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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뮌헨의 마리 Nov 14. 2019

당신이 나를 용서할 때, 세상에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마놀로와 마법의 책 The Book of Life>(2014)


지난번 주말 휴무 때도 보았다. 언제 봐도 가슴 찌르르한 하이라이트. 투우 경기장. 죽은 소들의 원혼인 괴물과 한 판 승부를 할 때. 첫 기타 소리. 특별할 것도 없는 그 소리에. 세상에는 미안한 일도, 미안한 사람도 너무 많아서.




이것은 애니메이션이다. 애니메이션이 아니다. 어른들을 위한. 어른들이 먼저 보아야 할. 그러니까 니라는 옷을 입은 영화라고 우긴다. 한국에서 글쓰기를 배우러 다닐 때 선생님의 추천으로 처음 보았다. 2015년도 초였다. 첫눈에 반하는 사람처럼. 내 인생의 책처럼. 누구그런 영화 하나쯤은 가슴 속에 간직하고 있겠지. 내겐 이 애니가 그랬다. 


처음 본 이후로 지금까지 잊을 수 없는 작품이었다. 수식어가 필요 없는 마놀로. 용감한 마리아. 미워할 수 없는 호아킨. 그리고 기억의 땅 망각의 땅의 매력적이고 어리숙한  신들. 뮌헨에 온 후로도 자주 보았다. 아이와 함께. 때로는  가족 셋이 함께. 지난번 주말 휴무 때도 보았다. 금요일 밤의 가족 영화로 선택한 건 이 영화.


언제 봐도 가슴 찌르르한 하이라이트. 투우 경기. 죽은 소들의 원혼인 괴물과 한 판 승부를 할 때. 마놀로가 칼 대신 선택한 기타의 첫 음절. 특별할 것도 없는 그 소리에. 그리고 이어지는 애절한 바이올린 선율. 들어도 들어도 눈물 나는 그 노래 <The Apology Song>. 세상에는 미안한 일도, 미안한 사람도 너무 많아서.





'소야, 용서하렴.'


놀로가 기타를 친다

마놀로가 노래한다

마놀로가 무릎을 꿇는다


소는 용서했을까


'미안하구나. 소야, 미안해.

오늘 밤 나는 네게 사죄한다.

용서하렴. 부디 용서해주렴.'


소는 용서했을까

나비 되어 날아갔을까


노란 심장 되어

노란 낙엽 되어


가볍게

훨훨





'소야, 네가 용서한다면, 용서가 다면 

진실사랑은 계속될 거야.'


보라,

당신이 용서할 때 세상에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당신이 나를 용서할 때

당신이 자신을 용서할 때

그리고 내가 나를 용서할 때

그리고도 사랑은 계속되는지


당신과 나의 마음속

바다에서 하늘까지

미움노래 되고

사랑 나비 되고




<The apology song>


Toro, I am humble

For tonight I understand

Your royal blood was never meant to decorate this sand

You suffered great injustice

So have thousands before you

I offer an apology, one long overdue


I am sorry

Toro, I am sorry

Hear my song

I know I sing the truth

Although we were breed to fight

I reach for kingness in your heard tonight


And if you can forgive,

And if you can forgive

Love can truly live

And if you can forgive

And if you can forgive

Love can truly live





P.s. 이 애니가 나오고 3년 후 <Coco(2017)> 보았다. 안타깝게도, <마놀로와 마법의 책 The Book of Life>에 너무 많은 걸 기댔다. 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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