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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은현 변호사 Jan 02. 2021

[독서일기] 라틴어 수업- 지적이고 아름다은 삶을위하여

-지적이고 아름다운 삶을 위하여

 1.


‘지적이고 아름다운 삶을 위한’ 부제가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한국 최초 동아시아 최초 바티칸 대법원 로타 로마나의 700년 역사상 930번째로 선서한 변호사의 라틴어 강의이며, 유럽인이 아니면 구사하기 힘들다는 라틴어로 진행되는 연수원 3년의 과정을 거쳐 합격률이 5~6%에 불과한 시험에서 변호사가 된 분이란 저자의 소개를 보고, 이 분이 학생들에게 어떠한 강의를 했을까 라는 궁금증에 책장을 넘겼다.


  이 책은 단순한 라틴어 강의가 아니었다. 라틴어의 문구로부터 이어지는 인생 선배로서 진귀한 조언들이 그득 담겨 있었다. 이러한 조언들은 인생을 진지하게 살아본,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살아온 사람이 할 수 있는 경험에서 우러나온 조언들이라는 생각을 했다.



2.

     

  저자는 라틴어와 한국말의 비교를 통해 언어 속에 깃든 한국과 유럽 문화의 정서, 언어는 한 민족의 습성과 문화를 반영한다는 것을 설명하기도 하며, 한국에서 대학의  ‘성찰 없는 성장만을 강요하는 한국대학과 초중고등학교의 평가방식’을 비판하기도한다. 어떻게 발음하는지 조차 알 수 없는 라틴어를 배우는 이유가 “어렵고 복잡한 라틴어”를 익히기 위해 기울이는 노력과 끈기라면 웬만한 공부를 능히 해낼 수 있는 힘을 길러주기 위한 것이라든가, 긴 시간 공부에만 매달리다 보니 일상에서 누군가를 만나 친분을 이어가고 서로 마음을 나누는 관계 맺기에 서투르다는 수줍은 고백과 사실 인생은 자신의 뜻과 의지와 상관없이 흘러가므로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요인은 그냥 “쌩까”라는 쿨내 진동하는 조언까지... 솔직하며, 수줍지만 담담한 저자의 고백이 주를 이룬다.


  힘들게 공부하는 과정 중에 자기 자신과의 소통을 경험할 수 있기에, 좋지 않은 결과를 맞이하게 되면 자신의 한계를 보기도 하고 남과 비교하면서 스트레스를 받고 좌절하지만, 반면에 끊임없이 지독한 나, 열등한 나를 조우하게 된다는 저자의 진솔한 경험라틴어 글귀에서 로마인의 식습관과 생활모습, 수평적인 문화까지 설명해주는.. 단순한 언어 수업이라기보다는, 저자의 인생 경험과 해박한 지식이 어우러진 인문학 수업에 가깝다.



3.


 나 역시 저자의 <라틴어 수업>을 통해서 삶에 대한 다양한 성찰과 조언을 얻을 수 있었고, 수많은 대목들에서 나만 그런 게 아녔구나라는 위로를 얻었다. 무엇보다 다른 학생들은 한 학기 동안 수업을 들으며 열심히 필기했을 강의를 저자가 모든 내용을 퇴고하고 고심하여 출판한 책 한 권으로, 몇 시간 만에 단숨에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하게 느껴졌다.    

  

생각보다 우리 일상 깊은 곳곳에 침투해 있는 라틴어와 그 어원, 그에 얽힌 저자의 인생 경험과 조언을 듣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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