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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반향초 Jan 14. 2022

필사 노트8- 키케로의 '의무론'

도덕적 선과 의무



  

[키케로의 의무론 표지(좌)와 책 속표지에 적은 나의 메모(우)]



 대학시절 나의 지도교수님은 환경운동가 레이첼 카슨이 DDT의 위험성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었던 것은 <침묵의 봄>이란 가독성 높은 책을 서술할 수 있었던 능력 덕분이라며, 우리가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전공지식을 잘 전달하기 위해서는 글쓰기 실력을 연마하는 것이 전공 공부만큼 중요하다고 늘 강조하셨었다.


 키케로의 <의무론>을 읽으면서, (라틴어 원전을 직접 번역하신 작가님께는 죄송하지만) 문장이 매끄럽지 못하다는 느낌을 종종 받았다. 그래도, 책을 읽어나가기엔 큰 어려움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키케로가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이라 전체적 맥락 속에서 책을 읽어야 그 의미가 더욱 와닿기에 발췌할 수 있는 문장이 많지 않아 아쉬웠다. 과거의 내가 책 표지에 위 사진처럼 극찬을 적어 놓았는데, 사실 내가 이 책을 두 번이나 완독 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내용이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래도 밑줄 그은 책과 감탄했던 메모가 남아있으니, 나의 어딘가에 책 내용이 있을 것이라 굳게 믿...믿..는다. 키케로의 <최고 선악론>은 다소 내용이 어려웠고, <노년에 관하여>는 비교적 수월하게 읽혔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래 문장은 의무론에서 발췌한 문장들이다.



1.


 마음의 동요, 즉 이성에 의해 통제되지 않는 과도한 정신상태는 피하는 것처럼, 대화도 이러한 정신상태일 때에는 행해져서는 안된다. 즉, 대화할 때는 분노나 어떤 탐욕이 표출되지 않도록 하고 무례나 나태한 태도도 보여서는 안 될 것이다. 또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대화할 때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을 존경하고, 아끼고 있는 것으로 보이게 해야 한다는 점이다.



2.


 참으로 강한 불굴의 정신이란 역경에 처했을 때에 당황하거나 하지 않고, 자기 자신의 중심을 잃어 주위 사람에게서 내침을 받지 않으며, 세상 사람들이 얘기하듯 침착하게 자기중심을 잡고, 계획과 이성에서 이탈하지 않는 데에서 나타난다.



3.


 실로 사물에 대해 가장 진실한 것이 무엇인지를 가장 많이 알고, 가장 예리하고 빠르게 그 이유를 알아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보통 가장 예지가 있고 가장 지혜로운 사람으로 간주된다. 따라서, 진리란 사물을 자료로서 취급하며 그 속에서 발견하려고 애쓰는 사람만이 발견하는 것이다.



4.


 국가이익보다도 개인의 명성을 중히 여기는 우를 범하는 일은 또한 시민사, 즉 정치에서도 피해야 한다. 왜냐하면, 자신은 최상의 것이라고 느끼고 있지만, 혹시 비난받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자신의 솔직한 의견을 감히 발설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5.


 또한 유념해야 할 점은 욕망을 이성에 복종케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욕망이 이성을 앞지르거나, 나태함이나 게으름 때문에 이성을 거들떠보지 않도록 해서는 안된다. 사람은 마음이 평온해야 하며, 그렇기에 모든 정신의 혼란에서 벗어나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여기서 모든 확고함과 온건함의 광채가 빛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욕망이 너무 강해 원하든 피하든 간에, 고삐 풀린 말처럼 끝없이 날뛰거나, 이성의 힘으로 충분히 통제되지 않는 그런 사람들은 틀림없이 한계와 정도를 넘어선 것이기 때문이다.



6.


각자는 자신이 지니고 있는 고유의 특성이 무엇인지 꿰뚫어보고 이를 잘 조절해야지, 공연히 다른 사람의 특성이 자신에게 얼마나 데코롬한지 시험해 보려고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왜냐하면 각자에게 가장 고유한 것이 각자에게 가장 데코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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