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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반향초 Jan 19. 2022

필사 노트 13-마키아벨리의 '군주론'


어려운 다른 서양고전들에 비해 <군주론>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다. 종교와 윤리를 중시하던 유럽사회에 큰 파장을 준 책으로 평가받았으며, 금서로 지정되었던 책인 만큼 인간의 숨기고 싶은 어두운 단면에 대해서 굉장히 솔직하게 이야기한 책이라 생각한다. 누구나 마키아벨리와 같은 생각을  할 수는 있지만 그 생각을 세상에 드러내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이기에, 자신의 생각을 과감하게 세상에 보여준 마키아벨리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마키아벨리는 강대국의 침략에 시달리고, 여러 나라로 분열되어 서로 싸우던 이탈리아에 강력한 지도자가 등장하여 난세를 극복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군주론을 저술하였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군주론의 문장들은 과감하고 직설적이다.



아래 문장들은  '군주론'의 문장들이다. 그 중 첫 문장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내용의 문장이고, 마지막 문장은 발췌한 문장들 중 가장 살벌한(?) 내용의 문장이다.




1. 사람은 누군가가 자기를 일으켜 세워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넘어져서는 안 됩니다. 그러한 일이 일어나건 일어나지 않건 이러한 책략은 당신의 안전을 도모해주지 못합니다. 게다가 그러한 방어책은 당신의 능력 밖에 있는 것에 의존하기 때문에, 취약하고 비겁한 것입니다. 당신의 주도하에 있고 당신의 역량에 기초한 방어책만이 효과적이고 확실하며 영구적입니다.



2. 역사가들이 아카이아 동맹의 지도자였던 필로포이맨을 찬양했던 이유 중의 하나는 평화시에도 그가 항상 군무를 생각했다는 점입니다. 부하들과 같이 다니면서, 그는 군대가 처할 수 있는 모든 우발적인 상황을 그들에게 이야기하곤 했습니다. 그는 그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나서, 자신의 의견을 밝혔으며, 이유를 제시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뒷받침 했습니다. 이처럼 지속적인 관찰과 토론 덕분에, 그가 군대를 통솔하여 출전했을 때, 그가 대책을 강구 할 수 없었던 예상 밖의 사태는 결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3. 지적인 훈련을 위해서는 군주는 역사서를 읽어야 하는데, 특히 위인들의 행적을 조명하기 위해서 읽어야 합니다. 그들이 전쟁을 수행한 방법을 터득하며, 실패를 피하고 정복을 성취하기 위해서 그들의 승리와 패배의 원인을 고찰하고, 무엇보다도 우선 위대한 인물들을 모방해야 합니다. 과거의 위대한 인물들 역시 찬양과 영광의 대상이 될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는 그들의 선배들을 모방하려고 했습니다.



4. 인간은 거의 항상 선인들의 행적을 따르며, 모방을 통해서 행동하기 때문입니다.



5. 현명한 군주라면 평화시에도 결코 나태하지 않고, 그러한 활동을 통해서 부지런히 자신의 입지를 강화함으로써 역경에 처할 때를 대비합니다. 그 결과 운명이 변하더라도 그는 운명에 맞설 만반의 태세가 되어 있습니다.



6. 군주는 참소를 믿고 사람들에게 적대적인 행동을 취할 때에는 신중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우유부단해서도 안 됩니다. 군주는 적절하게 신중하고 자애롭게 행동해야 하며, 지나친 자신감으로 인해서 경솔하게 처신하거나 의심이 너무 많아 주위 사람들이 견디기 어려워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그런데 사랑을 느끼는 것과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것 중에서 어느 편이 더 나은가에 대해서는 논쟁이 있었습니다. 제 견해는 사랑도 느끼게 하고 동시에 두려움도 느끼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둘 다 얻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굳이 둘중에서 어느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면 저는 사랑을 느끼게 하는 것보다는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것이 훨씬 더 안전하다고 생각합니다.



7. 인간들이란 다정하게 대해주거나 아니면 아주 짓밟아 뭉개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인간이란 사소한 피해에 대해서는 보복하려고 들지만, 엄청난 피해에 대해서는 감히 복수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려면 그들의 복수를 두려워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아예 크게 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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