방의 책들한몫했다. 메리는 이 책을 아버지 고드윈에게 바쳤다. 사이가 나빴던 새엄마와의 관계 역시 간과할 수 없다. 일찍 돌아가신 어머니의 묘지에도 공을 나누자. 제일 중요한 건 바이런 경의 별장으로의 초대. 사흘간 줄기차게 내린 비와 심심하니 귀신 이야기라도 해보자던 바이런의 제안의 결과물로도 볼 수 있겠. 그 별장에서 바이런의 주치의였던 존 폴리도리의 <드라큘라>메리의 <프랑켄슈탕인>동시에 탄생하니까. 둘 다 자기 이름으로 출간되지는 못했다. 드라큘라는 바이런의 작품으로, 프랑켄슈타인은 셸리의 이름으로 발표되었다. 자살로 생을 마감한 존과 달리 메리는 이후 남편 셸리의 협조 아버지의 도움으로 본인의 작품을 되찾는다.


그녀의 아버지는 선구적 아나키스트이자 급진주의 사회사상가였던 윌리엄 고드윈. 그녀의 어머니는 페미니즘의 선구자이자 교육였던 메리 울스틴크래프트였다. 부창부수. 그녀가 <여성의 권리옹호>라는 책을 낸 때가 무려 1792년. 그녀는 여성이 평등과 인권을 되찾기 위해서는 남녀 모두가 평등한 교육의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의 생각과 말은 다 지워버리고 네 목소리를 찾으라."는 아버지 고드윈의 가르침에 딸은 이렇게 보답했다. "고통에 맞서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면 나만의 목소리를 찾지 못했을 거야."  메리로부터 전달된 울림은 컸다. 나만의 목소리를 내는 법. 나의 선택에 책임을 지는 법. 나 역시 후회하지 않는다.



저 여인에게서 <프랑켄슈타인> 탄생했다! (사진 출처: 네이버)


P.S. 메리 셸리의 남편이었던 낭만파 시인 P.B. 셸리는 아내 메리의 문학적 소양과 재능을 적극 후원했다. 이태리의 라스페치La Spezia 부근에서 요트 항해 중 폭풍을 만나 사망했을 때 그의 나이 서른이었다. 그의 시 일부를 소개한다.


<서풍에 부치는 노래 Ode to the West Wind> 중 마지막 연


Drive my dead thoughts over the universe

Like withered leaves to quicken a new birth!

And, by the incantation of this verse.

내 죽은 사상을 온 우주에 휘몰아다오

새로운 탄생을 재촉하는 시든 잎사귀처럼!

그리고, 이 시를 주문삼아


Scatter, as from an unextinguished hearth

Ashes and sqarks, my words among mankind!

Be through my lips to unawakened earth.

영원히 꺼지지 않는 화로에서 재와 불꽃이 날리듯이

인류 속에 나의 말을 흩트려다오

내 입술을 빌어 잠 깨지 않는 대지에


The trumpet of a prophecy! O wind,

If Winter comes, can Spring be garbehind!

예언의 나팔이 되어 외쳐다오! 오 바람이여,

겨울이 오면 어찌 봄이 멀다 할 수 있으리?



*본문 및 시 번역: 네이버 블로그 Il mio libro blueink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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