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 등 중소형 상점들은 이번 주인 5.4일부터 문을 열었다. 어제부터 사흘간 휴무였던 나는 남편과 아이와 시내로 나갔다. 코로나 후기의 시내 풍경도 궁금했다.
뮌헨은 4.27일부터 공식적으로 800평방미터 이상 대형 상점들부터 문을 열었다. 시민들로부터 가장 환호를 받은 곳은 DIY 대형 마트인 바우 마크트 Baumarkt. 우리 요양원 주방 셰프들도 흥분해서 열띤 토론을 벌이는 걸 내 눈으로 보았으니까. 서점 등 중소형 상점들은 이번 주인5. 4일부터 하나씩 문을 열었다. 어제부터 사흘간 휴무였던 나는 남편이 아이와 나의 신발을 사주겠다 해서 함께 시내로 나갔다. 코로나 후기의 시내 풍경도 궁금했다.
빅투알리엔 마켓과 뮌헨 시청사 앞도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사람들의 발길로 분주했다. 시청사에서 오데온 광장으로 가는 길에도절반 정도의 가게들이 문을 열었다. 특히 반가웠던 건 꽃가게! 시청사를 오른쪽에 끼고 오데온 광장으로 들어가는 바인 슈트라세 Weinstrasse 오른쪽 작은 서점 옆에 있다. 꽃집을 드나드는 사람도 많고, 나처럼 꽃집 앞에서 꽃을 감상하는 사람도 있었다. 꼭 사고 싶었던 진홍빛 부겐베리아 꽃화분(39€)은 눈으로만 찜해두었다.
조금 지나 왼쪽은 옷가게 H&M. H&M 쇼핑 가방을 든 젊은 여성들이 그다음 이어지는 테아티너 슈트라세 Theatinerstrasse의 망고 Mango와 자라 Zara 옷가게 앞에 100m 정도 길게 늘어서 있었다. 코로나가 안정기에 들어섰음을 실감했다. 내가 직접 옷 쇼핑을 하는 것도 아닌데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졌다. 쇼핑도 좀 해서 우선 경제가 돌아가는 게 중요하니까. 많은 사람들이 거리에서도 마스크를 하고 있었다. 모든 가게 입구에는 손 세정제까지!
반갑다 꽃들아! 오월 두번째 일요일은 어머니날인 무터 탁 Muttertag. 아버지날은 언제? 오월 말쯤이었던 것 같은데..
시청사와 오데온 광장 중간쯤에 멋진 쇼핑센터 퓐프 훼페 Fünfhöfe 가 있다. 쇼핑센터의 1층 모퉁이 신발 가게는 내가 즐겨 신는 스페인 브랜드캠퍼다. 한국에서는 가격이 비싼데 독일에서는 합리적. 옷은 브랜드를 따지지 않지만 신발만은 까다롭게 고르는 이유가 있다. 오래 걸으면 발바닥이 아프고, 발목을 자주 접질러서 굽 있는 신발도 못 신기 때문. 수요일인 어제 가게 오픈 시간은 저녁 7시까지. 남편이 인터넷으로 사면 50%, 매장에서 사면 20%라는 광고가 사실인지 확인하자 점원은 매니저에게 전화로 물었다. 매니저가 합리적인 사람인지 매장까지 찾아온 손님을 놓치기보다 인터넷 가격으로 파는 게 낫다고 판단한 모양이었다. 두 켤레를 산다는 조건으로 각 50%. 얏호! 스테디셀러 아이템 한 켤레가 180유로인데 1+1으로 구입!(매장이 작아서인지 매장 내 고객 수는 두 명으로 제한했다.)
후겐두벨 서점에도들렀다. 오픈 시간은 오후 6시까지. 코로나 이전에는 저녁 9시까지 문을 열었는데. 입구에는 매니저가 아이패드를 들고 손님 수를 체크하고 있었다. 입구에는 손 세정제. 넓은 서점 안은 손님이 열 명도 채 안 되었다. 아이는 책 1권. 나는 청소년용 고전 두 권을 골랐다. <돈키호테>와 <모비딕>. 이번 주 일요일 어머니날에 두 분 시어머니께 보내드릴 카드도 두 개 샀다. 매장 문을 닫는다는 안내 방송 때문에 급하게 고른 카드가 하필이면 생일 축하 카드라니. 오래전 만들었던 남편과 아이의 달력 사진을 문구 위에 오려 붙였더니 세상에 하나 뿐인 빈티지 카드가 되었다.
미용실도 예약했다. 남편이 내가 다니는 동네 미용실에 예약하니 2주를 기다리라 하더라고. 새어머니는 머리 하나 자르는데 그렇게 오래 기다려야 하냐며 펄쩍 뛰셨지만 2주가 뭐가 길다고 그걸 못 기다리겠나. 미용실이 문을 연다는데. 남편의 머리는 장발 혹은 정글을 방불케 하고, 2월에 자른 내 머리도 길어서 난리도아니다. 짧게 잘랐던 아이 머리만 괜찮다. 반가운 소식이 더 있다. 다음 주인 5.11부터 4학년인 아이 반도 개학한다. 1~3학년들은 5. 18 개학. 기다리던 조부모 방문도 허용되었다. 5.23 시부모님 방문. 말 그대로 감격적인 5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