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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은현 변호사 Jan 08. 2022

필사 노트3-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서간문



<젊은 시인이게 보내는 편지>

  시인의 언어는 아름답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해 준 애정 하는 작가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대학 시절 갑자기 찾아온 자유로 하는 나에게 인생은 고독하다는 것을 알려주었고, 고독을 즐기라 알려주었던 릴케. 다양한 번역본이 있지만, 김재혁 교수님이 번역하시고 고려대학교에서 출판한 번역본의 문장이 가장 매끄러운 것 같다.



 아래는 내가 사랑하는 릴케의 문장들, 책을 읽으며 더 많은 밑줄을 그엇지만 다 담을 수 없기에 몇 문장만을 선별하였다.



1.


  고독은 단 하나뿐이며, 그것은 위대하며 견디기가 쉽지 않습니다. 거의 누구에게나 고독을 버리고 아무 하고나 값싼 유대감을 맺고 싶고, 마주치는 첫 번째 사람, 전혀 사귈 가치조차 없는 사람과도 자신의 마음을 헐고 하나가 된듯한 느낌에 빠지고 싶을 때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그때가 바로 고독이 자라나는 시간입니다. 왜냐하면, 고독의 성장은 소년들의 성장처럼 고통스러우며 막 시작되는 봄처럼 슬프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여기에 현혹되지 마십시오. 꼭 필요한 것은 다만 이것, 고독, 즉 위대한 내면의 고독뿐입니다. 자신의 내면으로 걸어 들어가 몇 시간이고 아무도 만나지 않는 것, 바로 이러한 상태에 이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2.

 

  당신의 가슴속에서 솟아나는 것에 대해서 극히 주목하시고, 그것을 당신 주변에서 보이는 모든 것들보다 우위에 놓으십시오. 당신의 가슴 가장 깊은 곳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당신의 모든 사랑을 받을만한 가치가 있는 것들입니다. 당신은 어떻게든 계속해서 그일 에만 관심을 쏟아야 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당신의 입장을 해명하느라고 지나치게 많은 시간과 용기를 잃어서는 안 됩니다.



3.


  사랑하는 것 역시 훌륭한 일입니다. 왜냐하면 사랑은 어려우니까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사랑, 그것은 우리에게 부과된 과제 중에서 가장 힘든 과제인지도 모릅니다. 그것은 우리가 해야 할 최후의 과제이며 궁극적인 시험이자 시련입니다. 그리고 사랑은 작업입니다. 다른 모든 작업은 사랑이라는 작업을 위한 준비과정에 지나지 않습니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모든 면에서 초심자인 젊은이들은 아직 제대로 사랑할 수 없습니다. 즉, 그들은 사랑을 배워야 합니다. 그들의 전 존재를 다하여, 그들의 고독하고 소심하면서도 높은 곳을 향해 박 동질 치는 심장의 근처로 모인 모든 힘을 쏟아 그들을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그러나 무언가를 배우는 기간은 언제나 기나긴 밀폐의 시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랑은 오랫동안 인생 속으로 깊이 몰입하는 고독입니다. 다시 말해, 사랑이란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강도 높고도 심오한 고독인 것입니다. 무엇보다 사랑한다는 것은 전혀 융합이나 헌신 그리고 상대방과 하나가 되는 것을 뜻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개인이 성숙하기 위한, 자기 안에서 무엇이 되기 위한, 하나의 세계가 되기 위한, 즉 상대방을 위해 자체로서 하나의 세계가 되기 위한 숭고한 동기입니다.



4.


 우리는 고독한 존재입니다. 우리는 마치 그렇지 않은 듯이 스스로를 속이고 행동할 뿐입니다. 그것이 전부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그러한 고독한 존재임을 깨닫고 바로 그러한 전제 아래서 시작하는 것이 훨씬 더 현명한 게 아닐까요?



5.


 마음속에 늘 충분한 인내심을 지니십시오. 또한, 소박한 마음으로 믿으십시오. 어려운 것을 더욱더 신뢰하십시오.  그리고 다른 사람들 속에서 느끼는 당신의 고독을 신뢰하십시오. 그리고 그 말고는 삶이 당신에게 벌어지는 대로 놔두십시오. 내 말을 믿으십시오. 삶은 어떠한 경우에도 옳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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