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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반향초 Jan 18. 2022

필사 노트 12-법정스님의 '오두막 편지2'


날씨가 워낙 추운탓도 있고 이틀 연속 필라테스를 다녀와서 그런지 온 몸이 녹초상태이다. 씻고 누워서 음악을 듣다가 문장들을 정리 못한게 기억이 났다. 오늘은 올리지 말아야지 하다가 혼자 마음이 불편해 기어코 피곤한 몸을 일으켜 노트북을 켜고 앉아있다. 나름 힐링을 하려고 시작한 글귀 정리인데, 과연 나는 왜 또 이러고 있는 걸까 하는 생각에 현타(?)가 잠시 왔다.

그래도 스스로의 다짐도 지키고, 무엇보다  누군가 내가 좋아하는 문장들을 통해 일상 속에서 소소한 위로를 얻었 으면 좋겠는 바램이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세상에는 참 좋은 글들이 많다. 나도 언젠가는 나만의 언어로 아름다운 글을 쓰고 싶다.

 


아래는 법정스님의 '오두막 편지'중 내가 좋아하는 내용의 문장들이다.



1. 난롯가에서 몇 권의 책을 읽었는데, 그 중에서 헨렌 니어링의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를 감명 깊게 읽었다. 헬렌은 스코트 니어링을 만나 55년의 세월을 함께 지내면서 덜 갖고도 더 많이 존재하는 아름다운 삶을 살았다. 그들 두 사람 다 지금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니지만 그 자취는, 남아 있는 우리에게 빛을 전하고 있다.


백 살을 살면서 세상을 좋게 만들고 지극히 자연스런 죽음을 품위있게 맞이한 스코트 니어링, 그리고 그를 만나 새롭게 꽃 피어난 헬렌은 그들의 건강과 장수를 위한 생활태도를 이렇게 말한다.


적극성, 밝은 쪽으로 생각하기, 깨끗한 양심, 바깥 일과 깊은 호흡, 금연, 커피와 술과 마약을 멀리함, 간소한 식사, 채식주의, 설탕과 소금을 멀리함, 저칼로리와 저지방, 되도록 가공하지 않은 음식물. 이것들은 삶에 활력을 주고 수명을 연장시킬 것이라고 하면서, 약과 의사와 병원을 멀리하라고 충고한다.



2. 두 사람은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를 줄이는 묘법으로 다음과 같은 것을 제시한다.


어떤 일이 일어나도 당신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라.

마음의 평정을 잃지 말라.

당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으라.

집, 식사, 옷차림을 간소하게 하고 번잡스러움을 피하라.

날마다 자연과 만나고 발 밑에 땅을 느끼라.

농장일이나 산책, 힘든 일을 하면서 몸을 움직이라.

근심걱정을 떨치고 그날 그날을 살라.

날마다 다른 사람과 무엇인가를 나누라.

혼자인 경우는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고 무엇인가 주고, 어떤 식으로든 누군가를 도와라.

삶과 세계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라. 할 수 있는 한 생활에서 유머를 찾으라.

모든 것 속에 들어 있는 하나의 생명을 관찰하라.

그리고 우주의 삼라만상에 애정을 가지라.




3. 정신없이 바쁘게 쫓기면서 살아야 하는 일상 속에서, 때로는 큰 마음먹고 여가를 내어 자연의 빛과 소리에 접할 수 있다면, 그 빛과 소리 안에서 많은 위로와 깨우침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4. 우리는 말하기 전에 주의 깊게 생각하는 습관부터 길러야 한다. 말하는 것보다는 귀 기울여 듣는데 익숙해야 한다. 말의 충동에 놀아나지 않고 안으로 곰곰이 돌이켜 생각하면, 그 안에 지혜와 평안이 있음을 그때마다 알아차리게 될 것이다.



5. 인간의 이상은 더 말할 것도 없이 안팎으로 행복하게 사는데 있다.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인지 그 가치 척도에 따라 그 형태는 달라진다.적게 가지고도 즐겁게 살기도 하고, 많이 가지고 있으면서도 행복하지 못하게 사는 사람들이 우리 이웃에는 얼마든지 있다. 아니 이웃으로 눈을 돌릴게 아니라 바로 지금 내 자신의 삶은 어떤지 되돌아볼 일이다. 인간의 행복은 물질적인 생산과 소비의 많고 적음에 있지 않다는 사실만은 확실하다. 사람과 사람 사이, 인간과 자연사이의 친숙하고 조화로운 관계에 의해서 행복은 보증된다.



6. 어떠한 시련과 고통일지라도 그것에 의미를 부여한다면, 그 시련과 고통을 능히 이겨낼 수 있는 지혜와 용기가 솟아난다. 그러나 그 시련과 고통 앞에 좌절하고 만다면 내일이 없다.


고통과 위기를 통해서 우리 내부에 잠재된 창의력과 의지력이 계발되어 개인이나 사회는 새롭게 성장하고 발전하게 된다. 이것이 우리 인류가 지나온 자취이다.



7. 불교의 한 경전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 과거를 따르지 말라. 미래를 바라지 말라. 한번 지나가 버린 것은 미리 버려진 것, 그리고 미래는 아직 도달되지 않았다. 다만 오늘 해야 할 일에 부지런히 힘쓰라. 그 누가 내일 죽음이 닥칠지 알 것인가.



 

8. 사랑이 맹목적일 때, 즉 사랑이 한 존재의 전체를 보지 못하는 동안에는 관계의 근원에 도달하지 못한 것이다.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알 수 없다는 옛말은, 세월의 여과 과정을 거치면 관계의 실상이 이내 드러나게 된다는 소리다. 인간관계의 뿌리를 이루고 있는 예절과 신의는 어느 한때만 가지고는 헤아릴 수 없다. 시간이 지나가면 그 사람의 본바탕이 드러나게 마련이다. 아무리 그럴듯하게 생긴 상대일지라도 속에 든 것이 바닥나 버리거나 신의가 없으면 번데기처럼 시시한 대상이 되고만다. 그러나 지극히 평범한 상대일지라도 어느날 문득 자신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고 있는 일에 대해서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게 되면 그가 새롭게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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