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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은현 변호사 May 26. 2021

[독서에세이] 디즈니의 모든것

<디즈니 만이 하는 것의 표지>



1.

‘디즈니의 모든 것'은 지금의 디즈니를 존재하게 한 로버트 아이거의 자서전으로 책을 읽는 내내 시종일관 겸손하며, 따뜻하며, 솔직한 그의 이야기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2.

 사회생활을 하며 수 많은 갈등상황을 목격하고 이를 통해 깨달을 점은, 갈등 상황을 해결하는 과정 속에서 그 사람의 진가가 발휘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로버트 아이거는 자신과 갈등상황을 야기한 상대와 솔직하고, 포용력 있게 문제를 해결해간다. 사람은 본인의 그릇 만큼 세상을 품을 수 있다고 하는데, 책을 읽으며 ‘이건 좀 너무 한걸?’싶은 상황도 로버트 아이거는 현명하고 품위 있게 해결해 간다(개인적으로 로버트 아이거의 넓은 아량은 본받고 싶기도 하다). 

그리고, 자신의 아내 로라(두 번의 결혼을 했지만....)에 대한 존중과 사랑이 책 곳곳에서 묻어난다. 책을 읽으면서, 문득 지금의 로버트 아이거가 있을 수 있었던 이유는 자신의 인생을 지지해주고, 고민을 나누고 인생을 공유할 동반자를 만났기에 가능했던 일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물론, 여러 면에서 로버트 아이거와 로라는 서로가 서로에게 행운이라 여길 만한 존재일 것이다.



3.

 “디즈니의 모든 것”의 후반부에 스티브 잡스가 등장한다. 고인이 된 스티브 잡스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극과 극을 달린다.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으로 대변되는 애플의 CEO이자 혁신가 였지만, 그의 독선적인 성격과 논란 많은 사생활은 양날의 검으로 그의 업적과 명성을 갉아 먹어왔다. 그럼에도 로버트 아이거는 시종일관 그와의 우정을 높이 사고 있으며 스티브 잡스와는 모든 것을 솔직하게 털어놓아도 상처입지 않을 정도의 견고한 우정을 나누었다고 말한다.

 인간관계를 지키기 위해서는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관계를 유지하고, 너무 솔직하지도 그렇다고 가식적이지도 않게 상대를 대하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했는데, 솔직하게 모든 것을 털어놓아도 상처를 입지 않을 정도의 단단한 우정을 나눈 스티브 잡스와 로버트 아이거가 꽤나 부러웠다.


.

“와칸다 포에버” 

 블랙펜서는 마블영화 중에서 흑인 주인공을 전면적으로 내세워 흥행에 성공한 첫 작품이며, 와칸다 공화국이 겉보기엔 제3세계처럼 보일지라도 실제로는 다른 서방국가보다 우월한 기술력과 자본력을 가지고 있다는 반전스토리를 지닌 흥미진진한 영화이다. 로버트 아이거가 흑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블랜펜서의 제작을 강력히 주장해 영화의 흥행을 성공 시켰으며, 그로인해 수많은 흑인 인사들로부터 감사의 메시지를 받았다고 한다.

흑인이 주인공(영웅)으로 등장하는 영화제작으로 인해 인종에 대해 선입견이 있는 사람들의 인식을 변화시키고, 흑인들에게 희망을 주었다는 내용은, 김구 선생님이 갖고 싶다고 말씀하셨던 “문화의 힘”을 떠올리게 했다. 문화 컨텐츠를 다루는 일을 하는 사람의 선한영향력. 디즈니의 CEO는 정말 멋있는 직업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정말이지 세상엔 참 멋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5.

로버트 아이거는 이 책은 ‘리더쉽’을 위한 책이라고 칭한다. 그리고 그가 전달하는 이 책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롱런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해주는 인품, 즉 정직성과 청렴성이 필수“라는 것이다. 그가 겪었던 수 많은 위기들을 극복해낸 스토리를 따라가다 보면, 지금의 로버트 아이거를 존재하게 한 것은 출중한 능력뿐만 아니라, 이를 뒷받침 하는 뛰어난 인품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무엇보다, 그는 오랜 기간 CEO자리에 있으면서도 초심을 놓치지 않도록 늘 경계해 왔고, 본인이 오만하고 인내심을 잃으면 언제든 조언해달라는 당부를 할 정도로...오만함과 교만함을 경계했다. 자리가 주는 권력에 취해 무너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미디어를 통해서 자주 접해왔던 나로서는 로버트 아이거의 초심을 지키려 는 노력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또한, 로버트 아이거는 책의 후반부에 “자신의 인생이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다며, 자신은 운이 좋은 사람이라며, 인생이 꿈만 같은 일들의 연속 이였노라고” 고백한다. 자신의 성공을 운으로 돌리는 로버트 아이거를 보면서, 운 역시 노력하며 준비된 자 에게만 찾아온다는 것을 알기에 그의 겸허함이 더욱 멋스럽게 느껴졌다. 
 ‘디즈니의 모든 것’ 이라는 한권의 책으로 로버트 아이거의 인생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다양한 간접경험을 하고, 진귀한 조언들을 얻을 수 있어서 유익한 시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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